![]() ▲ 레바논 대통령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2025년 7월 31일(목) 베이루트 인근 야르제 국방부에서 열린 육군의 날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레바논 대통령 대변실 |
아운 대통령 취임 이후 ‘무기 독점’ 추진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줄곧 군과 치안기관의 무기 독점 원칙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헤즈볼라는 수십 년간 이를 거부해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 테러 조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주도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직후부터 국경을 넘어 거의 매일 이스라엘을 공격했으며, 2024년 11월 양측이 휴전에 합의하기 전까지 공격을 지속했다.
이 분쟁에서 헤즈볼라는 큰 피해를 입었지만 무장 해제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현재도 남부 레바논 5곳에 병력을 유지하며 휴전 위반이 감지될 경우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2006년 유엔 결의와 휴전의 한계
2024년 11월 휴전은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근거해 체결됐다. 해당 결의는 레바논 남부에서 무기는 레바논군과 유엔 평화유지군만 보유할 수 있으며, 모든 비국가 무장단체는 무장을 해제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이 결의는 수년간 이행되지 않았다.
휴전 합의에 따라 헤즈볼라는 리타니강 북쪽, 즉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북부로 전투원을 이동시켜야 했다. 다만 리타니강 북쪽에 있는 무기와 군사 시설 처리 문제는 모호하게 남았고, 합의문은 우선 남부 지역의 불법 시설부터 해체하도록 레바논 당국에 요구하는 수준에 그쳤다.
헤즈볼라는 합의가 리타니강 남쪽 지역에만 적용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레바논 전역에서의 무장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설전 이어가는 아운 대통령과 카셈 수장
아운 대통령은 31일 육군의 날 기념 연설에서 “무기는 군과 치안기관에만 독점적으로 있어야 한다”며 “다음 주 내각 회의를 열어 미국이 제시한 헤즈볼라 무장 해제안 수정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정안에는 남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요구가 포함될 예정이다.
아운 대통령은 헤즈볼라를 치켜세우며 “국가 건설 프로젝트를 위태롭게 할 만큼 경솔하지 않고, 전쟁을 이어가려는 적에게 구실을 줄 만큼 비천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하루 전 나임 카셈 헤즈볼라 수장이 “무장 해제는 곧 이스라엘에 굴복하는 것”이라며 거부 입장을 재확인한 직후 나왔다. 카셈 수장은 토머스 배럭 미국 특사가 “레바논보다 이스라엘의 안보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스라엘은 우리를 꺾지 못하며 레바논을 인질로 삼지도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 2025년 7월 30일 헤즈볼라는 무장해제하지 않고, 이스라엘에 항복하지 않겠다고 나임 카셈 헤즈볼라 수장이 연설하고 있다. 텔레그램 @아부 알리 익스프레스 |
미국의 압박과 FDD의 경고
미국은 레바논 정부가 공식적으로 무장 해제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배럭 특사를 베이루트에 파견하거나 이스라엘에 철수를 압박하는 외교적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배럭 특사는 “레바논 정부의 신뢰성은 원칙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헤즈볼라가 무장을 유지하는 한 말뿐인 약속은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은 레바논 정치권의 태도를 비판했다. 데이비드 다우드 FDD 선임연구원은 “레바논은 카셈 수장과 아운 대통령의 설전에 갇혀 있다”며 “카셈은 국제사회의 관심이 줄어들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벌고 있고, 아운은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지만 정부가 실제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헤즈볼라는 다시 전력을 재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흐마드 샤라위 FDD 연구원은 “미국은 레바논 정부가 미국 요구에 보이는 반응을 신중히 평가해야 한다”며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 공습을 최소화하면서 헤즈볼라와의 직접 충돌을 피하고 있다. 무장 해제 실행 대신 미국을 달래기 위한 수사만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말싸움 속 IDF의 실질적 행동
한편 레바논 내부가 설전에 머무는 사이, 이스라엘은 군사적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이날 “이스라엘군(IDF)이 레바논 동부 베카계곡의 헤즈볼라 정밀미사일 제조시설을 비롯한 주요 무기 생산 기지를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은 헤즈볼라 최대의 무기 생산 기지로, 지난 11월 휴전 이후에도 여러 차례 IDF의 공격 대상이 됐다.
이스라엘군은 또 남부 레바논과 베카계곡 일대에서 헤즈볼라의 ‘전략 무기’ 제조·저장 인프라를 겨냥한 공습을 실시했다고 확인했다. 표적에는 폭발물 제조 시설과 정밀유도미사일 제작·저장용 지하 시설이 포함됐다. IDF는 “헤즈볼라가 해당 시설 복구를 시도하고 있었으며, 이는 이스라엘-레바논 간 합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