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가자지구 전후 관리 기구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가 23일 미국 뉴욕 유엔(UN) 총회 기간에 가자지구 6개월 복구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모두 66개 사업으로 구성됐고, 총비용은 약 24억5000만달러로 추산됐다.
프로그램은 재원과 현장 접근이 확보되는 대로 착수할 예정이다. 사업은 △기반시설 개발 △인적 개발 △경제 활성화 △디지털 전환 △법률 체계 복구 △평화·안보의 6개 분야로 나뉜다.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평화위원회 가자지구 담당 고위대표는 이번 발표가 준비 단계를 끝내고 실행 단계로 넘어간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는 “1년 전에는 틀도, 로드맵도, 가자지구 행정을 넘겨받을 팔레스타인 주도의 가자행정국가위원회(NCAG)도 없었다”며 “지금은 셋 다 갖췄다”고 말했다. 가자행정국가위원회는 하마스를 대신해 가자지구 행정을 맡도록 꾸려진 팔레스타인 기술관료 기구다.
믈라데노프 고위대표는 이번 프로그램을 “비용 산정까지 마친 66개 사업, 약 24억5000만달러 규모로, 재원과 접근만 허용되면 곧바로 시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주거시설과 식수·병원·학교·전력·도로·일자리 사업을 가자지구 현지 업체와 기술자들이 맡게 된다며 “희망 목록이 아니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사업 비중이 가장 큰 분야는 기반시설 개발이다. 24개 사업에 약 12억500만달러가 배정됐다. 현물 지원을 포함한 인도적 임시 주거시설에 약 4억달러가 들어가고, 잔해 처리와 불발탄 제거에 약 2억7500만달러가 책정됐다. 이 밖에 △대중교통 지원 1억달러 △부분 파손 주택 보수 7800만달러 △병원 5곳 추가 복구 6700만달러 등이 포함됐다.
기반시설 분야에는 도로망 복구와 디젤 발전·연료 공급, 상하수도·위생 서비스 복원, 태양광 발전, 해수 담수화 시설 건설도 들어갔다. 물류창고 단지와 국경 검문소 시설 조성, 송전망 복구, 어업·항만 선단 재건 사업도 계획에 담겼다.
인적 개발 분야는 17개 사업, 약 3억300만달러 규모다. 현물 지원을 포함한 겨울나기 대비에 약 8000만달러, 긴급 보건 대응에 약 5000만달러가 배정됐다. 전쟁으로 발급이 묶인 대학 졸업증명서 발급에 약 4500만달러, 가계 구매력 지원 시범사업과 학교 복귀 프로그램에는 각각 약 4000만달러가 책정됐다.
이 분야에는 환자의 해외 이송·치료와 이동식 의료시설 설치, 특수학교 지원, 해외 유학과 장학금, 학업 공백 보상도 포함됐다. 종교 시설 복구 사업도 들어갔다. 이슬람 종교재단 소유 토지인 와크프(Waqf)를 회복하고, 가자시티의 대표적 유적인 오마리 모스크와 성 포르피리우스 교회를 보수하는 내용이다. 생필품 꾸러미와 조리 식품 배급도 여기에 포함됐다.
경제 활성화 분야에는 약 3500만달러가 들어가는 7개 사업이 편성됐다. 공급망 구축, 식량안보 시범사업, 중소기업 보조금이 대표적이다. 중장비 임대 후 소유권을 넘겨주는 리스 방식 지원과 가자 기술단지·지역 생산단지 조성, 가자 평화투자기금 설립 계획도 담겼다.
디지털 전환 분야는 약 1700만달러 규모의 6개 사업이다. △디지털 신분증 도입 △4G 통신망 구축 △원격교육·원격의료 시범사업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설비 △디지털 결제 도입이 포함됐다. 법률 분야는 사법 체계 전반을 복구하는 통합 프로그램 1개로, 비용은 1000만달러 미만으로 추산됐다.
평화·안보 분야는 11개 사업에 최소 8억8500만달러가 들어간다. 라파에 들어설 내무위원회 시설과 임무지원기지에 각각 약 2억7500만달러가 배정돼 가장 규모가 크다. 국제안정화군(ISF) 배치에 약 1억4000만달러, 경찰 병력 투입에 약 1억2000만달러가 책정됐다. 이 분야에는 무기 해제 프로그램과 검문소 관리권 이양, 지역 신뢰·화해위원회 구성, 공동체 라디오 채널 개설도 포함됐다. 공무원 과도기 급여는 아직 비용이 산정되지 않았다.
평화위원회는 사업 문서에서 모든 비용이 대략적인 추정치로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문서는 이 수치를 확정 예산이 아니라 논의용으로 작성한 6개월 단계별 착수 기준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믈라데노프 고위대표는 앞으로의 단계가 “신중하고 검증 가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25년 10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 가자 평화 정상회의에서 나온 약속을 지키고, 겨울나기 지원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 접근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국제안정화군과 검증을 거친 경찰이 배치되고 무기 해제가 이뤄져야 대규모 복구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자행정국가위원회를 “영구적인 행정기구가 아니라 가교”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제 파트너들에게 위원회 계획을 지원하고 모든 당사자에게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고 요청했다.
믈라데노프 고위대표는 “어느 것도 쉽지 않다”며 “우리가 가자지구에서 하는 일은 이번 분쟁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시도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차질도 있고 진척이 더딘 주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1년 전 종이 위의 구상이던 것이 이제는 실행할 사람들까지 갖춘 계획이 됐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