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아비브행 플라이두바이 여객기 부기장, 추락 시도 정황…사복 탑승 조종사들이 제압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 "최악의 참사 막아"
승객들 "조종석 문 열리자 칼에 찔린 조종사 보여"
플라이두바이, 사우디 타부크 공항에 대체 여객기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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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두바이 여행기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사우디아라비아에 비상착륙한 두바이발 텔아비브행 여객기의 부기장이 기체를 고의로 추락시키려 한 정황이 드러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이스라엘 채널12가 30일 보도했다.

채널12에 따르면 익명의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부기장이 여객기를 장악해 추락시키려 했다는 정황이 점점 늘고 있다며 “최악의 참사를 막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매체 왈라는 조사를 받는 조종사가 오만 국적이라고 전했다.

채널12는 당시 기내에 사복 차림의 또 다른 조종사팀이 승객으로 타고 있었으며, 이들이 부기장의 기체 장악을 저지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문제의 여객기는 두바이에 본사를 둔 저비용항공사 플라이두바이 소속 FDB1073편이다. 보잉 737 맥스 기종으로, 이스라엘인 수십 명을 포함해 승객 약 180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객기는 요르단-사우디 국경 상공에서 기수를 돌리며 국제 비상 신호인 스쿼크 코드 7700을 송출했다. 이후 사우디 상공에서는 납치나 불법 방해 행위를 뜻하는 코드 7500을 잠시 내보냈다.

공개된 항공기 위치추적 자료에 따르면 여객기는 이륙 2시간 15분 만에 급강하하기 시작했다. 1분도 안 돼 고도 3만4000피트에서 약 1만7000피트까지 떨어졌고, 속도는 411노트에서 600노트 가까이 치솟았다.

여객기는 몇 초간 고도를 2만1650피트까지 회복했다가 다시 1만4000피트 아래로 급강하했다. 이후 1시간 동안 1만5000피트 안팎에 머물렀지만 일정한 고도를 유지하지 못했다. 자동조종이 아닌 수동조종으로 비행했다는 정황이다.

이스라엘 당국은 사건 직후 여객기와 교신하지 못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납치 가능성에 대비해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켰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군 수뇌부는 상황 평가 회의를 열었다. 얼마 뒤 교신이 재개됐고 여객기는 사우디 북서부 타부크 공항에 착륙했다.

승객들은 급박했던 기내 상황을 전했다. 한 여성 승객은 채널12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기내에서 비명이 들렸다. 조종석 문이 열리자 피가 보였고, 누군가 주머니칼로 조종사를 찔렀다”고 말했다.

이 승객은 이스라엘 승객들이 승무원과 함께 공격자를 제압했다고 전했다. 그는 “유대교 기도문인 ‘쉐마 이스라엘’을 외우며 기도했다”며 “살아서 나가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한 순간도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노암이라고 밝힌 또 다른 여성 승객은 채널12와의 통화에서 “상황을 알아챈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종사 1명이 칼에 찔려 중상을 입었고 기체가 통제력을 잃으면서 빠르게 추락하기 시작했다”며 “너무 무서웠다”고 전했다.

채널12가 인용한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사복 차림 조종사들이 타고 있지 않았다면 2001년 9·11 테러나 1976년 엔테베 인질 사건 같은 사태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엔테베 사건은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이 이스라엘 승객이 탄 여객기를 납치해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서 인질극을 벌인 사건이다.

플라이두바이는 성명을 내고 사고 발생 사실을 확인했다. 항공사는 승객 전원이 타부크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으며 소재가 모두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승객과 승무원의 안전과 안녕이 최우선”이라며 “추가로 확인되는 대로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플라이두바이는 타부크 공항에 대체 여객기를 보내 발이 묶인 승객들을 텔아비브까지 수송할 계획이다. 대체 항공기의 도착 시각과 승객들의 텔아비브 도착 예정 시각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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