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연임이냐, 야권 정권교체냐…이스라엘 총선 투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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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총선 당시 이스라엘 라마트간 하빌루임 학교 투표소에 마련된 투표용지 모습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이스라엘이 27일 제26대 크네세트(의회) 총선 투표를 실시한다. 유권자는 730만명이다. 투표 결과에 따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 연장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대부분 최종 여론조사상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초정통파 진영과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Yashar) 대표가 이끄는 야권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야권은 아랍계 정당 참여 문제를 둘러싼 지도부 내부 분열로 의석 우위를 정권 교체로 연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방송사 최종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진영은 50~51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대계 야권 4개 정당은 52~56석이 예상됐다. 아랍계 정당인 라암과 공동명단은 합쳐 14~16석이 전망됐다. 이를 더하면 네타냐후 총리에 반대하는 정당이 과반을 차지한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에 우호적인 채널14는 현 정부의 과반을 예상했다.

관건은 아이젠코트 대표와 연대 후보들이 아랍계 정당에 의존해 정부를 구성할지 여부다. 연대 후보는 나프탈리 베네트 베야하드 대표,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베이테누 대표, 야이르 골란 민주당 대표다. 이 가운데 리베르만 대표 등 여러 명은 아랍계 정당과의 협력을 배제했다. 이 매체는 아이젠코트 대표에게는 정부 구성 경로가 여럿인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기존 극우·초정통파 동맹에 한정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의원내각제 국가다. 국민은 총리가 아닌 정당 명부에 투표하고, 정부는 의회 신임을 유지해야 존속한다. 비례대표제를 채택해 전국이 하나의 선거구다. 120석은 득표율에 비례해 배분된다.

의회 진출 기준은 유효표의 3.25%로, 약 4석에 해당한다. 기준에 못 미친 정당은 의석을 받지 못하고 표도 배분에서 제외된다. 2022년 총선에서는 의석당 약 3만6000표가 필요했다. 이 제도는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을 쉽게 해 이스라엘 의회를 선진국 가운데 가장 분열된 의회로 만든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소 1만2000여 곳과 투표함 약 1만8000개가 마련됐다. 관리 인력은 약 10만명이다. 대부분 투표소는 오전 7시에 문을 열고 오후 10시에 닫는다. 투표는 종이 투표용지로 진행한다. 마감 직후 방송사들이 출구조사를 발표한다.

공식 결과는 11월 4일 발표된다. 이의 제기는 11월 18일까지 가능하다. 접전일 경우 군인 등이 던지는 특별 투표가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중앙통계국에 따르면 유권자 730만명 가운데 650만명은 국내에, 81만명은 해외에 거주한다. 이스라엘은 부재자투표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 외교관 등 공무로 해외에 있는 시민은 예외다. 이들 가운데 4218명이 10월 16일 해외에서 투표했다.

개표 후에는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이 정당 대표들과 협의해 연정 구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의원에게 구성을 맡긴다. 반드시 제1당 대표일 필요는 없다. 지명된 의원은 28일 안에 연정을 구성해야 하며 14일 연장이 가능하다. 실패하면 다른 의원이 28일간 시도한다. 이것도 실패하면 의원 61명이 요청해 21일 이내 특정 의원에게 구성을 맡길 수 있다.

새 정부는 의회 신임투표를 통과해야 출범한다. 법적으로 과반 61명의 지지가 필요하지는 않다. 찬성이 반대보다 많으면 소수정부도 출범할 수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네 가지 경우의 수를 예상했다. 첫째는 한쪽이 명확한 과반을 얻는 경우다. 이 매체는 네타냐후 진영의 압승보다 아이젠코트 진영의 약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 변수로는 아랍계 투표율이 꼽혔다. 아랍계 시민은 인구의 약 21%다. 투표율이 오르면 유효표 총수가 늘어 의회 진출 기준을 넘는 데 필요한 표도 늘어난다. 이 경우 우파 소수 정당이 기준 미달에 빠질 수 있다.

리쿠드는 아랍계 투표소에 ‘자원봉사자’ 2000명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부정선거 의혹을 이유로 들었다. 이를 두고 인종차별적 선동이자 유권자 위협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소수 정당의 기준 통과 여부도 변수다. 오페르 윈터 피플 오브 이스라엘(People of Israel) 대표, 요아즈 헨델 예비군경제당 대표, 모티 라이트너 하레디공공당 대표의 정당은 최근 조사에서 기준 통과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2년 총선에서는 메레츠와 발라드가 기준에 못 미쳐 약 28만9000표가 버려졌다. 이는 7석 이상에 해당한다. 당시 네타냐후 진영은 득표수가 더 적었는데도 64석 과반을 얻었다. 이번에는 윈터 대표가 네타냐후 정부에만 참여하겠다고 밝혀 위험이 네타냐후 진영에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헨델 대표는 어느 진영과도 손잡지 않겠다고 해 의회에 진입하면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

해외 체류자 약 7만명이 투표를 위해 귀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쿠드는 9월 이들의 귀국을 돕는 초당파 단체 ‘플라이 앤 보트’를 문제 삼아 중앙선관위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 청원은 기각됐다.

다만 야권이 과반을 얻어도 안정적인 연정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야권 정당 다수는 2021년 베네트-야이르 라피드 정부에 참여했다. 이 정부는 1년여 만에 붕괴했다. 아이젠코트 대표의 야샤르 명부는 종교 시오니즘·우파 인사와 정치 신인이 다수라 이탈 가능성이 거론된다.

둘째는 소수정부다. 아이젠코트 진영이 라암의 지원에도 61석에 못 미치지만 네타냐후 진영보다 훨씬 많은 의석을 확보하는 경우다. 아랍계 공동명단은 연정에 참여하지 않고 외부에서 대안 정부를 지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츠하크 라빈 총리는 1993년 샤스가 연정에서 빠진 뒤 56석으로 2년 넘게 국정을 운영했다. 시몬 페레스 총리도 1995~1996년 아랍계 정당의 지원으로 소수정부를 이끌었다. 리베르만 대표는 아랍계 정당에 의존하는 소수정부에 반대해 왔다.

셋째는 재선거다. 정부 구성이 거듭 실패하면 의회가 해산되고 선거가 다시 열린다. 네타냐후 총리는 과도 총리로 남는다. 2019년부터 2년 사이 총선이 네 차례 열렸고, 2022년에 다섯 번째 총선이 치러졌다.

넷째는 통합정부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장기 정치 마비를 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오츠마 예후디트 대표 겸 국가안보부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극우 동맹을 아이젠코트 대표로 교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윈터 대표의 정당은 초정통파에 의존하지 않는 광범위한 우파 정부 가능성을 거론했다. 아이젠코트 대표는 순환 총리직을 포함해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하는 정부를 거듭 배제했다. 2020년 베니 간츠 당시 대표가 네타냐후 총리와 순환 총리직 정부를 구성했다가 총리직을 넘겨받기 전에 정부가 무너진 전례가 있다.

이란과의 전쟁 재개도 변수로 꼽혔다. 이 경우 국가안보를 이유로 통합정부 구성 압박이 커질 수 있다. 최근 네타냐후 총리가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총선 전 이란 군사행동을 압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부인했다. 비판자들은 그가 충돌을 이용해 선거를 미루고 권력을 연장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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