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년의 애니메이션, 이스라엘 영화제에서 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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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한주씨가 2025년 1월에 열린 ‘페스티벌 오브 예루살렘’ 영화제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12분 애니메이션으로 이스라엘 영화제 대상 수상

이스라엘에서 한국인 고등학생이 영화제 대상을 거머쥐었다. 올해 1월 ‘페스티벌 오브 예루살렘’에서 12분짜리 애니메이션 <나아가야 하늘이라>로 대상을 차지한 주인공은 육한주 씨다. 작품은 각 장면마다 상징과 메시지를 담아내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으며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나아가야 하늘이라>

이 애니메이션은 시나리오 구상부터 제작까지 약 3년에 걸쳐 완성됐다. 그는 약 2천 장의 그림을 직접 그리고, 수채화와 아크릴로 그린 20~30장의 배경을 디지털로 합성해 완성도를 높였다.

 

작품은 통제된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이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끝내 믿음을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설 때 비로소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육한주 씨는 한국어 더빙을 직접 맡아 자신의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한국 음악과 이스라엘 음악을 함께 사용해 두 문화의 조화와 울림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육 씨는 “지치고 힘들더라도,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뚫고 나아가야만 하늘이 열린다”는 생각을 작품 제목 ‘나아가야 하늘이라’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방황의 시간이 만든 예술가의 꿈

2014년, 아홉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스라엘에 온 그는 언어 장벽에 가로막혀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고, 결국 중학교까지 자퇴하며 홈스쿨링을 하기로 결정했다. 

 

당시에는 휴대폰도 없었기 때문에, 여가 시간마다 부모님이 애니메이션을 보여주었고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림을 따로 배운 적은 없지만, 그는 쉬지 않고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왔다. 이러한 꾸준한 작업이 이후 애니메이션 제작의 밑거름이 됐다.

 

간절함이 부른 ‘기적’

중학교 3학년 마지막 학기, 육한주 씨는 다시 학교에 복학했고 곧바로 예술고등학교 진학에 도전했다. 예루살렘에 위치한 유일한 예술고등학교인 ‘찰스 스미스 학교’는 춤, 미술, 음악,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전공을 아우르며, 전국적으로 예술 지망생들이 모이는 만큼 입학 경쟁이 치열하다.

 

그는 자기소개 영상과 에세이에서 간절한 열정을 드러냈다. 결국 합격 통지를 받으며 영화인의 길을 이어가게 됐다. 그는 “선생님들이 제 마음을 봐주신 것 같다. 정말 하고 싶다는 뜻이 전해진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 육한주씨가 졸업작품으로 만든 <나아가야 하늘이라>.  육한주씨는 약 2천 장의 그림을 직접 그리고, 수채화와 아크릴로 제작한 20~30장의 배경을 디지털로 합성해 완성했다.

 

영화와 애니메이션 모두 완성한 졸업작

육한주 씨는 보통 한 편만 제출하는 졸업작품을 영화와 애니메이션 두 편 모두 완성해 출품했다. 그의 영화 졸업작품 <선들 사이>는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문화적 갈등을 다룬 액션 코미디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특히 주목받은 것은 앞에서 언급한 예루살렘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나아가야 하늘이라>이다.

 

육 씨는 “12분짜리 졸업 애니메이션은 제가 처음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2~4분 정도 작품을 만든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선과 명료한 작품 철학

육한주 씨는 머릿속에 수많은 시나리오를 쌓아가며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핸드폰과 컴퓨터에 메모하는 습관을 들였다”며, 10~15년 안에 애니메이션 장편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준비 중인 새 작품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아이들의 우정을 그린다. “광야에서 자라 어른들의 세계를 모르는 아이들이 친구가 되지만, 전쟁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헤어지게 된다”는 줄거리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오랜 분쟁과 최근까지 이어진 전쟁 속에서도 겉으로 드러난 충돌이 아닌 그 이면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관객에게는 “세상이 증오를 강요해도 우리는 반드시 그 길을 따를 필요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의 작품 철학은 분명하다. “가볍게 보는 이도 즐길 수 있고, 깊이 생각하는 이도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에서 첫발을 뗀 육한주 씨는 지금은 미국에서 공부를 이어가며 세계 무대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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