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튀르키예, 시리아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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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시리아, 요르단 국경이 맞닿는 산지 모습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이스라엘 정부는 19일 시리아가 알레포 인근 공군기지에 튀르키예군을 주둔시키려 하면서 양국이 합의한 ‘현상 유지’ 원칙을 위반할 뻔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시리아는 안보 문제에 관해 현상 유지에 합의했으나, 시리아가 튀르키예군의 알레포 인근 기지 배치를 허용하면서 이를 위반할 뻔했다”고 지적했다. 총리실은 이어 이런 배치가 이스라엘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시리아 측에 반복적으로 경고했으나 시리아가 이를 무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은 최근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아부 알두후르 공군기지를 공습한 이후 나왔다. 이 공습은 조 바이든 정부 때부터 이어진 이스라엘의 대(對)시리아 공습 정책의 연장선으로, 미국은 즉각 우려를 표명했다. 톰 배럭 튀르키예 주재 미국 대사 겸 시리아·이라크 특사는 18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확인된 이스라엘의 아부 알두후르 공군기지 공습은 지역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불필요한 확전”이라고 지적했다. 배럭 특사는 이어 “알샤라 정부는 포식자적 태도를 취하지도, 대리 세력을 유지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이스라엘과의 긴장 완화를 선호한다는 뜻을 반복해서 내비쳤다”며 “미국은 그동안 그래왔듯 앞으로도 양국이 군사적 충돌 대신 외교적 대화를 택하도록 논의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20일 시리아 접경 안보구역을 방문해 “우리는 시리아 전선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파악하고 변화를 주시하고 있으며, 적대 세력이 우리 국경에 자리 잡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테러 위협의 발전을 막는 동시에 국경에 중대한 군사적 위협이 형성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며 “우리는 여전히 다중 전선 전쟁 중이며 어느 전선에서든 확전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항상 대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내에서 이런 긴장이 불거진 배경에는 시리아 신정부와 튀르키예의 밀착 관계가 있다. 2024년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뒤 아흐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이 집권했고, 튀르키예는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과 함께 신정부를 적극 지원해왔다. 이스라엘 일각에서는 알샤라 정부를 ‘이슬람주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들이 무슬림형제단에 뿌리를 둔 튀르키예 집권 정의개발당(AKP)과 연계돼 있다고 본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 내에서는 기존 이란 주도 축(이란·헤즈볼라·하마스 등 반이스라엘 세력 연대)을 대체할 ‘수니파 무슬림형제단 축’ 위협론이 확산하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아사드 정권 붕괴 전부터 이란의 시리아 내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이른바 ‘전쟁 사이의 작전(Campaign Between the Wars)’이라는 이름으로 수천 차례 공습을 감행해왔다. 그러나 이 공습들은 헤즈볼라로 향하는 이란의 무기 밀수를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했고, 위협을 일부 줄이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신정부와의 관계 개선 대신 공습을 이어가는 한편, 국경을 따라 완충지대를 확대해왔다. 2025년에는 이스라엘이 시리아 남부 소수민족 드루즈족 보호를 명분으로 개입에 나서면서 일부 드루즈 지도자들 사이에서 수웨이다 지역의 독립 국가 수립 구상까지 나왔고, 이는 다마스쿠스와 요르단 등의 강한 반발을 샀다.

한편 튀르키예는 이번 갈등이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튀르키예 친정부 매체 데일리사바는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의 최근 발언을 두고 “튀르키예가 이스라엘에 그동안 보낸 경고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피단 장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합의를 훼손하려 할 경우 튀르키예·카타르·이집트가 “강경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튀르키예 언론들은 이번 이스라엘 공습이 자국 총선을 앞둔 정치적 계산과 맞물려 있다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이스라엘과 튀르키예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0년 튀르키예 활동가들이 가자지구 진입을 시도하다 이스라엘군과 충돌한 ‘마비 마르마라호’ 사건, 2009년 가자 전쟁 등을 거치며 양국 관계는 오랫동안 냉각돼 있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그간 반이스라엘 발언을 이어왔고, 튀르키예는 하마스 지도부를 자국에 받아들이기도 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양측 모두 즉각적인 무력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튀르키예는 아직 이스라엘과의 정면 대립을 피하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시리아 신정부 역시 이스라엘과의 충돌을 원치 않는 실용주의 노선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내 주요 인사들 사이에서는 시리아, 나아가 튀르키예와의 전쟁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어, 미국이 중재에 나서더라도 긴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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