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데카르트 공식 홈페이지)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이 이스라엘 스타트업 데카르트를 최대 60억달러(원화 환산 약 8조원)에 인수하는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고 이스라엘 경제매체 글로브스가 18일 보도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딘 라이터스도르프, 모셰 샬레브 두 창업자를 포함해 최소 2명이 새로 억만장자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라이터스도르프와 그의 팀은 데카르트 지분 약 64%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장부상 약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 가치에 해당한다. 라이터스도르프의 동생 오리안 라이터스도르프가 지난해 최고과학책임자로 합류해 공동창업자 대열에 오른 만큼, 세 사람은 각각 10억~15억달러(약 1조3800억~2조700억원)를 손에 쥘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구글에 매각된 이스라엘 보안기업 와이즈의 창업자 아사프 라파포트, 이논 코스티카, 아미 루트왁, 로이 레즈닉이 각각 받은 약 20억달러보다는 적은 금액이다. 다만 와이즈 창업자들이 전액 현금으로 보상받은 것과 달리, 데카르트 창업자들은 전체 규모는 다소 작더라도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앞둔 앤스로픽의 주식을 받는 방안을 택했다.
라이터스도르프 팀은 앤스로픽보다 높은 70억~80억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엔비디아로부터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앤스로픽이 제시한 상한선 60억달러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중 현금은 수억달러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앤스로픽 주식으로 지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데카르트 주주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앤스로픽 주식을 보유하는 편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앤스로픽은 기업가치 2조달러 규모로 상장할 계획이며, 미국 경제매체 포천에 따르면 연간 매출은 올해 말까지 1000억~1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와이즈 거래 때와 마찬가지로 데카르트 투자자 대다수는 이스라엘인이 아니다. 예외적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자문역을 맡고 있는 마이클 아이젠버그의 알레프 펀드가 소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다수 지분은 벤치마크, 세쿼이아, 래디컬벤처스, 그리고 오렌 제브가 운용하는 미국계 펀드 제브벤처스 등 주요 미국 투자사들이 소유하고 있으며, 이들 투자자는 20억달러 이상을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에 따른 이스라엘 국세 수입 대부분이 세 창업자의 주식에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 창업자들이 현재 가치 기준 약 120억셰켈 상당의 주식을 행사한다고 가정하면, 최대 양도소득세율 30%와 최대 부가세율 5%를 적용해 약 42억셰켈의 세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미트폴락마탈론(APM) 법무법인 세무팀장인 라헬리 구즈라비 변호사(공인회계사)는 “창업자들이 비유동자산인 주식을 받더라도 이는 과세 대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소득세법상 구조 변경 관련 조항을 충족하고 주주들에게 요구되는 법적 요건과 승인이 이뤄지면, 과세 시점을 향후 주식을 실제로 행사하는 시점까지 미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 일부가 주식을 현금으로 매각하는 2차 거래 형태로 실현되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매각 시점에 세금이 부과된다”고 덧붙였다.
구즈라비 변호사는 매수자의 주식으로 받는 형태의 인수 대금 과세는 더 복잡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앤스로픽이 상장하고 주가가 오르면 국가는 결국 더 큰 이익에 대해 세금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향후 세수도 낮아질 수 있다”며 “이번 거래에서 관건은 창업자들이 장부상 얼마의 가치를 지녔는지가 아니라, 주식이 언제 유동화되고 어떤 가치로 실현되는지, 그리고 국가가 세금을 지금 얼마나 걷고 향후 얼마를 걷게 될지”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앤스로픽으로서는 이스라엘 내 첫 사업 활동이 된다. 앤스로픽은 그동안 아일랜드에 주재하는 이스라엘 출신 영업 인력을 통해서만 현지 시장에 접근해 왔다.
데카르트는 인수 후에도 앤스로픽의 연구개발(R&D) 거점으로 계속 운영될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 아마존의 자체 AI 반도체 등 다양한 종류의 칩에서 앤스로픽 모델을 더 효율적으로 구동하는 기술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데카르트는 이스라엘 89명, 미국 17명 등 총 106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이번 인수로 앤스로픽의 미국 밖 두 번째 연구개발 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앤스로픽은 현재 영국 런던에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200명 규모 직원이 근무할 1만5000㎡ 규모의 연구개발센터를 짓고 있다.
한편 앤스로픽과 함께 뉴욕증시 상장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오픈AI도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글로브스는 지난달 오픈AI가 미국과 유럽에서 아마존 클라우드 사업부인 AWS 출신 고위 영업 인력을 대거 영입해 신규 기업 고객 확보에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오픈AI 측근들은 이스라엘 내 사업 개설이나 현지 대표 채용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