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19일 새벽 공습경보가 울린 직후 폭발음 2차례가 들렸다고 프랑스 AFP통신이 보도했다. 사우디 당국이 지난 7월 예멘 내전이 재개된 이후 리야드에 공습경보를 발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 당국이 오전 3시 직전 리야드 주민들에게 보낸 경보 메시지는 “해당 지역이 적대적 공중 위협에 놓여 있다”며 실내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경보는 발령 약 30분 뒤 사우디 민방위청이 해제했다.
사우디 당국은 아직 이번 위협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았고, 위협이 어디서 왔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당국은 밤사이 여러 지역 주민에게 같은 경보를 보냈다.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무장세력 후티 반군은 지난 7월 내전이 재개된 뒤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과 싸우고 있다. 후티는 당시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고 홍해에서 사우디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AFP통신은 분쟁이 사우디 수도까지 번진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7개월 가까이 이어지며 이미 흔들린 세계 경제가 더 불안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예멘 내전은 2014년 후티가 수도 사나를 장악하며 시작됐고, 이듬해 3월 사우디 주도의 군사 개입이 이어졌다. 2022년 양측이 맺은 휴전은 지난 7월 무너졌다. 후티가 사우디의 예멘 영공 통제를 무시하고 이란 항공기의 예멘 착륙을 허용한 것이 발단이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16일 후티가 이슬람 성지 메카를 공격했다며 이를 “비겁한 테러 공격”이라고 규탄했다. 메카는 매년 수백만 명의 수니파·시아파 순례객이 찾는 도시다. 후티는 사우디의 주장을 “낡은 거짓말”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후티는 이번 달 홍해 연안 전역을 장악하는 전격 공세를 벌여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제권을 확보했다. 국제 해상 물류의 요충지인 이 해협은 홍해 남단에 있다. 후티는 이 공세 이후 사우디가 보복 공습을 매일 수십 차례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후티는 지난 24시간에만 사우디가 자신들의 통제 지역에 26차례 공습을 했고, 최근 일주일간 공습이 300차례에 달한다고 밝혔다.
후티의 연안 장악은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이란이 2월 말 중동 전쟁이 시작된 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국제 해상 무역이 이미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후티는 사우디 선박을 제외하면 항로에 위협이 없다고 주장한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이다.
해상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 자료에 따르면 사우디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경유 수출은 7월 이후 줄었다. 다만 최근 일주일간 화물을 실은 선박 5척이 이 해협을 통과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지난주 미국이 사우디의 후티 공습 요청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은 17일 사우디에 F-35 전투기 48대를 판매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규모는 243억달러다. 미국 국무부는 사우디가 현재와 미래의 위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판매라고 밝혔다.
유엔(UN)은 18일 교전 재개로 예멘 주민 11만2000명 넘게 집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약 3000명은 바다를 건너 지부티로 피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