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란 2연속 야간 공습…이스라엘 전쟁 재개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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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병대 F-35C 스텔스 전투기가 아라비아해에서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CVN 72) 갑판 위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CENTCOM)

미군이 8일 밤부터 9일 새벽까지 이란 군사 시설에 대한 2차 야간 공습을 감행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미군이 이틀 연속으로 이란을 공습하는 가운데 이스라엘 국방 당국은 사태가 급속히 악화해 이스라엘이 전쟁에 다시 끌려들어갈 가능성에 대비해 면밀한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소셜미디어 엑스(X) 성명에서 “최고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항행 자유 위협 능력을 추가로 약화하기 위한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미국은 핵심 국제 수로를 자유로이 항행하는 민간인 탑승 상선을 겨냥한 이란의 이유 없는 공격에 책임을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관리는 로이터에 이번 공습이 전날보다 규모가 더 크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Kan)은 이번 공습과 관련해 미국이 최근 수 주간 이란과의 양해각서(MOU) 서명 이후 유럽으로 이전됐던 공중급유기를 중동 지역으로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급유기는 이전에 이스라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주기돼 있었다. 급유기의 역내 복귀는 전쟁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로 분석된다.

이란 국영 매체는 8일 하루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해군과 공군 소속 8명이 반다르아바스와 부셰르 일대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 3척을 공격하자 미군은 8일 새벽 이란 방공 시스템, 해안 감시 시설, 미사일·드론 발사 기지를 표적으로 첫 공습을 단행했으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에 맞서 바레인과 쿠웨이트 내 미군 기지를 보복 타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이번 교전을 두고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그는 “이들이 배 몇 척을 공격하자 우리가 훨씬 강하게 쳤다”며 “어떤 상황이 생기더라도 빠르게 끝날 것”이라고 말하는 한편, “나는 합의를 원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일을 마무리하자”는 발언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남부 차바하르 공습 사진을 올리며 “이것은 어제 이란이 선박을 폭격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며 “또다시 그런 일이 생기면 훨씬 더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도 이란이 선박 공격을 계속하면 “지옥같이 두들겨 팰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맺은 기본 합의는 우리가 봉쇄를 해제할 테니 너희는 선박을 공격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선박을 공격한다면 역대 어느 때보다 더 강하게 반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며 호르무즈해협 재봉쇄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란 정부 보안 소식통은 국영 프레스TV에 이란이 MOU에 따라 스스로 정한 항로 이외의 새로운 통항로 개설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란이 새로운 공격이 있을 경우 해협을 봉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에 맞서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려 한다면 미군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교전이 이스라엘과 직접 연관된 지역으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이스라엘군(IDF)은 상황이 급속히 악화할 것을 우려해 방어·공격 준비를 모두 포함하는 전면 경계 태세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12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투기에 무장을 갖추고 대기시키고 최신 정보에 기반한 표적 목록도 준비해뒀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 이전에 미국으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는 미·이란 합의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이란 군사력을 더 약화시킬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는 측면도 있다.

중재국 파키스탄은 자제를 촉구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이슬라마바드 MOU 하에서 자국의 의무를 이행할 것을 모든 당사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카타르와 파키스탄을 중재국으로 한 MOU 협상을 이끌었던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카타르 모하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타니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외교적 수단을 통한 역내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한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번 교전 상황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팟캐스트 진행자 샤론 갈과의 인터뷰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의 이스라엘 방문 취소를 두고 다른 의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왜 나를 실망시킨다고 생각하느냐. 어쩌면 다른 무언가를 의미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몇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번 교전이 미국과 이란 간 합의의 핵심 목표들을 전혀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한 강한 불만을 표명해왔으며, 이란의 핵·탄도미사일 능력 제거와 정권 붕괴 조건 조성이 이뤄지지 않은 것을 지적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