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티오피아항공 화물기가 12일 새벽 아디스아바바에서 이륙한 뒤 이스라엘 영공 진입을 거부당하고 회항했다. 이스라엘 당국이 조종사 가운데 1명이 인도네시아 국적인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Ynet)은 13일 이같이 보도했다.
인도네시아는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가 없는 나라다. 와이넷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은 항공기가 에티오피아를 떠난 뒤에야 승무원 명단을 받았다. 이후 확인 과정에서 조종사 1명의 인도네시아 국적이 드러났다.
화물기는 영공 진입이 막히자 아디스아바바로 돌아갔다. 비행 중에는 바다 위에서 연료를 버렸다. 에티오피아 공항에서는 인도네시아 국적 조종사가 벤구리온공항 진입이 허용된 다른 조종사로 교체됐다.
와이넷은 이번 사례가 플라이두바이(flydubai) 여객기 납치 시도 이후 외국 승무원 검색 강화가 효력을 내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플라이두바이 사건과 달리 부적격 승무원을 가려내는 책임 당국이 규정대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다만 와이넷은 한 가지 핵심 의문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외국 항공사는 출발 전에 승무원 명단을 내도록 돼 있는데, 명단이 이륙 후에야 국가승객검색센터에 전달되는 이유다.
플라이두바이 사건은 오만 국적 부조종사 하맘 알하마미가 여객기 납치를 시도한 사건이다. 오만 역시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가 없다. 이 사건으로 외국 승무원을 누가 어떻게 검색하는지를 둘러싼 의문이 제기됐다.
와이넷에 따르면 서류상 외국 항공편의 책임은 교통부에 있다. 교통부 보안·비상·사이버 부서가 항공보안작전센터를 통해 외국 항공편의 보안 위험을 평가하고 항공사에 보안 지침을 내리게 돼 있다. 그러나 교통부는 정보기관이 아니어서 승객과 승무원의 정보 배경 조사를 할 수단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 때문에 교통부 절차는 출발국의 보안 검색과 항공사의 약속에 일부 의존한다.
플라이두바이 사건에서는 교통부가 승무원 명단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랍에미리트 항공사인 플라이두바이는 직원을 자체 검증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가 없는 나라 출신 조종사가 배정되지 않도록 승무원 배정 시스템에 제한을 뒀다고도 통보했다. 그러나 알하마미는 해당 항공편에 배정됐다.
2023년 제정된 국가승객검색센터법에 따라 교통부 보안 부서는 외국 항공편 승무원 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권한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교통부는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된 이후 이 권한을 행사하지 않았다.
마탄야후 엥글만 국가감사원장은 이미 2024년 5월 이스라엘 발착 국제 민간항공 보안에 관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외국 항공사 항공기 보호를 포함해 심각한 결함과 보안 공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핵심 권고 중 하나는 국가안보회의가 포괄적 검토를 주도하라는 것이었다. 검토에는 교통부와 재무부, 이스라엘공항공사, 신베트(보안국), 경찰이 참여해 항공보안 정책 전반을 다시 마련하라는 취지였다.
와이넷은 지난 6일 크네세트(의회) 외교국방위원회가 플라이두바이 사건을 비공개로 논의한 뒤에야 교통부 보안 부서가 국가승객검색센터에 접근 권한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요청 내용은 승무원 국적 정보를 즉시 열람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교통부는 지난 3년간 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국세청 관계자들은 공격 시도 훨씬 이전부터 여러 차례 접근 권한 마련을 명시적으로 요청했다고 확인했다.
교통부 대표가 공식 접근 권한을 받은 뒤 교통부는 데이터베이스가 기술적으로 48시간 전 승무원 국적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센터법은 출발 48시간 전 제공을 요구한다. 정보는 출발 시점에 가까워서야 갱신돼 사전 보안 검색에는 이미 늦을 수 있다. 교통부는 이 방식에 불만을 제기했다. 그러나 출발 직전 승무원 정보를 전달하는 절차 자체가 교통부의 인지와 승인 아래 마련된 것으로 이후 드러났다.
와이넷은 이번 사건이 이스라엘 당국이 부적격 승무원을 식별해 항공기의 영공 진입을 막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런 검색이 항공기가 이미 하늘에 떠 있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이유는 여전히 해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