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위원회 특사 “이스라엘 가자정책 부적절”…무장해제 계획 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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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이 므라데노프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가자지구 담당 고위대표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니콜라이 므라데노프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가자지구 담당 고위대표가 26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하마스가 무장해제 계획을 수용한 점은 평가하면서도, 이스라엘이 이 계획을 거부하면서 진전이 사실상 멈췄다고 인정했다.

므라데노프 고위대표는 특히 가자지구에 사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위한 쉼터 물자 반입을 이스라엘이 제한하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계속하는 정책도 지적하며, 이런 공습이 하마스의 무장해제로 이어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그는 하마스가 무장해제 계획에 따른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이 계획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모두에 군사 활동 전면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달 초 중재국 중 한 곳의 아랍권 외교관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평화위원회가 하마스에 가자지구 거리에서 무장 병력과 제복 입은 대원을 배치하지 말라고 압박해왔다고 전한 바 있다. 이런 무력 과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무장해제 계획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이후 오히려 심해졌다. 이 계획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단계적으로 철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7월 30일 수용한 이 제안이 실제로는 하마스의 무장해제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스라엘은 이에 따른 단계적 철군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므라데노프 고위대표는 유엔안보리에서 이스라엘이 무장해제 로드맵 자체를 수용하라는 요구를 받는 것이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 평화 20개 항 계획’에서 이미 약속한 사항을 재확인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9월 이 계획을 수용했고, 이는 이듬달 휴전으로 이어졌다.

“이스라엘이 이 틀을 재확인하기는 했지만, 이행과 관련한 중요한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므라데노프 고위대표는 말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군사작전 중단과 인도적 지원 확대 등 자신이 약속한 사항을 모두 지키지는 않았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발언이다.

하마스가 무장해제 계획을 수용하면 14일간의 기간이 시작돼, 이 기간 양측이 단계적 무장해제와 이스라엘군 철군 일정을 마련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이 2주간의 기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으며, 10월 27일로 예정된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총선을 앞두고 네타냐후 총리 쪽에서 진전이나 유연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므라데노프 고위대표는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이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국제 기아감시기구가 가자지구 북부에서 처음으로 기근을 선언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두 달 넘게 가자지구로의 구호물자 반입을 막았지만, 자신이 기근을 조장했다는 주장은 강하게 부인하며 하마스가 구호물자를 빼돌렸다고 비난해왔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당시 극심한 굶주림이 광범위했던 것은 맞지만, 실제로는 기근으로 규정할 만한 기준에는 이르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므라데노프 고위대표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필요가 식량에서 위생·식수·에너지 문제로 옮겨갔으며, 이는 유엔과 국제기구, 이스라엘이 함께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쉼터는 여전히 크게 부족한 상태로, 인구 200만명 중 대다수가 아직도 텐트에서 지내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므라데노프 고위대표는 이런 상황의 책임이 이스라엘에 있다고 직접적으로 지적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기구의 고위 특사가 이스라엘을 이처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데, 양질의 쉼터에 대한 이스라엘의 현재 정책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위원회는 이스라엘 정부에 존엄과 건강, 안전을 위해 더 나은 쉼터 물자가 가자지구에 반입되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공습 중단을 거부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조직원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거의 매일 이어지는 이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이 계속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므라데노프 고위대표는 이스라엘의 공습 지속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며 유엔안보리에서 “탄약고에 대한 또 한 번의 공습이 하마스의 재무장이나 가자지구 장악력 강화를 막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어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뤄질 수 있었던 무장해제를 지연시킬 뿐이며, 향후 재무장이 불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할 민간 이양 절차를 가로막는다”고 말했다.

평화위원회는 가자지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협에 대해 사태가 확대되기 전에 이스라엘과 조율하는 이른바 ‘충돌방지체계’를 구축해뒀지만, 므라데노프 고위대표는 이스라엘이 이 체계를 항상 활용하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므라데노프 고위대표와 재러드 쿠슈너 미국 특사는 지난 8월 17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회동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지구 공습을 임박한 위협에 대응하는 경우로만 제한해달라고 설득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에 가담한 테러리스트 전원을 이스라엘군이 계속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기습공격은 가자지구 전쟁의 발단이 됐다.

므라데노프 고위대표는 “임박한 위협에 대응하지 않는 모든 무력 사용, 그리고 충돌방지체계에 해결을 요청하지 않은 모든 사건은 나중에 되돌리기가 매우 어려운 대가를 이 과정에 치르게 한다”고 경고했다.

므라데노프 고위대표는 이스라엘을 질책하면서도 하마스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하마스는 모든 군사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은 아직 완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기를 계속 소지하고, 터널 공사를 계속하고, 호송대 이동을 계속 가로막는 하나하나가 이 과정을 후퇴시키고, 전쟁 재개를 원하는 이들에게 명분을 쥐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자지구는 또 다른 참사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휴전이 무너지고 가자지구가 다시 전면적인 확전에 빠진다면, 되돌아갈 로드맵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것은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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