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공격 보류…합의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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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에 함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미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재개방하고 핵 위협을 종식시키는 합의의 틀이 마련됐다는 확답을 받았다며 예정됐던 대이란 공격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도 이 결정에 동참한다고 적었으나, 이스라엘 정부는 이와 관련해 즉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의 군사력을 동원해 이란 이슬람공화국을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적은 뒤, “그럼에도 이란과 다른 중동 국가들로부터 합의의 큰 틀이 마련됐으니 공격을 보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합의에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개방과 이란 핵 위협의 종식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 요청을 받아들여 신속하게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공격을 취소하기로 했다”며 “이는 세계의 미래 이익과 이란의 성공적이고 번영하는 생존을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스라엘도 이 약속에 동참한다”며 “모두 합의 타결에 힘써 달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여러 차례 위협했다가, 중재자들로부터 외교적 타결이 임박했다는 확답을 받았다며 이를 철회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이란의 국영매체에 인용된 익명의 군 관계자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반박하며, 이란이 공격 중단을 요청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걸프 지역 지도자들을 압박하고 갈취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으며, 이란군이 최고 수준의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실제 교전이 벌어질 경우 결정적인 결과로 누가 진정한 힘을 가졌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튀르키예·파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 고위 관계자들과의 잇단 통화에서 미국의 “모험적 행동”에 대해 경고하며, 미군이 이란 표적에 대한 추가 공격을 실제로 감행할 경우 단호히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아락치 장관은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참모총장과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에게 “침략” 행위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계정에 전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후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에게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나 역내 국가들의 가담이 있을 경우 “비례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통보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1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이란 관련 미국의 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명확한 설명을 요청했다고 한 미국 관리가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도 로이터 등 언론에 사우디 왕세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사실을 확인했으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란 최고안보기구와 연계된 매체 누르뉴스는 미국이 이란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유전, 카타르와 이스라엘의 가스전을 겨냥한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이라며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는 이날 이란 정부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하마스·헤즈볼라와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 등 대리 세력을 동원해 역내 공격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는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란 파르스통신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리바이어던·타마르 가스전이 이란의 보복 대상 후보로 거론됐으며, 사우디·아랍에미리트·카타르·쿠웨이트·바레인의 유전과 정유시설도 표적 목록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채널12는 이스라엘군이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확전 공세에 처음부터 가담하지 않더라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이스라엘 당국이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사위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미국 협상단이 이란과 여전히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란은 약속을 너무 자주 어긴다”며 이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하고, 이란을 “타격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 공습으로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유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다는 목표가 단기적 유가 상승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해왔으나, 경제적 타격이 전쟁을 끝내라는 정치적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준유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7월 한 달간 24% 급등했으며, 로이터 설문에 참여한 분석가들은 올해 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주요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의 공격 위험으로 대부분의 선박 운항이 끊긴 상태이며, 이는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 쿠웨이트 북부의 한 정부 시설과 부비얀섬의 한 회사 소유 민간 시설이 지난달 31일 공격을 받아 파편으로 인한 물적 피해가 발생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쿠웨이트군이 밝혔다.

이란의 예멘 내 동맹 세력인 후티 반군도 최근 수에즈운하 반대편 홍해 어귀에 있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위협하기 시작해 에너지 업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 해협 역시 사우디산 원유의 주요 수출 통로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지난달 31일 오만 인근에서 발생한 두 건의 해상 사건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한 유조선은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엔진실을 피격당했으며, 다른 유조선의 선장은 선박 인근에서 큰 물기둥과 폭발을 목격했다고 신고했으나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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