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틴 올리너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위원회 위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원유 수출을 제한하라고 촉구했다. 국내 유가에 상한선과 하한선도 두라고 요구했다. 국제조세 전문 변호사인 올리너 위원은 28일 이스라엘 매체 JNS에 실은 기고문에서 이것이 공화당이 중간선거를 지키는 길이라고 밝혔다.
올리너 위원은 공화당이 주요 경합주에서 패배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은 전적으로 옳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진보 성향 인사인 압둘 엘사예드와 트로이 잭슨이 각각 미시간주와 메인주에서 상원의원이 될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어 이는 미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두려워해야 할 일이라며, 11월 3일 중간선거까지 6주도 남지 않은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서둘러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내놓은 해법은 미국산 원유로 국내 수요부터 채우자는 것이다. 올리너 위원은 국제 시장의 공황성 가격 급등에서 미국 소비자를 보호하려면 별도의 국내 가격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동 정세가 아니라 미국 내 수요와 공급에 따라 유가가 정해져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에너지 자립을 이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따라 국내 휘발유 가격이 정해진다면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 입구의 좁은 해협으로,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핵심 통로다. 올리너 위원은 에너지를 자급하지 못하는 나라는 이런 위기를 감수할 수밖에 없지만, 미국은 이란 아야톨라(최고 성직자)를 비롯한 중동 독재자들의 변덕에 휘둘려선 안 된다고 했다.
올리너 위원은 미국이 2015년까지 이 같은 보호 장치를 갖추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1973년 아랍 산유국들이 석유 금수조치를 단행했을 때 미국은 이미 수십 년째 각종 규제로 원유 수출을 최소화하고 있었다. 미 의회는 1975년 에너지정책보존법(EPCA)을 제정해 이를 법제화했고, 원유 수출 금지는 이후 40년간 이어졌다.
의회는 2015년 12월 18일 통합세출법을 통과시키며 이 금지 조치를 폐지했다. 올리너 위원에 따르면 이후 미국 원유 수출량은 거의 0에서 2025년 하루 400만 배럴로 급증했다. 2011년의 85배다. 그는 “석유업계는 세계 시장에 대한 완전한 접근권을 얻었지만 미국 소비자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며, 의회가 수출 금지를 대체할 소비자 보호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이 실책이었다고 지적했다.
올리너 위원은 이를 바로잡기 위해 미국산 원유 가격에 상한과 하한을 정하고, 국내 수요를 모두 채운 뒤에만 수출을 허용하자고 제안했다. 국내 수요가 충족되면 생산업체는 더 비싼 국제 가격으로 자유롭게 수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방안이 석유업계에도 공정한 거래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국내에 먼저 공급하는 원유에서 수익이 줄지만, 가격 하한선 덕분에 그동안 업계를 거듭 휩쓴 유가 폭락에서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올리너 위원은 현 석유업계 수뇌부가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했다. 11월 선거 뒤 민주당이 권력을 잡으면 업계는 이익에 소비세를 물고 천연자원 이용을 제한하는 새 규제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법적 근거도 제시했다. 올리너 위원은 이 결정을 대통령 혼자서 내릴 수 있다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1년 1월 행정명령 12287호로 원유·휘발유에 대한 연방 가격·배분 통제를 폐지해 연료비를 낮춘 사례를 들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행정명령조차 필요 없다고 했다. 2015년 통합세출법에 대통령이 원유 수출에 최장 1년간 허가 요건이나 제한을 부과하고 매년 갱신할 수 있게 한 단서 조항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기고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22일 ‘공화당은 빈 연료통으로 달리고 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경유 수출 금지 요구를 비판한 데 대한 반박 성격이다. 올리너 위원은 이 사설에 실망했다며, 월스트리트저널 편집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석유업계에 맞서라고 권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고 했다.
올리너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이겨 이란 이슬람공화국을 무력화한 만큼, 미국인이 이란에 좌우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가 모든 미국 시민에게 영향을 미칠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