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야권 대표 5인, 상호 비방 중단하고 ‘반네타냐후 연대’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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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당 대표, 야이르 골란 민주당 대표, 나프탈리 베네트 베야하드당 대표,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베이테누당 대표가 26일 텔아비브의 라피드 전 총리 자택에서 회동 장면 (사진=본인 측 제공)

이스라엘 야권 주요 정당 대표들이 다음 달 27일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선거 기간 서로를 공격하지 않고 차기 정부 구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당 대표 등 야권 지도자 5명은 26일 텔아비브의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 자택에서 1시간가량 회동한 뒤 이 같은 내용의 공동 원칙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아이젠코트 대표와 함께 나프탈리 베네트 베야하드당 대표, 같은 당 2번 후보인 라피드 전 총리, 야이르 골란 민주당 대표,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베이테누당 대표가 서명했다. 베네트 대표와 라피드 전 총리는 2021~2022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잠시 실각시킨 이른바 ‘변화의 정부’를 함께 이끌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이번 선거가 국가의 미래에 결정적이라는 점을 인식한다”며 “이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복구와 재건에 헌신하는 시온주의적·책임 있는 정부를 세우는 것이 우리의 공동 목표이며,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에 바로잡음과 희망을 가져오기 위해 단결했고 결의에 차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늘부터 정부 출범 때까지 우리 중 누구도, 또 우리를 대리하는 누구도 같은 진영의 다른 정당이나 그 대표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같은 서약은 최근 야권 내부 갈등이 심화된 데 따른 것이다. 아이젠코트 대표는 자신의 정당이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크게 앞서는데도 베네트·리베르만 대표가 자신을 진영 단일 총리 후보로 지지하지 않는다며 두 사람을 비판해왔다. 좌파 성향의 골란 대표와 강경 우파 성향의 리베르만 대표도 간간이 서로를 공격해왔다.

선언문에 따르면 참여 정당들은 서명 후 48시간 안에 공동 실무그룹을 꾸려 △투표율 제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보장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실무그룹은 차기 정부의 정책도 준비한다. 여기에는 초정통파 유대교도(하레디)의 병역 의무화 문제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기습 공격에 대한 국가조사위원회 설치가 포함된다. 국가조사위원회는 대법원장이 위원을 임명하는 최고 수준의 독립 조사기구로,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설치를 거부해왔다.

이들은 또 전 국민 각계각층으로 지지층을 넓혀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선거 직후 곧바로 ‘복구와 재건의 정부’ 구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선언문은 “이 나라와 그 가치, 그 힘을 믿는 모든 시민이 선거일에 투표에 동참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호소했다.

반면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는 이번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다. 간츠 대표는 친네타냐후·반네타냐후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은 ‘캐스팅보트’ 정당을 표방해왔지만,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의회 진입 최저 득표율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간츠 대표는 회동이 열리는 동안 라피드 전 총리 자택 앞에 ‘진영 정치가 이스라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문구를 담은 이동식 광고판 차량을 세워뒀다.

실제로 선거 판세는 팽팽하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의 히브리어 자매 매체 즈만이스라엘이 24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친네타냐후 진영과 반네타냐후 진영은 각각 53석으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는 120석으로 과반인 61석을 확보해야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 어느 쪽도 상대 진영 이탈 세력이나 아랍계 정당의 지지 없이는 정부를 꾸리기 어렵다는 의미다.

같은 조사에서 야권 지지층의 3분의 2는 진영 단일 총리 후보를 합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야권은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했으며, 아이젠코트·베네트·리베르만 대표가 모두 총리직 도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중도 성향인 아이젠코트 대표의 야샤르당은 23석으로 선두를 지켰고, 베네트 대표의 베야하드당과 리베르만 대표의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각각 12석과 10석에 그쳤다.

아랍계 보수 정당 라암은 6석을 얻을 것으로 조사됐다. 라암은 차기 정부 참여 의사를 밝혀왔으며, 2021~2022년 ‘변화의 정부’에도 참여한 바 있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 자신도 라암의 연정 참여를 놓고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아이젠코트 대표는 26일 라암이 현재로서는 자신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자신이 이끄는 정부에 라암을 포함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라암의 지지에 기대는 소수 정부 가능성은 여당 선거운동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네타냐후 총리와 연정 측은 아이젠코트 대표 등 야권 지도자들이 아랍계 정당에 의존하는 정부를 세우려 한다고 공격하고 있다.

한편 현 연정이 과반을 차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라암과 또 다른 아랍계 정당인 아랍공동명부(조인트 리스트)의 이번 총선 출마 자격을 박탈했다. 다만 이스라엘 대법원은 과거 이 같은 결정을 여러 차례 뒤집은 바 있어, 이번에도 결정을 번복할 것으로 널리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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