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란 외무장관인 압바스 아락치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놓고 내부적으로 엇갈린 메시지를 내고 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해협이 상선에 완전히 개방됐다고 밝혔지만, 이란 의회의장과 혁명수비대(IRGC) 연계 매체는 이를 공개 반박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18일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선박에 전면 개방됐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이란은 휴전과 미국과의 협상, 이스라엘·레바논 휴전 국면 속에서 지난주 후반 일부 선박의 해협 통과를 허용한 것으로 보였지만, 18일 현재도 이런 조치가 유지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일부 선박은 16일과 17일 해협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아락치 장관은 엑스(X)에 올린 글에서 레바논 휴전에 맞춰 남은 휴전 기간 동안 모든 상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완전히 개방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란 항만해사기구가 공지한 조정 항로를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사에 따르면 BBC는 17일 이 발언이 중동 전쟁 종식 기대를 키우고 국제 유가를 끌어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 내부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은 미국의 대이란 봉쇄가 계속되면 “호르무즈 해협은 열려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런 사안은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실제 조치로 결정된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혁명수비대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타스님 뉴스도 아락치 장관의 게시물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타스님은 17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아락치 장관의 게시물이 해협 재개방 조건과 통항 방식, 통제 절차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혼선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또 선박 통과는 이란 무장세력의 완전한 감독 아래 이뤄져야 하며, 미국의 해상 봉쇄가 계속되면 통항 조치는 무효가 된다고 밝혔다.
타스님은 외무부의 소통 방식도 비판했다. 외무부가 이런 방식의 대외 메시지를 재검토해야 하며,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국이 공지를 더 일원화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락치 장관의 메시지가 충분한 조율 없이 나갔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이란의 이런 혼선은 미국과의 협상과도 맞물려 있다. 이란은 레바논 휴전을 원했지만, 동시에 미국이 이란에 대한 봉쇄를 계속 유지하는 데 반발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진행 중인 미·이란 협상 내용을 두고도 이란 내부에서 논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정상화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기사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매체 알아인은 18일 이란이 엄격한 항행 제한을 다시 부과하며 사실상 해협을 재차 닫았다고 보도했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해협 봉쇄로 하루 1000만 배럴이 넘는 공급 차질과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 공급의 20% 감소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영국의 이베트 쿠퍼 외무장관도 휴전 이후에도 해협 통항이 정상 상태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밝혔고, 미 중부사령부 수장 역시 “아직 정상적인 해상 운송은 회복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이 기사는 전했다.
결국 이번 사안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둘러싼 이란 내부 이견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사례로 볼 수 있다. 외무장관이 개방을 선언했지만 의회의장과 혁명수비대 측이 이를 반박하면서, 해협의 실제 운영 방침과 이란의 대외 메시지 모두 혼선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