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르무즈 선박 피격에 이란 남부 보복 타격

Share

미국 해병대 F-35C 스텔스 전투기가 아라비아해에서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CVN 72)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CENTCOM)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8일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의 잇따른 상선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남부 군사 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가 보도했다. 이란 국영 매체 프레스TV는 이란 남부 케슘섬과 반다르아바스, 시리크 일대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국제 수로에서 민간인이 탑승한 상선을 표적으로 삼고 공격한 것에 대해 이란에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한 강력한 일련의 타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반(半)관영 매체 파르스(Fars) 통신은 시리크에서 폭발 10건, 케슘섬 메센 지역에서 폭발 4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파르스 통신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매체다.

로이터에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관리에 따르면 이번 공습 표적은 이란의 방공 시스템, 해안 감시 시설, 지대공 미사일, 대함(對艦) 순항미사일, 드론 발사 기지였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공습을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표적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공습은 이란이 48시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상선 3척을 연속 공격한 데 따른 대응이다. 공격받은 선박들은 이란이 통제권을 주장하며 반대해온 오만 해안 임시 통항 항로를 이용하던 중 피격됐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공격이 “부당하고 위험하며 휴전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이와 동시에 이란산 석유·석유화학 제품의 생산·판매·인도를 허용하는 일반 면허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 조치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유조선에 대한 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미국 협상단은 최종 합의를 향해 선의(good faith)로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재 면제 조치는 지난달 22일 미·이란 양해각서(MOU) 서명 직후 시행된 것이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 재무부의 제재 조치 철회를 강력히 규탄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란은 MOU 위반에 대해 미국에 전적인 책임을 묻는다”며 “자국의 이익과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또 “미국은 지난 20일 동안 직접적으로 혹은 레바논에 대한 시온주의 정권의 행동을 통해 MOU 조건을 반복적으로 위반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 중인 가운데 단행됐다. 미국과 이란은 6월 17일 서명한 MOU에 따라 60일간 최종 합의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으나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이란 석유 수출 제재, 핵 프로그램 처리 방식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란 외무부 아바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앞서 소셜미디어 엑스에 “위협이 계속된다면 최종 합의 협상은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며 “서명을 지켜라”고 경고한 바 있다.

모흐센 레자에이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은 이란 국영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을 실패로 이끌려 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자국 선박을 위한 호르무즈해협 대체 통로를 만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