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간선거 전 이란 공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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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회의를 주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미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과 7개월째 이어지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생산적”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트럼프는 “우리는 이란 이슬람공화국과 생산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며 “11월 3일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는 어떤 시점에도 이란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발표는 이스라엘 채널12 보도와 배치되는 것으로 보인다. 채널12는 미국 고위 당국자 등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IDF) 참모총장(중장)이 이번 주 초 미군 고위 장교들과 만났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미군 측은 백악관과 국방부가 3주 안에 이란을 대규모로 공격할 준비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3주는 중간선거 직전에 끝나는 기간이다.

자미르 참모총장은 미국 측에 이런 공격이 이스라엘 총선을 연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채널12는 보도했다. 이스라엘 총선은 10월 27일로 예정돼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이 공격하면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대규모 미사일 공격에 나설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채널12는 전했다.

채널12는 트럼프가 중간선거 전 이란 공격을 검토했다고도 보도했다. 다만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 방송에 7일 트럼프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통화에서 이란 문제가 거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두 정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공격 3주기를 주로 논의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두 정상이 이란을 논의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와 참모진의 발언이 미국이 공격을 결정할 경우 이란의 허를 찌르기 위한 또 다른 시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쟁은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됐다. 초기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가 숨졌고, 이란은 중동 전역에서 보복에 나섰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교전은 4월 대부분 종료됐다.

전쟁은 트럼프의 국내 지지율과 공화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화당은 11월 선거에서 의회 다수당 지위를 지키려 하고 있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의 약 60%가 트럼프의 이란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4명 중 1명이 같은 응답을 했다.

전쟁은 휘발유 가격도 크게 끌어올렸다. 유권자들은 생활비를 최대 관심사로 꼽고 있다. 트럼프는 선거 이후 유가가 내릴 것이라고 거듭 말했지만 구체적인 전쟁 종결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같은 날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노스아일랜드 해군항공기지로 돌아왔다. 링컨호는 이번 전쟁에서 미군이 치른 희생을 상징하는 함정으로 꼽혀 왔다. 가족들은 거의 1년간 만나지 못한 장병들을 맞으러 부두에 나왔다. 페르시아만에서의 장기 파병은 링컨호와 호위 함정 장병들에게 큰 부담이 됐다.

양국은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목표로 최근 몇 주간 제안을 주고받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요충지로, 이란은 개전 이후 이를 봉쇄해 왔다. 미국은 이에 맞서 이란 항구를 봉쇄했다.

트럼프는 이란의 최신 제안을 거부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8일 미국의 답변에 며칠 안에 회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의 제안은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면 7일 안에 해협을 재개방한다는 내용이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지 않고 농축 우라늄도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원자력기구 수장은 “농축은 핵 프로세스의 필수적인 부분이며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슬라미 수장은 미국의 핵시설 공격 위협을 “새로울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출발점이 없는데 어떻게 핵 산업을 보유했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앞서 이란이 농축 능력을 “의미 있게” 줄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 재무부는 군사 행동을 배제한 이날 이란 선박 17척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재무부는 성명에서 “오늘 조치는 이란에 남은 그림자 선단 네트워크 대부분을 사실상 무력화한다”고 밝혔다. 이들 선박은 수백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와 석유·석유화학 제품을 남아시아와 동아시아 시장으로 운반한 것으로 지목됐다. 재무부는 선박 소유 업체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번 조치가 이란이 “중동에서 전쟁을 벌이는 데” 필요한 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앞서 이란에 ‘경제적 디데이’를 예고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8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회담하고 전쟁 종식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러시아 통신사들은 푸틴이 “우리는 이 상황의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우리 힘이 닿는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푸틴은 이란이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뒤 “전쟁을 끝내려는 실질적 노력”을 해 왔다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이날 저녁 카스피해 휴양지 아바자에 도착했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열리는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푸틴은 러시아와 이란 관계의 “긍정적 발전”도 언급했다. 두 나라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외교·군사 관계를 강화해 왔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란이 러시아에 샤헤드 드론과 단거리 미사일을 공급했다고 비판해 왔다. 러시아는 이란이 중동의 미국 이익 대상을 공격할 때 표적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가 생산적이라고 말한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열렸다. 페제시키안은 이번 주 미국과의 협상이 “의미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개전 이후 외국 항공사가 운항한 첫 상업 항공편이 테헤란에 착륙했다. 미국이 이라크 국영 이라크항공에 제재 면제를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이란 국영TV는 이라크 나자프 공항을 이륙한 항공기가 오전 6시 50분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고 전했다. 해당 항공편은 왕복 운항이다.

이라크 교통부는 지난주 미국이 이라크항공의 이란 운항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한 당국자는 이란과 나자프를 오가는 순례객에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정부는 이란 항공사 가운데 마한항공을 제외한 업체가 나자프를 매일 오갈 수 있도록 미국과 합의했다고도 밝혔다. 미국은 지난달 이란 항공 산업에 제한 조치를 부과하고 이를 돕는 업체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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