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마스가 6일 가자지구를 통치해온 비상위원회의 해산을 공식 발표하며 기술관료 기구인 가자행정국가위원회(NCAG)로의 행정권 이전 준비를 마쳤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관리는 이번 조치를 실질적 의미가 없는 “꼼수”라고 일축했으며, 평화이사회도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마스 정부는 이날 발표에서 모든 공무원이 업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며, 그들을 “가자행정국가위원회의 책임 아래 일할 준비가 된 공무원”으로 규정했다. 하마스는 또 행정권 이전을 위한 모든 행정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스마일 알-타와브타 하마스 정부 미디어실장은 AFP에 “정부 비상위원회 위원장 모하마드 알-파라가 공식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가자행정국가위원회는 팔레스타인 기술관료 알리 샤아트가 이끄는 기구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0월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을 중재하며 설립한 평화이사회가 창설했다. 이번 조치는 하마스가 무장 해제 의무는 이행하지 않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가자 20개 항 계획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동시에 이번 조치는 2007년 하마스가 경쟁 세력인 파타(Fatah)로부터 무력으로 가자지구를 장악한 이후 처음으로 통치 구조를 변경하는 상징적인 정치적 전환을 의미한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평화이사회는 6일 소셜미디어 엑스(X) 성명에서 “오늘 가자지구 비상위원회 해산과 관련한 발표를 주목한다”며 “궁극적으로 우리의 평가는 가자 주민들의 핵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약속이 아닌 행동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이사회는 이어 가자행정국가위원회가 완전한 통치 권한을 갖고 독립적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행 메커니즘 구체화를 기대한다고 했으나, 이를 위해서는 “포괄적 가자 평화 계획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803에 규정된 대로 모든 무기가 가자행정국가위원회의 통제 아래 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관리는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Kan)에 이번 조치가 “아무 의미도 없는 꼼수”라고 일축했다. 이 관리는 “하마스는 중재자들이 자신들을 합의 위반자로 선언할까봐 두려워하고 있으며, 그래서 시간을 끌면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안에 정통한 팔레스타인 측 소식통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하마스의 이번 조치는 기존 통치 구조를 임시 행정 체계로 전환하는 동시에 평화이사회와 이스라엘에 가자행정국가위원회의 가자지구 입성을 허용하라는 압박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외교관들의 시각도 복잡하다. 이집트·카타르·튀르키예 등 중동 중재국 외교관들은 지난달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하마스가 무장 해제 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켜왔다고 밝힌 바 있다. 동시에 이들은 이스라엘이 2025년 10월 가자 휴전 1단계 조건을 이행하지 않는 것도 협상의 주요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스라엘군(IDF)은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 통제 구역을 지속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가자지구의 최소 60%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휴전 1일차 철수 이후 통제하던 53% 수준에서 확대된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이스라엘군에 추가 영토를 재장악해 전체 가자지구의 70%까지 통제권을 확대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6일 지난 주말 가자지구 북부에서 하마스 동부 자발리아 대대 소속 누크바 부대 대원 후다이파 후사인 압둘라 알-하와즈르가 터널 재건을 시도하다가 공습으로 사망했으며, 함께 있던 대원 4명도 공습에 맞았지만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자행정국가위원회는 이스라엘의 반대로 수개월째 가자지구 진입이 막혀 외부에 대기 중인 상태다. 하마스는 자신들의 무장 해제를 고려하기에 앞서 팔레스타인 행정 기구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무장 단체들이 무장 해제했다는 최종 검증이 이뤄진 뒤에야 완전 철수할 수 있다. 가자지구 전후 통치 문제는 2단계 이행 협상의 최대 난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