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 이란 재공습 계획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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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28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회동 장면 (사진=기자청)

미군과 이스라엘군이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란을 재공습할 구체적 계획을 세웠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의 미국 당국자와 사안을 보고받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양국 군은 짧고 강도 높은 작전을 상정해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양국 군은 공습 기동을 연습하려고 이라크 상공에 항공기를 띄우는 훈련을 늘렸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번 주 이스라엘에서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났다. 미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두 사람은 새 공습 방안을 논의했다. 타격 대상에는 △에너지 기반시설 △핵시설 △미사일·드론 무기고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당국자는 한 차례 더 대규모 공격을 가하면 이란 경제가 한계에 몰릴 수 있다고 본다. 8개월 가까이 이어진 전쟁 끝에 이란이 외교적 양보에 나서도록 압박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부 미국 계획 담당자는 사흘간 집중 공습으로 이란의 입장을 바꿀 경제적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다만 다시 벌어질 전쟁이 올해 2~4월의 1차 대규모 공습보다 성공하리라 보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있다. 당시 전투는 세계 에너지 가격과 물가를 끌어올렸다. 중동 안보 여건을 악화시켰고 미국 국방부의 요격미사일 재고에도 큰 부담을 줬다. 미국 당국자들은 그동안 이란 정권의 붕괴를 자주 예상했다. 그러나 다른 서방 당국자들은 이란 정부가 지금까지 경제적 압박을 견뎌 왔다고 지적했다.

데이나 스트로울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방부 중동정책 최고 책임자를 지냈다. 현재는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에 소속돼 있다. 스트로울은 “전쟁의 이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벌인 재래식 군사작전과 현재의 가혹한 경제 제재, 미국의 해상 봉쇄가 정권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협상장에 돌려놓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모두 “불안정과 분쟁이 커지는 지역에서 추가 전쟁이 이 전략적 딜레마를 어떻게 바꿀지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 공습을 승인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그는 올해 들어 대규모 전투 복귀 계획을 여러 차례 거부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국방 당국자들에 따르면 양국은 이달 초에도 공격 직전까지 갔다. 양국 군은 광범위한 준비를 마치고 공군을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에 둔 상태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개시 직전 막판에 공격을 다시 미뤘다.

한 지휘관은 익명을 전제로 이런 상황이 계획 담당자들에게 “하루하루 이어지는 급격한 방향 전환”을 안긴다고 말했다. 군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몇 주 안에 결정할 어떤 군사 옵션도 이행할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다.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중 공격을 시작할 가능성이 작게나마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거 뒤로 미룰 정치적 이유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달 초 선거 전에는 공격하지 않겠다고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약속한 점도 이유로 꼽혔다. 미국은 항공모함 3척과 해병대 수천 명, 전투기, 특수작전부대 등 전력을 11월 초에야 모두 갖출 예정이다. 미군은 야간 공격을 선호하는데 다음 달 초에는 이란 상공의 밤 시간이 길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휘발유 가격이 더 오르는 것을 피하려 한다. 일부 당국자는 이 때문에 정유시설과 석유 기반시설이 타격 대상에서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자들에 따르면 양국 군은 이란 핵 프로그램을 겨냥한 작전 계획도 짜고 있다. 대상에는 깊이 매설된 핵시설 곡괭이산(Pickaxe Mountain) 공격이 포함될 수 있다. 이란에서는 이곳을 쿠콜랑(Kooh Kolang)이라 부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곡괭이산에 GBU-43/B 대형공중폭발폭탄(MOAB)을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무게는 2만2000파운드(약 10t)이며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별칭 때문에도 이 무기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기 전문가들은 MOAB가 지표 위에서 터진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넓은 범위에 폭풍을 일으키지만 화강암으로 이뤄진 지하 시설은 파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군 당국자들은 투하를 맡을 저속 MC-130 수송기가 이란의 대공포화에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27일 치러지는 이스라엘 총선도 계획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패배하면 과도 총리가 돼 전쟁을 개시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분석가는 네타냐후 총리가 합동 공습 임박을 내세워 경쟁 세력을 압박할 수 있다고 본다. 전쟁을 관리할 통합 정부에 참여하라는 것이다. 이는 집권 연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직후 야당 일부를 전시 내각에 포함한 통합 정부를 꾸린 바 있다.

네타냐후 전기를 쓴 마잘 무알렘 이스라엘 정치평론가는 “그는 이를 광범위한 비상정부 구성 요구에 활용할 수 있지만 정치적 경쟁자들의 깊은 의심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알렘은 “이란이 공격한다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공격을 먼저 개시하는 것은 그에게 극도로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쟁이 더 큰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국무부는 21일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비필수 정부 직원과 가족에게 출국을 명령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민병대는 사우디 내 시설에 대한 공격을 이어 가고 있다. 백악관의 한 당국자는 21일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군사 계획은 논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란의 핵무기 확보를 막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선택지를 열어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당국에 여전히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다. 일부 당국자는 그가 전쟁 초기 숨진 부친 고 알리 하메네이만큼 강력하지 않다고 본다. 이슬람혁명수비대 강경파가 주요 결정을 내린다는 시각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전쟁의 매 국면마다 이란 지도부가 덜 타협적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최종 목표가 정권 전복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란 당국자들은 미국의 전쟁 계획을 알고 있으며 새 표적과 전술을 개발해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에는 보복 대상을 상선과 지역 내 에너지 기반시설에서 데이터센터와 해저 인터넷 케이블로 넓히겠다고 공언했다. 또 전투가 신속하지도, 제한적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헤란의 정치분석가 페이만 살레히는 곡괭이산이 공격받으면 사우디 주요 정유시설을 타격하는 방안이 이란의 보복 계획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아람코도 대상에 든다. 유가와 에너지 가격이 즉각 급등하기 때문이다. 살레히는 “이번 전쟁으로 트럼프를 압박할 최선의 지렛대가 유가와 에너지 가격 인상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이것이 미국인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흐디 모함마디는 이란 협상 대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장군의 고위 고문이다. 그는 이번 주 소셜미디어에서 미국이 72시간 안에 공습을 끝낼 수 있다는 발상을 “환상”이라고 밝혔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이란이 정한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월 전쟁이 2주 걸릴 것이라고 했다는 점도 짚었다. 모함마디는 “우리의 공격은 더 맹렬하고 창의적이며 색다를 것”이라며 “우리는 단호하고 자신하며 강력한 계획이 이미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외교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협상단은 재개전 가능성을 지렛대 삼아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에 대한 요구를 관철하려 한다. 그러나 이란 협상단은 지금까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양보를 거부했다. 이란은 이 문제를 협상 후반으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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