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주주들이 가자지구 전쟁 보도와 관련한 내부 기록을 공개하라며 모회사인 뉴욕타임스컴퍼니를 상대로 23일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뉴욕타임스가 스스로 정한 편집 기준조차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소송을 낸 곳은 플로리다주 행정위원회(SBA)와 미국 공공정책연구센터(NCPPR)다. SBA는 플로리다주 공무원 연기금 등을 운용하는 주 정부 기관이고, NCPPR은 보수 성향 싱크탱크다. 두 기관은 뉴욕주 1심 법원인 뉴욕카운티 법원에 소장을 내고 뉴욕타임스 이사회에 내부 기록 공개를 요구했다.
이번 소송은 4개월 전부터 이어진 자료 요청의 연장선이다. NCPPR을 대리하는 미국 유대인권익센터(NJAC)는 5월 29일 뉴욕타임스 측에 처음 자료를 요청했다. 요청 대상 기록의 대부분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보도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지금까지 응하지 않았다.
자료 요청의 직접적인 계기는 5월 11일 게재된 니컬러스 크리스토프 칼럼니스트의 칼럼이다. 크리스토프는 ‘팔레스타인인 강간을 둘러싼 침묵’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팔레스타인인이 겪은 성폭력 문제를 다뤘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독립적인 저널리즘이라는 평판이야말로 뉴욕타임스의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이사회가 회사의 편집 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할 감독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는 게 원고 측 주장이다.
소장은 정정 보도와 논란이 된 보도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2023년 10월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 폭발 사건 보도가 대표적이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하마스 측 주장을 토대로 이스라엘 공습으로 수백 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가, 이후 편집자 노트를 통해 하마스 측 주장에 지나치게 의존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소장은 이 밖에 가자지구 전쟁 보도의 오류 의혹과 전직 직원의 내부고발 내용도 담았다.
내부고발자는 소장에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 편집국에서 약 10년간 근무한 유대인 전직 직원으로만 알려졌다.
이 내부고발자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직후 편집국 직원들이 몇 주 동안 알시파 병원 관련 증거를 찾는 데 매달렸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 지하에 하마스가 땅굴을 두고 사용하지 않았다는 근거를 찾으려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이스라엘군(IDF)이 2023년 11월 병원 지하 땅굴 영상을 공개한 뒤에도 이어졌다고 그는 전했다.
소장에 따르면 같은 해 11월 20일 뉴욕타임스 영상부서 책임자는 아침 회의에서 해당 땅굴을 “의혹이 제기된 터널(alleged tunnels)”이라고 불렀다.
내부고발자는 2019년부터 최소 15차례 사내 채널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익명 윤리 신고 시스템인 에틱스포인트와 편집기준 담당 부서, 직원관계팀, 인사팀 등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편집 기준 위반이라고 판단한 사례들을 보고했다.
그러나 사내 신고 제도는 그의 문제 제기를 해결하지 못했다. 오히려 신고 시스템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동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소장에 첨부된 내부고발자의 기록에는 △편집 기준 관련 불만이 상부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 △보도 편향 문제 제기가 처리되지 않았다는 점 △고위 경영진이 일부 불만을 알고도 시정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담겼다.
원고 측은 편집 방향에 개입하려는 소송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사회가 자체 편집 기준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평판 위험을 관리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기록을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