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美합참의장 “이란전 출구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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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 군사 참모인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벗어날 ‘출구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에게 사적으로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미국 CNN을 인용해 케인 의장이 공습만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으며, 탄약 재고 부족과 이란의 보복 우려로 미국의 선택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케인 의장은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JD 밴스 미국 부통령 등과 확전에 따른 위험을 논의해왔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 앞서 다른 고위 당국자들과 별도로 입장을 조율하며, 남은 군사적 선택지의 한계와 예상되는 파장에 대한 공감대를 미리 만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소식통은 이런 행보를 두고 “군을 보호하려는 그의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전쟁이 시작된 지 약 6개월이 지난 가운데, 이 같은 평가는 전쟁 초기 미국 당국자들이 이란 군사력에 가한 타격을 앞다퉈 강조하던 분위기와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이란의 핵무기 보유 저지를 전쟁의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그의 최측근 군사 참모는 이를 군사적으로 간단히 끝낼 방법이 없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지상군을 이란에 투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으며, 대신 지속적인 폭격으로 테헤란을 압박해 자신이 원하는 조건의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고 믿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케인 의장을 비롯한 고위 당국자들은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보고, 대통령이 제시한 큰 틀 안에서 대안을 모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케인 의장의 대변인 조지프 홀스테드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익명 소식통에 근거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합참의장이 대통령, 장관, 다른 고위 지도자들과 나눈 비공개 대화 내용은 밝히지 않으며, 그 대화를 직접 접하지 않은 소식통들의 의도적인 해석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케인 의장에 대해 “‘에픽 퓨리’, ‘미드나이트 해머’, ‘앱설루트 리졸브’ 작전의 압도적 성공이 그 자체로 답을 보여준다”며 “그는 언제나 정확하고 편향되지 않은 정보와 다양한 선택지를 대통령에게 제공하며, 최종 결정은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무엇이 최선인지에 따라 내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하순 의회 청문회에서 케인 의장은 “공습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은 최근 백악관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하순에는 이란에 대한 대규모 추가 공습을 놓고 논의가 이뤄졌는데, 케인 의장을 비롯한 당국자들은 확전 위험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반면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 일각에서는 공격에 찬성했고 이스라엘도 확전을 대체로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는 ‘대규모’ 작전 승인에 무게를 두는 듯했으나, 중동 우방국들이 이란의 보복이 이들 국가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결국 물러섰다. 다만 이 방안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군 무기 재고 부족도 주요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여러 핵심 탄약의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 문제는 케인 의장뿐 아니라 걸프 지역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제기돼 왔다. 이들은 미국제 첨단 방공시스템 부족으로 워싱턴이 확전에 나설 경우 이란의 보복에 대응할 자체 방어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에너지 시설 타격을 여러 차례 위협해왔지만, 당국자들은 이런 공격이 테헤란의 항복을 끌어내기보다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 위험만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이란 일반 국민들의 반감을 정권이 아닌 미국으로 돌리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검토해온 교량 타격 방안 역시 결정적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한 소식통은 “드론과 미사일 기지를 상대로 한 두더지 잡기 식 공격 외에는 마땅히 타격할 목표가 남아 있지 않다”며 “발전소 폭격이 대외적으로는 훨씬 더 상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케인 의장은 확전 위험에 대해 사적으로는 점점 더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다. 그는 백악관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유지하기 위해 애써왔으며, 한때는 보안이 확보된 곳에서 대통령에게 더 자주 보고할 수 있도록 백악관 내 집무실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달 하순 백악관 회의에서 케인 의장은 탄약 재고 고갈을 포함한 확전의 위험성을 제기하면서도, 대통령이 대규모 작전을 명령할 경우 군이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 소식통은 케인 의장이 대통령에게 “우리는 그들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당국자와 소식통들은 케인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충분히 단호하게 의견을 전달하고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한 소식통은 올해 초 “그는 확실히 말을 아끼고 있다”며 군 지휘관들과 나누는 보다 솔직한 대화와 대통령 앞에서의 태도를 비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최근 몇 주 사이 케인 의장은 확전이 불러올 2차·3차 파장, 특히 미군 탄약 재고에 대한 부담을 두고 한층 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케인 의장과 군 지휘부는 전쟁 개전 전부터 비슷한 우려를 제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장기전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지원에 필요한 무기 체계를 포함해 미국의 무기 재고를 소진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이런 우려는 시간이 지나며 더욱 현실화됐고,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군 고위 지휘관들은 특정 무기 재고가 ‘위험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무기 부족 사실이 공개된 데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데, 이란과의 협상에서 힘을 과시하려는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은 미국 국방부와 중부사령부(CENTCOM)가 전략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됐다. 중부사령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내부 이메일을 통해 이란을 압박하고 응징할 비전통적 방안을 제안해달라고 직원들에게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하는 것 자체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지만, 일부 당국자들은 그 시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봤다. 한 소식통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이 아니라 한창인 지금 이런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씁쓸한 일”이라고 말했다.

합참의장으로서 이란에 대한 군사적 선택지를 마련할 책임을 맡고 있는 케인 의장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대규모 작전의 규모와 복잡성, 예상되는 미군 사상자 규모에 대해 당국자들에게 경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전 케인 의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이번 전쟁이 “쉽게 이길 수 있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제 전쟁이 6개월째에 접어들면서 케인 의장의 전쟁 대응과 장기전 관리 경험 부족을 둘러싼 비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소식통은 “그는 이번 사안에서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이 케인 의장 한 사람만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다수의 행정부 당국자와 외부 전문가들은 이란을 결정적으로 무너뜨리려면 수천 명의 미군 희생을 감수해야 할 대규모 지상 작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국방부는 이런 시나리오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갖고 있지만, 현재 이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고위 당국자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케인 의장을 비롯한 당국자들은 더 큰 확전 없이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소한 ‘상징적’ 승리를 안길 수 있는 출구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첫 단계로 거론되는 것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합의로, 추가 확전 없이도 행정부가 내세울 만한 구체적 성과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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