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7일 극우 정당인 오츠마 예후디트(대표 이타마르 벤그비르)와 종교시온주의당(대표 베잘렐 스모트리흐)에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두 당을 통합할 것을 공개 촉구했다. 최근 발족한 신생 정당 이스라엘 국민당(대표 오퍼 윈터 전 이스라엘군 장성)이 여론조사에서 6석을 확보하며 종교시온주의당을 원내 진입 문턱 아래로 밀어낼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다.
네타냐후 총리는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 성명에서, 우파 진영이 여러 소수정당으로 쪼개지면 표가 분산돼 결국 선거에서 패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1992년 총선을 예로 들며 “당시에도 우파가 좌파보다 많은 표를 얻었지만 정당이 세 개로 나뉘어 원내 진입 문턱을 넘지 못했고, 결국 좌파에 패해 오슬로 협정이라는 재앙과 야세르 아라파트, 하마스로 이어지는 일련의 재앙을 겪었다”고 말했다. 1992년 총선은 이츠하크 라빈이 이끄는 노동당이 우파를 누르고 집권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오슬로 협정을 체결한 선거로, 이후 하마스가 세력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네타냐후 총리 측 주장이다. 그는 “매번 우리가 함께 나섰을 때 승리했다”며 벤그비르 대표와 스모트리흐 대표 사이에 개인적 앙금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며칠 안에 두 사람을 초청해 통합을 성사시키겠다고 밝혔다.
두 당은 2022년 총선에서 함께 출마했으나 선거 직후 결별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의 히브리어 자매지 즈만 이스라엘이 2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두 당이 다시 통합할 경우 8석을 확보할 수 있지만 각자 출마하면 오츠마 예후디트만 6석을 얻고 종교시온주의당은 원내 진입 기준(득표율 3.25%)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그비르 대표는 성명을 내고 네타냐후 총리가 오히려 오츠마 예후디트를 약화시켜 야권 대표 주자인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당 대표와 손잡고 중도 성향 통합정부를 구성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신도 나도 진실을 알고 있다, 당신은 오츠마 예후디트를 약화시켜 아이젠코트와 함께 ‘광범위한 국민정부’를 세우려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스모트리흐 대표가 윈터 대표와 손잡아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오츠마 예후디트가 강해지고 스모트리흐와 윈터가 함께 출마해야만 완전한 우파 정부를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재반박 글을 올려 벤그비르 대표에게 “우파를 무너뜨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당신 영상을 이해할 수 없다, 내가 당신에게 스모트리흐와 통합하라고 요청하는 게 ‘약한 오츠마 예후디트’를 원해서라고? 오히려 정반대”라며 “모든 여론조사에 따르면 벤그비르plus스모트리흐 기술적 연합은 강한 정당이 돼 우파 진영을 강화하고 표를 낭비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편집자 주: 원문 표기상 ‘+’ 기호 사용, 이하 통일) 이어 그는 “스모트리흐는 원내 진입 기준선에 걸려 있다, 그와 통합하지 않으면 아이젠코트에 야이르 골란과 아랍계 정당들이 가세한 좌파 정부가 들어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땅과 국민, 국가의 운명이 걸려 있다, 개인적 야심 때문에 나라를 위험에 빠뜨릴 순 없다, 지금이 통합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앞서 윈터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자신이 이끄는 이스라엘 국민당이 총선 이후 총리 후보로 네타냐후 총리만 추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우파 진영의 일원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파 진영의 지도자이며 우리가 추천할 유일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언은 즈만 이스라엘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 국민당이 6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난 직후 나왔으며, 비슷한 지지층(종교적·우파 성향·정착촌 지지 유권자)을 놓고 경쟁하는 종교시온주의당은 원내 진입에 실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아이젠코트 대표의 야샤르당이 26석으로 원내 1당을 차지했고,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22석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의 비야하드당이 14석,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대표의 이스라엘 베이테누가 10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샤스당은 9석, 토라유대주의연합(UTJ)과 더 데모크라츠(The Democrats)가 각 8석, 하다시-타알-발라드 연합명부와 오츠마 예후디트가 각 6석, 라암이 5석을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교시온주의당 외에도 베니 간츠 전 국방장관의 청백당, 요아즈 헨델·칠리 트로퍼가 이끄는 시온주의자의집, 길라드 에르단·율리 에델스타인의 유니티당도 모두 원내 진입 기준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에 반대하는 이른바 ‘교체 진영’ 정당들은 총 58석을, 이스라엘 국민당을 포함한 친네타냐후 진영은 51석을 얻어 과반(61석)에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11석은 하다시-타알-발라드와 라암 등 아랍계 정당 몫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이스라엘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4.4%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