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전쟁 전보다 78% 줄었지만, 같은 기간 외국 카드 결제액 감소 폭은 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과 무관한 온라인 구매와 생활 소비가 결제액을 떠받치면서 관광업계의 실제 타격이 가려졌다고 이스라엘 경제매체 칼칼리스트가 29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국가 결제망 운영사 슈바(Shv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 발행 카드의 이스라엘 내 결제액은 약 97억셰켈이었다. 전쟁 발발 전인 2023년 상반기 105억셰켈보다 약 7.8% 줄어든 수준이다.
반면 관광객 수는 훨씬 가파르게 줄었다. 이스라엘 관광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입국 관광객은 약 43만명으로, 2023년 같은 기간 197만명보다 약 78% 감소했다.
관광 업종의 결제 실적은 관광객 감소 추세와 맞아떨어졌다. 2023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외국 카드 결제액은 △호텔·숙박시설 43.9% △식당·카페 36.5% △면세점 52.8% 각각 줄었다. 2023년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철검 전쟁’ 이후 급감한 관광객 수를 그대로 반영한 수치다.
전체 결제액이 비교적 선방한 이유는 결제가 이뤄진 곳에 있었다. 관광과 거리가 먼 업종에서 결제가 크게 늘었다. 델리·정육점·제과점의 외국 카드 결제액은 2023년 상반기보다 52.4% 증가했다.
슈바는 이 증가분이 관광객이 아닌 이스라엘 거주자의 일상 소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유대인 단체 등이 전쟁 피해 지역 주민을 돕기 위해 외국 카드로 식료품을 대량 구매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결제 방식별로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외국 카드의 온라인 결제액은 2023년 상반기보다 약 1% 늘었지만, 대면 결제액은 약 18% 줄었다. 슈바는 해외 유대인 단체들이 전쟁 피해 공동체에 필요한 물품을 원격으로 구매한 것이 온라인 결제 증가의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거래는 관광객의 실제 방문과 무관하지만, 결제 시스템상 ‘관광객 카드’ 사용으로 집계된다.
물가 상승도 착시를 키웠다. 이 기간 물가가 약 10% 오른 만큼, 실제로 구매한 상품·서비스의 양은 명목 결제액 감소율 7.8%보다 더 크게 줄었다는 의미다.
외국 카드 사용자 구성이 달라진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스라엘 알리야·통합부(이민 담당 부처) 자료에 따르면 2023~2026년 이민자 수가 급감한 것은 거의 전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출신 이민이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프랑스·영국·미국 등 서방 국가 출신 이민은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었다.
이들 신규 이민자는 이스라엘에 정착한 뒤에도 생활비나 정착 관련 지출에 해외에서 발급받은 카드를 계속 쓸 수 있다. 관광객은 아니지만 결제 통계에는 외국 카드 사용으로 잡히는 셈이다. 이스라엘에 머무는 외교관·언론인·국제구호단체 관계자의 지출도 외국 카드 결제액을 끌어올리지만, 관광객에 의존하는 업체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탈리 홀렌베르그 슈바 마케팅·사업개발·영업 담당 부사장은 칼칼리스트에 “카드를 통한 관광객 지출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전쟁 전 수준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홀렌베르그 부사장은 “올해 상반기 관광객이 △호텔·숙박 △식당·카페 △렌터카 △면세점 △여행사 등 전통적 관광 5개 업종에서 쓴 금액은 약 26억2000만셰켈”이라며 “2023년 상반기 43억셰켈보다 40% 넘게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격차가 전체 결제액 증가보다 더 중요한 지표”라며 “호텔 투숙, 식당 이용, 렌터카, 면세점 쇼핑 등 현장의 실제 관광객 규모를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외국 카드 결제액 전체는 전쟁 전 수준에 근접했지만, 관광객에 기대는 업종의 매출은 여전히 크게 위축된 상태라고 칼칼리스트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