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②] 누가 출마하나? – 주요 정당 분석

Share

2019년 3월 9일 이스라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소에 제31대 총선 투표용지가 비치되어 있다. (사진=박지형 / KRM NEWS)

오는 10월 27일 치러지는 제26대 이스라엘 크네셋 총선에는 모두 38개의 정당 명부가 등록됐다.

기존 거대 정당뿐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정치세력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고, 기존 정당들 가운데서는 선거를 앞두고 공동명부를 구성하거나 세력을 재편하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특히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이끄는 ‘야샤르’, 나프탈리 베넷과 야이르 라피드가 합당한 ​’베야하드’ 등 새로운 정치 구도가 형성되면서 기존의 정당 구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3.25%의 문턱을 두고 벌어지는 작은 정당들의 생존 경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요아즈 헨델·야론 젤리카의 ‘예비군-경제당’이나 오페르 빈터가 이끄는 ‘이스라엘의사람들’처럼 간신히 문턱을 오르내리는 정당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 정당이 3.25%를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에 따라 의석 배분은 물론, 선거 후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조합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네타냐후 블록: 현 집권 세력

리쿠드(대표 베냐민 네타냐후)는 1973년 창당한 대표적인 우파 정당으로, 유대 국가 정체성과 국가 안보를 중시한다. 2022년 총선에서 32석을 얻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20석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10월 7일 이후 이어진 전쟁과 인질 문제, 정부의 전쟁 대응과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가 주요 쟁점이다.

오츠마 예후디트(대표 이타마르 벤그비르)는 강경한 안보·민족주의 노선을 내세우는 정당이다. 서안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확대와 테러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주장하며, 올해 3월에는 테러범 사형법 통과를 주도했다. 2022년에는 종교시온주의당·노암과 공동 명부로 출마했지만, 이번에는 단독으로 출마했다.

종교시온주의당(대표 베잘렐 스모트리치)은 서안지구 정착촌 확대와 강력한 안보정책, 유대 국가 정체성 강화를 강조한다. 이번에는 모셰 페이글린의 ​제후트와 ‘기술적 연합’을 구성해 공동 명부로 출마한다. 제후트는 유대적 정체성과 개인의 자유를 함께 강조하는 자유지상주의 성향으로, 국가와 종교의 분리를 주장하는 점이 독특하다.

샤스(대표 아리에 데리)는 세파르디·미즈라히 유대인을 기반으로 한 초정통파 정당이다. 전통적 가치와 종교 교육, 사회복지를 중시한다. 안보 문제에서는 다른 강경 우파 정당보다 유연한 입장을 보여왔지만, 예루살렘 분할에는 반대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하레디 병역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병역법이 해결되기 전까지 새 연정 참여를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토라유대주의연합(대표 야코브 아세르)은 아슈케나지 초정통파 정당 연합으로, 하시딤계 아구닷 이스라엘과 리투아니아계 데겔 하토라가 함께하고 있다. 토라 학습 보호와 하레디 교육기관에 대한 국가 지원을 중시하며, 샤스와 마찬가지로 예시바 학생들의 병역 면제를 유지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네타냐후 진영의 주요 연정 파트너이지만, 병역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반네타냐후 블록: 변화를 노리는 진영

야샤르(대표 가디 아이젠코트)는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을 지낸 아이젠코트가 만든 중도 정당이다. 2025년 의원직을 사퇴한 뒤 창당했고, 최근에는 야당 블록 1위로 올라섰다. 안보 강화와 함께 사회 통합을 강조한다. 군 복무와 국가봉사를 아우르는 ‘모두의 복무’​를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며, 사법 독립과 권력분립을 강화하는 헌법 체계 정비도 주장한다. 네타냐후 총리와의 연정에는 선을 그었지만, 샤스와의 연정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베야하드(대표 나프탈리 베네트)는 베네트 전 총리와 라피드 전 총리가 손잡은 정당으로, 베네트가 대표를 맡고 라피드가 정당 공동명부 2번을 맡았다. 안보 강화와 국가 운영 안정, 세속·종교 갈등 완화를 강조한다. 베네트는 2021년 아랍 정당 라암을 처음으로 연정에 포함시킨 바 있지만 이번에는 아랍 정당은 물론 하레디 정당과도 연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주당(대표 야이르 골란)은 2024년 노동당과 메레츠의 통합을 바탕으로 출범한 진보·자유주의 정당이다. 사법 독립과 권력분립, 언론 자유, 모든 시민의 병역·국가봉사를 강조하며, 하마스 통치 종식과 서안지구 합병 중단, 비정통 유대교 개종 인정 등을 주장한다. 야당 진영 가운데 아랍 정당과의 연정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열어둔 유일한 정당이다.

이스라엘 베이테누(대표 아비그도르 리베르만)는 안보·외교에서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반면, 종교와 국가의 분리를 강조하는 세속주의 정당이다. 하마스·헤즈볼라·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장하며, 하레디 정당의 병역 면제에 반대한다. 네타냐후 총리와 하레디·아랍 정당을 포함한 연정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연정 구성에서 명확한 선을 긋고 있다.

아랍 정당: 연립정부 구성의 변수

라암(대표 만수르 아바스)은 이스라엘 이슬람운동의 남부 계열을 기반으로 하는 아랍 정당으로, 아랍 사회의 범죄·주거·경제개발·교육 등 실질적인 현안 해결과 정치 참여를 강조한다. 2021년 베네트-라피드 정부에 참여하며 ​아랍 정당 최초로 연립정부에 공식 합류한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연정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조인트 리스트(대표 유세프 자바린)는 ​하다시·타알·발라드가 구성한 아랍계 정당 연합으로, 아랍 시민의 권리와 평등, 사회·경제적 격차 해소를 주요 의제로 삼는다. 라암보다 이스라엘 정치체제에 비판적인 성향이 강하며, 특정 유대계 정당과의 연정에는 입장을 열어두지 않고 있다.

문턱 근처의 제3블록

여론조사에서 최소득표율 언저리에 있는 정당들은 ‘제3블록’으로 불린다. 이들이 최소득표율을 넘느냐에 따라 각 진영의 의석수뿐 아니라 선거 후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조합도 달라질 수 있다.

암차 이스라엘(대표 오페르 윈터 예비역 준장)은 네타냐후 총리만 총리 후보로 추천하겠다고 밝힌 우파 정당이다. 아랍계 활동가 요세프 하다드가 정당 명부의 2번으로 등록돼 있다. 예비군·경제당(대표 요아즈 헨델·야론 젤레카)은 선거를 앞두고 구성된 신생 정당 연합으로, 보편적 병역의무와 경제 개혁을 주요 의제로 내세운다. 한때 네타냐후 총리의 대항마로 떠오르던 청백당(대표 베니 간츠)은 소속 정치인들의 이탈이 잇따르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최소득표율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연정, 어떻게 묶일까

조사에 따라 네타냐후 블록과 반네타냐후 블록이 각각 50석대 초반에서 중반에 머물러 61석을 넘지 못하고, 아랍 정당이 12~14석을 차지한다. 그래서 시나리오도 여러 갈래다.

1. 네타냐후 블록 재집권 – 암차 이스라엘 등 우파 신생 정당이 최소득표율을 넘고 하레디 정당이 남아야 가능하다. 다만 일부 하레디 정당은 징병법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과 보장이 마련되기 전까지 새 정부 참여를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연정 협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2. 반네타냐후 블록 정부 구성 – 야샤르, 베야하드, 이스라엘 베이테누, 민주당의 조합이 거론된다. 그러나 현재 이들 정당만으로는 61석을 채우기 어려워 아랍 정당 또는 제3의 정당과의 협력이 필요할 수 있다. 베네트와 리베르만이 아랍 정당과의 정부 구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실제 정부 구성 과정에서는 상당한 협상이 필요하다.

3. 교착 시 대통령의 중재 – 어느 진영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연정 협상이 교착될 경우,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이 대연정이나 총리 순번제를 중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연정은 네타냐후 진영과 반네타냐후 진영의 주요 정당이 함께 정부를 구성하는 방식이며, 총리 순번제는 두 진영의 대표가 임기를 나눠 차례로 총리를 맡는 방식이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