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10월27일 총선…네타냐후 총리 거취 최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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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총선 당시 이스라엘 라마트간 하빌루임 학교 투표소에 마련된 투표용지 모습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이스라엘이 오는 10월 27일 총선을 치른다. 이번 선거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이후 처음 실시되는 선거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거취를 놓고 여야가 정면 충돌할 전망이다.

이번 선거를 관통하는 핵심 쟁점은 3년간 이어진 전쟁으로 심화한 이스라엘군(IDF)의 병력 부족 문제, 하레디(초정통파 유대교도)의 병역 면제를 둘러싼 논쟁적 입법, 그리고 10월 7일 공격 당시 정부의 대응 실패를 조사할 국정조사위원회 구성 요구다.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등 과거 선거의 단골 쟁점이었던 사안들은 안보 환경 변화로 뒷전으로 밀려났다.

19년간 이스라엘을 이끌어온 네타냐후 총리의 거취도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오페르 케니그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 정치개혁프로그램 연구위원은 이번 선거가 “이스라엘 민주주의가 나아갈 방향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쉬켈론 아카데믹 칼리지에서도 강의하는 케니그 연구위원은 퇴임을 앞둔 현 연정이 과거 네타냐후 정부들과 달리 극우 성향 정당들로만 구성된 ‘완전한 우파 연정’이었으며, 이로 인해 지난 4년간 이스라엘 사회에 뚜렷한 정책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케니그 연구위원은 “대다수 이스라엘 국민은 극단주의 세력을 뺀 광범위한 연립정부를 원한다. 하레디 정당과 아랍 정당도 빠진 형태로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레디 병역법과 국정조사위원회 구성, 생활물가 상승 등 국내 정책이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니그 연구위원은 선거 문턱(정당이 크네세트, 즉 이스라엘 국회에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득표율)에 걸쳐 있는 정당들 간 연대, 이른바 기존 우파 정당에 대한 대안을 표방하는 ‘제3의 블록’의 향방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아랍계 정당들이 통합 명단인 ‘조인트 리스트’를 다시 꾸릴 경우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연정 블록이 약화될 수 있지만, 동시에 야권의 연정 구성도 복잡해질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케니그 연구위원은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광범위한 거국내각’ 구성을 거론한 것을 두고 총리 본인이 “최선이 아닌 상황”에 놓여 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그가 이끄는 리쿠드당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니그 연구위원은 “[네타냐후 총리가] 여론조사에서 훨씬 나은 위치에 있었다면 이것이 리쿠드의 주요 선거 구호가 됐을 리 없다고 확신한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전략이 ‘승리’가 아닌 ‘패배하지 않기’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리쿠드가 원내 제1당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가 아니라, 네타냐후 총리 본인을 수반으로 하는 연정을 구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봤다. 케니그 연구위원은 야권 블록이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경우 네타냐후 총리가 차기 선거 전까지 과도정부 수반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크네세트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주요 정당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여권 블록과 야권, 그리고 우파 연정에 대한 대안을 표방하는 신생 ‘제3의 블록’으로 나뉜다.

집권 리쿠드당은 지난 25대 크네세트에서 32석을 차지했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22석 안팎으로 떨어졌다. 리쿠드는 크네세트 후보 명단을 당원 경선으로 선출하는 몇 안 되는 정당이지만, 이번에는 네타냐후 총리가 직접 지명한 후보 8명이 명단에 포함되면서 당내 갈등이 불거졌다. 리쿠드는 10월 7일 공격을 조사할 정치인 주도의 국정조사위원회 법안을 발의했는데, 네타냐후 총리가 사법부 주도의 조사에는 줄곧 반대 입장을 밝혀온 데 따른 것이다. 네타냐후 정부는 집권 초기 사법부와의 갈등 속에 사법개혁을 강행해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바 있으며, 이스라엘의 언론·방송 규제 체계를 개편하는 통신개혁법도 통과시켰다. 네타냐후 총리는 집권 기간 내내 이스라엘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형사재판을 받아왔다. 국내에서는 3건의 별도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전쟁범죄 혐의로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이끄는 오츠마 예후디트(유대인의 힘)당은 지난 크네세트에서 6석을 차지했으며 현재는 약 8석으로 지지율이 오른 상태다. 지난 선거에서는 종교시온주의당과 공동 명단으로 출마해 선거 문턱을 넘었다. 오츠마 예후디트가 당시 네타냐후 총리와 맺은 연정 합의 조건 중 하나가 테러범에 대한 사형제 도입 법안이었는데, 주로 팔레스타인인 테러 유죄 확정자를 겨냥한 이 법안은 지난 3월 실제로 통과됐다. 벤그비르 장관은 국가안보장관으로서 이스라엘 교정시설 개혁도 주도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의 수감 환경을 크게 악화시켰으며, 사형제와 가혹한 수감 환경 모두 억지 효과를 낸다고 주장해왔다. 벤그비르 장관이 예루살렘 성전산을 반복해 방문하며 현상유지 원칙을 깨겠다고 발언하는 등 국제적으로 논란이 된 언행을 이어가면서, 여러 유럽 국가는 그를 입국 금지 대상으로 지정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흐 재무장관이 이끄는 종교시온주의당은 지난 25대 크네세트에서 7석을 차지했으나 현재는 약 4석으로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 스모트리흐 장관은 유대인 정체성과 정착촌 확대, 서안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 확립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왔다. 지난 임기 동안 종교시온주의당이 맡은 이민흡수부에서는 오피르 소페르 장관이 신규 이민자에 대한 세금 감면과 해외 학위 인정 확대 정책을 도입했다. 시몬하 로트만 의원은 검찰총장의 정부에 대한 감독·견제 권한을 대폭 약화시키려는 시도를 주도하기도 했다. 스모트리흐 장관은 재임 중 서안지구 정착촌 100곳 이상을 신규 승인하며 정착촌 확대를 밀어붙였고, 이는 이스라엘 외교에 부담으로 작용해 그 역시 여러 유럽 국가로부터 입국 금지 대상으로 지정됐다.

하레디 정당은 두 곳이다. 아리에 데리 의원이 이끄는 세파르디계 샤스당과 이츠하크 골드크노프 의원이 이끄는 아슈케나지계 토라유대주의연합(UTJ)이다. 샤스는 지난 크네세트에서 11석을 차지했으나 현재는 약 7석으로, UTJ는 7석에서 약 9석으로 지지율이 변동했다. 토라유대주의연합은 하시딤 계열 아구다트 이스라엘을 이끄는 골드크노프 의원과, 비하시딤 리투아니아계 데겔하토라를 이끄는 모셰 가프니 의원의 정치 연합체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하레디 정당들을 핵심 연정 파트너로 삼아왔지만, 이스라엘군의 심각한 병력 부족 속에서도 하레디의 병역 문제에 대한 이들의 입장 때문에 비판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하레디 정당 지도부는 비판자들이 하레디의 군 복무 확대에 실질적 효과가 없다고 지적하는 법안들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하레디 정당들이 발의해 통과시킨 논쟁적 법안으로는 토라 학습을 기본법상 국가의 근본 가치로 명시하는 법안과, 병역 기피자에 대한 체포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법안이 있다.

야권은 10월 7일 공격 당시 정부의 실패를 조사할 국정조사위원회 구성을 공통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야권 정당들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당시 실패의 책임이 있는 만큼 그가 더 이상 집권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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