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0월 10일이 포함된 주말에 이란을 대규모로 공습하는 방안을 군에 준비시켰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대해 작전은 실행되지 않았다. FT는 사안에 정통한 3명의 소식통을 인용했다.
F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며칠간 이어지는 폭격 작전 준비에 이미 착수한 상태였다. 목표물은 핵시설과 발전소 등 민간 기반시설, 이란 정권 관련 시설이었다. 작전 규모는 2월 미국과 함께 시작한 공동 공세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소식통 3명은 작전이 진행되지 않은 주된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를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전에 전쟁을 재개하는 데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군사 행동이 경제와 에너지 가격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적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는 점도 언급됐다.
작전은 미뤄졌지만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 재개 위협을 이어가고 있다. 논의 내용을 아는 한 소식통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이스라엘과 미국이 공습을 재개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FT에 말했다. 이 소식통은 “합의가 이뤄지거나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핵 프로그램,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에 대한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포괄적 합의의 일환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19일 이스라엘에 도착해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 국방 고위 당국자들을 만났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 측은 미국 측에 이란 내 목표물의 갱신 목록을 제시했다. 최근 수개월간 수집한 새 정보를 토대로 한 목록이다. 목록에는 지난 군사작전에서 공격하지 않은 민간 기반시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0월 작전에 미국이 직접 참여할 예정이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이스라엘이 단독으로 작전을 수행하려 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른 소식통은 이스라엘의 공습 준비가 협상 중인 테헤란에 대한 압박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소식통은 군사작전 재개 여부의 최종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달렸다고 밝혔다.
안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FT에 이란이 심각한 경제·군사적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켈리 부대변인은 이란 항구를 봉쇄하면서 걸프 국가들의 원유 선적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게 하는 미국의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중간선거 전에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27일 총선을 앞두고 경계 태세를 높이고 있다. 군은 22일부터 선거일 이후까지 장병 휴가를 취소하기로 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안보 위협 속에서 선거를 안전하게 치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국방 당국 내부에서는 또 다른 전쟁이 민주적 절차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직과 전직 안보 당국자들은 총선 직전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이면 투표 과정과 이후 조각 작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악시오스는 13일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선거 전에 이란 공습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 당국자는 이후 그런 대화가 있었다는 점을 부인했다. 이스라엘 총리실도 당시 네타냐후 총리가 선거 전 전쟁을 추진한다는 것을 부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9일 이스라엘 공군기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에서 “도널드, 당신은 우리가 끝내야 할 일이 있다고 말했고 우리는 함께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훌륭한 전사이고 우리는 곧 그것을 증명할 것”이라며 “당신은 내가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라고 답했다.
이란과의 긴장은 4월 휴전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 휴전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동 공세 이후 성사됐다. 이후 몇 달간 워싱턴과 테헤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갈등 속에 서로 공격을 주고받았다.
FT는 네타냐후 총리가 총선 이후 조각에 실패해도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과도 총리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정권 이양기에 전쟁을 결정할 가능성을 놓고 국방 당국 내부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FT가 거듭 논평을 요청했으나 이스라엘 총리실은 답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