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알화 폭락·하메네이 피살 복수 실패…이란 체제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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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쿰 지역의 길거리 상인 모습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이란 통화 리알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폭락하고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피살에 대한 보복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슬람 공화국 체제의 내부 균열이 심화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이 분석했다. 미국과의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겉으로는 평온을 유지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체제 자체가 감당하기 힘든 복합 위기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란 환율은 최근 달러당 2억 리알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경제 지표가 아니라 국민들의 절박한 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시장은 생존을 위한 사투의 현장이 됐고, 체제와 가까운 특권층과 일반 국민 사이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부는 화려한 카페에서 찍은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반면, 다른 이들은 저녁 식사용 달걀 하나 사기도 버거운 처지다.

와이넷은 통화 폭락이 정권과 국민 사이의 마지막 신뢰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짚었다. 그동안 이란 정부는 정치적 복종의 대가로 안정과 경제적 안전을 약속해 왔는데, 살인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 약속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갑이 완전히 비면 치안 기구에 대한 두려움도 옅어지기 마련이어서, 다음 시위가 벌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와이넷의 진단이다.

체제에 더 깊은 상처를 낸 것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피살이라는 상징적 실패다. 하메네이가 암살된 이후 이란 지도부는 겉으로 평상시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이려 하지만, ‘지도자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와이넷은 전체주의 체제에 가장 위험한 것은 외부 반대세력이 아니라 내부 지지 기반의 붕괴라고 지적했다.

과거 강경 보수 성향의 골수 지지층 사이에서도 서방을 상대로 한 정권의 무기력함에 큰 충격을 받고 있다는 게 와이넷의 분석이다. 하메네이 피살에 강력히 보복할 것이라는 기대는, 정작 지도부가 협상을 통해 제 살길을 찾으려 한다는 실망감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이슬람 공화국의 지지자로 여겨온 많은 이란인들에게는 적의 힘이 커진 것보다, 한때 다른 나라를 위협하던 정권 자신이 초라하고 무력해졌다는 사실이 더 큰 비극으로 다가온다고 와이넷은 전했다. 자신들의 ‘사자’가 제 그림자에도 겁먹는 고양이에 불과했다는 깨달음은 급진 종교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신념의 위기라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부는 오히려 여성에 대한 히잡 단속을 강화하는 쪽을 택했다고 와이넷은 지적했다. 정권의 정당성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고 경제와 지지 기반이 함께 무너지는 시점에, 유연한 태도 대신 거리의 여성들을 상대로 한 승산 없는 싸움에 막대한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는 것이다.

와이넷은 이런 강경 단속이 오히려 체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시민들에게조차 강경 단속은 정부의 총체적 무능을 보여주는 상징이 됐고, 거리마다 매일 충돌이 벌어지는 현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정부를 빵도, 안전도 주지 못하면서 개인의 자유를 억누르는 데만 능한 존재로 바라보고 있다고 와이넷은 전했다.

와이넷은 지금 이란에서 벌어지는 균열이 단순한 이분법적 대립을 넘어선다고 분석했다. 신실한 지지 기반 내부에서조차 지도부의 전략적 방향에 의문을 품는 실망감이 커지고 있고, 개혁이 아닌 체제 붕괴 자체를 원하는 젊은 세대의 분노도 함께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와이넷은 이런 정당성 붕괴가 되돌릴 수 없는 지점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국민들이 성직자 집단의 현대국가 통치 능력에 대한 믿음을 이미 오래전에 접었다는 것이다. 이슬람 공화국에 남은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으며, 관건은 체제 변화 여부가 아니라 이 내부의 화산이 어떤 힘으로 폭발할 것인가라고 와이넷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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