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0월 총선을 앞둔 이스라엘 정치권에서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주요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그가 이끄는 신생 정당 야샤르가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면서, 아이젠코트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차기 정부 구성을 놓고 경쟁할 주요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이 커진 가운데, 중도와 중도우파 유권자층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1960년 티베리아에서 태어난 아이젠코트는 1978년 이스라엘군에 입대해 골라니 여단에서 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골라니 여단장과 북부사령관, 참모차장 등을 거쳐 2015년 제21대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에 취임했다. 2019년 퇴임할 때까지 40년 넘게 군에 몸담았다.
군복을 벗은 뒤에는 정치에 뛰어들었다. 2022년 베니 간츠가 이끄는 국가통합당에 합류해 크네세트 의원이 됐고,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에는 전시 비상정부에 참여해 전쟁내각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했다.
그러나 전쟁 수행 방식과 전략을 둘러싸고 네타냐후 총리와 입장 차이를 보였고, 2024년 6월 간츠와 함께 정부에서 물러났다. 이후 간츠와도 결별한 그는 독자적인 정치 세력을 구축하며 총리직에 도전하고 있다.
아이젠코트에게 10월 7일 이후의 전쟁은 정치적 사건에 그치지 않았다.
2023년 12월 그의 아들 갈 메이르 아이젠코트가 가자지구에서 예비군으로 복무하던 중 전사했고, 다음 날 조카 마오르 코헨 아이젠코트도 전투에서 숨졌다. 이듬해에는 또 다른 조카 요게브 파지도 전사했다.
전쟁 지도부의 일원이면서 동시에 전쟁에서 가족을 잃은 그의 개인사는 이스라엘 사회에 큰 인상을 남겼다. 지지자들은 오랜 안보 경험과 비교적 절제된 이미지, 그리고 자신과 가족 역시 전쟁의 희생에서 예외가 아니었다는 점을 그의 강점으로 평가한다.
현재 아이젠코트는 안보와 사회 통합, 국가기관에 대한 신뢰 회복 등을 주요 정치 메시지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자신을 특정 진영의 지도자가 아닌 ‘모든 이스라엘 국민의 총리’가 되겠다고 강조하며, 10월 7일 공격과 대응 실패를 규명하기 위한 국가조사위원회 설치, 전쟁 피해를 입은 남부와 북부 지역의 복구, 군인·예비군 및 전쟁 피해자 지원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그의 신생 정당 ‘야샤르’가 빠르게 상승한 배경에는 중도와 중도우파 유권자의 이동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아이젠코트의 지지율이 올라갈 때 나프탈리 베넷 진영의 의석 전망이 낮아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네타냐후를 교체하기를 원하면서도 안보 문제에서는 강한 지도자를 원하는 일부 유권자들이 아이젠코트를 새로운 대안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높은 군 경력이 정치적 성공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젠코트의 전임 참모총장이었던 베니 간츠 역시 한때 네타냐후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지만, 연립정부 참여와 이후의 정치적 선택을 거치며 지지 기반이 크게 약화됐다. 현재 그의 정당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의회 진입 봉쇄선 통과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이젠코트를 우려하는 시각도 이 지점을 지적한다. 군 조직을 이끄는 능력과 복잡한 연립정부를 운영하는 정치력은 서로 다르며, 경제와 교육, 종교와 국가의 관계 등 안보 이외의 분야에서 그의 지도력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현재의 높은 지지율이 아이젠코트 개인에 대한 확고한 지지인지,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새로운 선택지를 찾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인지도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에서는 제1당이 되는 것만으로 총리가 될 수 없다. 120석 가운데 과반인 61석을 확보할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1978년 골라니 여단의 한 병사로 시작해 이스라엘군 최고 지휘관에 오른 아이젠코트는 이제 군이 아닌 정치의 무대에서 새로운 시험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