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기자들과 만나 이란을 겨냥해 “이 나라(이란)에 남은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과의 협상 가능성 자체는 열려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대화를 추진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갈등이 오는 11월 초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 이후 종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테헤란에 대한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 모사드는 지난 8~9일 워싱턴에서 열린 중동·미국 대화 콘퍼런스(MEAD)에서 관련 평가를 내놨다. MEAD는 미국과 중동 각국 정부·안보 관계자들이 매년 모여 역내 현안을 비공개로 논의하는 자리로, 올해는 24개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모사드에 따르면 미국이 경제·군사적 압박을 흔들림 없이 유지할 경우 이란 신정체제는 이르면 2027년 1분기에 붕괴할 수 있다.
앞서 데디 바르네아 전 모사드 국장은 지난해 효과적인 제재가 이어지면 정권이 1년 안에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봉쇄 작전을 벌인 지 약 6개월이 지난 지금, 모사드 분석관들은 압박이 이어지면 이란이 내년 초 무너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것이 새로운 중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슬람공화국의 상황이 앞서 이란과 맺었던 잠정 합의(프레임워크 협정)가 체결됐던 시점보다 훨씬 열악해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란과의 대치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대 새해 명절인 로쉬 하샤나를 앞두고 열린 건배사에서 이란을 겨냥해 날 선 경고를 내놨다. 그는 이란 정권이 벼랑 끝에 몰려 있으며, 이란이 공격에 나설 경우 이스라엘이 어떻게 대응할지 상상조차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로쉬 하샤나를 앞두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 이스라엘이 최전선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함께 내린 현명하고 용기 있는 결정, 우리 군의 용맹함, 국민의 회복력 덕분에 우리는 엄청난 성과를 이뤘다”며 “이스라엘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우리의 적들은 그 어느 때보다 약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란이 이스라엘을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이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할 것이고, 적을 타격할 것”이라며 “그들(이란)은 우리를 공격하지 않고 있다. 이란은 자제하고 있고, 그 이유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번 주 이란의 절박한 상황이 오히려 이스라엘 공격 같은 무모한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처한 극심한 경제적 압박, 그리고 봉기와 정권 붕괴에 대한 두려움이 이란을 자포자기적 행동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징후가 보인다”고 말했다.
카츠 장관은 다만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경우 이스라엘이 모든 제약에서 풀려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은 이스라엘을 이란에 대한 기존의 모든 제약에서 벗어나게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에너지 시설을 포함해 이란의 군사·민간 인프라 전체를 타격해 이란을 다시 석기시대의 암흑 속으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역 이프타흐 론탈 소장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정권 교체를 궁극적 목표로 공개 언급한 데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스라엘 총리가 이렇게 명확하게 ‘우리 목표는 정권 교체’라고 말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가볍게 한 말이 아니라 미국 대통령과 조율된 발언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론탈 소장은 이어 “이것이 중동은 물론 전 세계에 걸친 역사적인 안보 지형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매우 극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페르시아만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도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2.2% 오른 배럴당 100.07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섰다. 브렌트유는 8월 이후 약 25% 뛰었다.
유가 상승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재개된 가운데 나왔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9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군 군함을 향해 탄도미사일 공격을 시도한 뒤, 이란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 5척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