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의회, 토라 공부 기본법 첫 관문 통과

Share

예쉬바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가 1일 토라(유대 율법) 학습을 기본법에 명문화하는 법안을 1차 독회에서 찬성 63표 대 반대 53표로 통과시켰다고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본회의장을 직접 찾아 찬성표를 던졌다.

이번 법안은 초정통파(하레디) 유대인 정당들이 주도해 발의했다. 법안은 토라 학습을 이스라엘의 “유대 민족 유산과 국가의 근본 가치”로 명시하고, 이를 “국가의 다른 근본 가치와의 균형을 위해 이스라엘 국가의 근본 가치로 인정한다”고 규정한다.

비판론자들은 이 법안이 실질적으로 징병 기피를 조장하고, 병역을 이행하지 않는 예시바(유대 율법 학교) 학생들이 국가 지원금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지위를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군(IDF)이 2년 넘게 이어진 전쟁으로 심각한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법안이라 논란이 더욱 크다.

법안은 통합토라유대당 소속 모셰 가프니 의원이 다른 하레디 의원들과 공동 발의했으며, 이미 지난달 예비 독회에서 정부의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이번 1차 독회 통과 이후 법안은 크네세트 하원운영위원회로 넘겨져 토론을 거치며, 최종 법제화를 위해서는 2차·3차 독회를 추가로 통과해야 한다.

법안 통과는 하레디 정당들이 연립 의결을 보이콧하고 입법 일정을 방해하겠다고 위협한 지 수 주 만에 이뤄졌다. 하레디 정당 지도부는 지난주 네타냐후 총리와 면담한 뒤 “총리가 법안 승인을 약속하고 신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이 법안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이번 주 크네세트 하원운영위원회는 3일간 마라톤 심의를 진행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연립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여당 리쿠드 소속 단 일루즈 의원과 율리 에델슈타인 의원, 연립 소속 샤렌 하스켈 외무부 차관(국민희망-우파통합), 모셰 솔로몬 의원(종교시온주의당)이 공개적으로 법안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반대표를 던졌다. 가프니 의원은 표결 전 본회의장에서 “유태인이든 비유대인이든, 정치를 떠나서 이 법에 반대할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이 법은 국가 건립 당시에 만들어졌어야 했다”고 말했다.

법안 추진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도 나왔다. 아비탈 솜폴린스키 법무부 차관은 1일 크네세트 하원운영위원회에서 법안의 목적이 불분명하고 이스라엘 사회에서 하레디 공동체의 위치를 제대로 균형 있게 반영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정부 감시 단체 ‘품질정부운동’은 1차 독회 통과 직후 성명을 내고 법안이 계속 진행되면 대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네타냐후 총리가 초정통파 정당들의 지지를 입법으로 매수했으며, 그 대가가 징병 기피를 사실상 헌법에 새기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또 “법무부 스스로도 법안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했지만, 그 의도는 분명하다”며 “병역을 헌법적으로 면제하는 방패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권도 강하게 반발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투게더당 대표는 “차기 정부 출범 즉시 기본법: 토라 학습 법안을 폐기할 것”이라며 “법은 사라지겠지만 이를 지지한 불운한 의원들에게 붙은 오명은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트 전 총리는 “이스라엘군은 병사 2만 명이 절실한 상황인데, 오늘 네타냐후-데리-스모트리히 연립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안보보다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밝혔다”고 비판했다.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당 대표도 “징병 기피를 기본법화하려는 시도는 국가의 근간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이라며 “복무 부담이 전례 없이 무거워진 지금, 연립은 징병 기피 우회로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4월 국가가 징병 기피자의 핵심 재정 지원을 박탈하고 병역 기피 하레디 남성에 대한 형사 처벌을 추진하는 실질적 조치를 취하도록 명령한 바 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3월 인력 부족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이스라엘군이 조만간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법안은 오는 10월 27일 이전에 치러질 예정인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연립이 막바지 입법 처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추진되고 있다.

많이 본 뉴스

Local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