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전의 야히야 신와르 하마스 수장(왼쪽)과 알리 하메이니 이란 최고지도자(오른쪽)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
하마스가 2019년부터 이스라엘을 단번에 괴멸시킬 ‘빅 프로젝트’를 기획했으며, 동맹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채 2023년 10월 7일 기습을 강행했다는 사실이 노획된 하마스 내부 문서 분석을 통해 드러났다.
히브리대학교 다니엘 소벨만 연구원의 문건 분석에 따르면, 하마스는 2019년경 이미 이스라엘이 오히려 억제된 상태라는 역발상 전략 판단에 도달해 있었다. 이스마일 하니예 전 하마스 정치국장은 “저항 세력이 이스라엘의 레드라인 위반을 억제할 수 있다”고 내부적으로 밝힌 바 있다.
전환점은 2021년에 찾아왔다. 그해 1월 하마스 군사지도부 극비 문건은 예루살렘을 교전 규칙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5월 하마스는 성전산 긴장을 빌미로 12일간의 분쟁을 일으켰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5년 완전 평온’ 달성이라는 낙관적 평가를 내렸으나, 하마스는 정반대로 이 전투를 ‘팔레스타인 완전 해방’을 위한 성공적인 예행연습으로 판단했다. 하마스는 이 전투에서 이란·헤즈볼라와 첫 합동 작전 상황실을 운영하며 공조 가능성을 확인했다.
야히야 신와르 하마스 전 군사 수장은 자금 지원을 위해 2021년 6월 이란에 월 2000만 달러와 전투원 1만2000명 훈련을 긴급 요청했다. 2022년 봄, 하마스 지도부는 이 계획에 ‘빅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신와르는 2022년 6월 하니예에게 보낸 5쪽짜리 서한 ‘전선 통합과 기회 장악 결정’에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1안(내세의 약속): 하마스·헤즈볼라·이란이 총력을 다해 이스라엘을 즉각 붕괴시키는 전면 기습 △2안(중간 수준 전투): 헤즈볼라는 역량의 4분의 1만 투입하고 이스라엘 사기를 꺾어 대규모 이주를 유도하는 방안 △3안(필요의 시나리오): 헤즈볼라의 불참을 전제로 하마스 단독 작전을 감행하되 아랍계 이스라엘인 봉기로 내부를 붕괴시키는 방안이었다.
하니예는 베이루트 방문 후 전보에서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사무총장이 1안에 “명확하고 단호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팔레스타인 담당 사이드 이자디는 역량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신와르는 이란의 소극적 태도를 일찌감치 예견하고 있었다. 그는 저항의 축이 가자보다 이란 핵 프로그램 보호를 우선시한다고 분석했으며, 2023년 6월 테헤란을 방문한 자리에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로부터 즉각적인 결전 대신 서안지구 압박에 집중하라는 거부 의사를 직접 들었다.
그럼에도 신와르는 첫 총성이 울리면 동맹이 결국 끌려 들어올 것이라는 도박을 감행했다. 그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서안지구와 아랍계 이스라엘인의 동시 봉기를 절대적 조건으로 상정했다. 이를 위해 테러리스트들에게 신체 카메라를 착용시키고 잔혹 행위를 생중계하도록 했다. 시나와르는 충격적인 영상이 즉각적인 봉기를 촉발하고 이스라엘 사회를 공포로 마비시킬 것이라고 계산했다.
하마스는 원래 2023년 4월 유월절에 맞춰 기습을 계획했으나, IDF가 희미한 첩보 신호를 포착해 경계 수위를 높이면서 연기됐다. 이후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오경보라고 판단하고 경계를 늦춘 사이 10월 7일이 실행됐다.
그러나 실제 기습 당일 베이루트와 테헤란 지도부는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고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분석했다. 하마스 군사 수뇌부는 나스랄라와 이란 혁명수비대에 “즉각 참전하라”는 긴급 전보를 연달아 보냈으나 응답을 얻지 못했다. 나스랄라는 이후 첫 공개 연설에서 ‘결정적 일격’으로 이스라엘을 패배시킬 역량이 아직 없으며 저항 운동은 “성과 축적”을 통해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즈볼라 고위 인사는 비공개 석상에서 하마스의 작전을 두 단어로 압축했다. “재앙적 성공.”
소벨만 연구원은 신와르가 이란의 망설임을 정확히 예측하고 동맹을 끌어들이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치밀한 전략가였으나, 결국 이스라엘이 거미줄처럼 약하지 않았으며 저항의 축도 이스라엘을 완전히 궤멸시킬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