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전 차관, 아랍정당 라암당과 동반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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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브 세갈로비츠(오른쪽)가 라암당에 합류하며 이 당의 첫 유대인 후보가 되는 장면 (사진=X@israel_elects)

요아브 세갈로비츠 전 크네세트(의회) 의원이 아랍계 정당 라암당 명단에 이름을 올려 오는 10월 27일 총선에 출마한다. 세갈로비츠와 라암당 대표 만수르 아바스는 31일 나사렛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이스라엘 아랍계 정당이 유대인 정치인을 자당 명단에 포함시킨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아랍계가 다수인 정당 가운데 공산주의 성향의 하다쉬당만 오랫동안 유대인 의원을 포함해 왔을 뿐, 라암당은 이런 사례가 없었다.

세갈로비츠는 이스라엘 경찰에서 강력범죄 전담 부서인 ‘라하브 433’을 창설하고 수사정보국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2021~2022년 나프탈리 베네트-야이르 라피드 연립정부에서 공공안보부 차관을 지내며 아랍계 이스라엘인 거주 지역의 범죄율을 낮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도 성향 예시아티드당 소속이던 그는 최근 크네세트 의원직에서 사퇴했다.

아바스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라암당의 최우선 과제는 무고한 시민을 겨냥한 범죄와 폭력 근절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랍계 부모들이 매일 밤 자녀가 무사히 집에 돌아올지 걱정하며 잠든다고 말했다. 이 목표를 이루는 유일한 방법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상대를 적이 아닌 인간으로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바스 대표는 아랍정당이 왜 유대인 경찰 출신을 필요로 하느냐는 질문에 “자신과 닮은 사람이 아니라 일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식을 땅에 묻은 아랍계 시민은 경찰관의 종교를 묻지 않고 왜 아무도 오지 않았는지를 묻는다고 덧붙였다.

세갈로비츠는 이번 결정이 시온주의와 유대적 가치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과 아바스 대표가 서로를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신뢰와 차이에 대한 인정, 공동 행동에 대한 의지를 바탕으로 정치적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아랍정당과의 정치적 파트너십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통념은 “근거 없는 거짓”이라고 반박하며, 정치적 파트너십이 만들어지는 방식의 틀을 깨고 싶다고 덧붙였다.

세갈로비츠는 라암당 정식 당원이 되지는 않으며 이른바 ‘기술적 동맹’ 형태로 명단에만 이름을 올려 출마한다. 그는 크네세트에서 독자적인 활동의 자유를 유지하며, 라암당도 당헌이나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 앞서 세갈로비츠가 이스라엘을 유대 국가로 인정할 것을 이번 동맹의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으나, 이날 발표에서는 이와 관련한 언급이 없었다. 이스라엘 채널12는 세갈로비츠가 향후 아랍계 시민에 대한 국가봉사(병역을 대체하는 공공서비스 복무) 제도 도입을 주요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이번 발표에 대해 세갈로비츠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추진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리쿠드당은 성명에서 세갈로비츠조차 아바스 대표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테러조직으로 인정하지 않고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디 에이젠코트,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야이르 골란 등과 함께 이들이 팔레스타인 국가 정부를 수립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이달 초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야권 지지층의 56%가 세갈로비츠가 합류한 라암당을 연립정부에 포함하는 데 찬성한다고 답했으며, 반대는 30%에 그쳤다. 이 조사는 라암당이 연립정부에 참여할 경우 전체 120석 가운데 야권 블록이 63석의 과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바스 대표는 최근 타이베에서 열린 라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독립적인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 그는 팔레스타인 자결권에 대한 자신의 신념이 향후 연정 협상에서 정책 변경 요구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야권 지도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스라엘 내에서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대한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

이스라엘 역사상 유대인이 아랍정당의 크네세트 대표로 활동한 사례는 드물다. 유일한 예외는 공산주의 성향의 하다쉬당과 그 전신 정당들로, 이들은 전통적으로 아랍계 정당 블록에 속하면서도 유대계와 아랍계가 함께하는 대표성을 유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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