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예루살렘 성전산 인근에서 출토된 약 2,700년 전 점토 조각.쐐기문자로 새겨진 이 조각은 예루살렘에서 발견된 최초의 아시리아 비문으로, 2025년 10월 22일 이스라엘 고고학청(IAA)이 공식 발표했다.(사진=에밀 알아젬/이스라엘 고고학청 제공) © |
성전산 인근서 발굴된 점토 조각, 히스기야 시대 ‘조공 지연 통지서’로 추정
이스라엘 고고학청(IAA)은 예루살렘 성전산 서쪽에서 기원전 7세기경 앗시리아 제국과 유다 왕국의 공식 서신 교류를 입증하는 점토 인장 조각을 발견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예루살렘에서 발견된 최초의 앗시리아 문자(쐐기문자) 비문으로, 성경에 기록된 히스기야 왕과 산헤립 왕의 조공 갈등을 직접 뒷받침하는 사료로 평가된다.
“조공 지연에 대한 항의”… 2.5cm 크기 점토 인장
발굴된 유물은 길이 약 2.5cm의 작은 점토 조각(fragment)으로, 아카드어 쐐기문자로 ‘납기일: 아브월 초하루’, ‘수레를 잡는 자(고위 관리)’ 등의 단어가 새겨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앗시리아 왕실이 유다 왕에게 보낸 세금 납부 통지문(royal sealing)의 일부로 보고 있다.
연구팀의 피터 질버그 박사(바르일란대)는 “이 비문은 왕실 문서를 봉인할 때 쓰인 공식 인장으로, 유다 왕국이 앗시리아에 바쳐야 할 조공이 지연됐다는 내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질 분석 결과, ‘니네베산 점토’
유물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예루살렘 지역 토양과 완전히 다른 티그리스 강 유역의 점토 성분으로 확인됐다. 이는 해당 인장이 앗시리아 본토(니네베·아슈르·님루드 등)에서 제작돼 예루살렘으로 전달된 공식 문서였음을 보여준다.
아나트 코헨바인베르거 박사(IAA)는 “점토의 광물 조성은 분명히 앗시리아 중심 도시의 지질과 일치한다”며 “이 인장이 예루살렘에서 제작된 것이 아님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성경 기록과 정확히 맞아떨어져
학자들은 이번 발견이 열왕기하 18장의 사건과 맞물린다고 지적한다. 히스기야 왕은 산헤립 왕에게 300달란트의 은과 30달란트의 금을 바치기로 약속했으나 일시적으로 조공을 미루었다가 침공을 당했다는 기록이 있다. 비문 속 ‘조공 지연’ 문구는 바로 그 시기의 정치적 긴장을 보여주는 실물 증거로 해석된다.
IAA 발굴책임자 아얄라 질버슈타인 박사는 “이 작은 조각이 당시 유다 왕국이 앗시리아의 영향권 아래 있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예루살렘 행정 중심지에서 이런 유물이 발견된 것은 매우 상징적”이라고 말했다.
예루살렘의 위상, 그리고 ‘히스기야의 편지’
이번 유물은 성전산 서쪽 다윗성 인근 행정 건물 유적지에서 출토됐다. 이 지역은 기원전 8~7세기경 유다 왕국의 관료와 대신들이 거주하던 구역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 문화유산부 아미하이 엘리야후 장관은 “예루살렘 한복판에서 앗시리아의 공식 인장이 발견된 것은, 성경이 말하는 유다 왕국의 수도로서의 예루살렘의 위상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것은 단순한 고고학적 발견이 아니라, ‘히스기야의 편지’가 실제로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