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총선이 치러진 27일 주요 아랍계 도시의 투표율이 오후 6시 기준으로 이미 2022년 총선의 최종 투표율을 넘어섰다. 움알파흠, 라키야, 라핫, 카프르카셈 등이 대표적이다.
이스라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북부 최대 아랍 도시 움알파흠의 오후 6시 기준 투표율은 61.7%로, 2022년 총선 당일 최종 투표율(38.3%)을 크게 웃돌았다. 남부 네게브의 베두인 도시 라핫은 오후 4시에 이미 61%를 기록했다.
베두인 지역의 투표 열기는 특히 뜨거웠다. 정오 무렵 전국 투표율 1~3위를 모두 네게브의 베두인 마을이 차지했으며, 아타우나 부족 마을이 64.1%로 가장 높았다.
최종 아랍계 투표율은 7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랍 사회 전문 여론조사기관 스타트넷의 유세프 마클라데 대표는 이스라엘 경제지 칼칼리스트에 최종 투표율을 68~69%로 전망했다. 아랍계 투표율은 2021년 45%, 2022년 53%에 그쳤다. 종전 최고치는 아랍 정당들이 단일 명부로 출마해 15석을 얻은 2020년의 65%였다.
이보다 높은 전망도 나온다. 이스라엘 매체 JDN은 이날 오후 6시까지의 추이를 근거로 아랍·베두인 지역의 최종 투표율이 77~82%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랍계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이끈 것은 치안 악화와 현 정부에 대한 분노다. 마클라데 대표는 아랍 유권자들의 최우선 과제로 정부 교체와 범죄 근절을 꼽으며 두 가지가 서로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아랍 사회 치안 개선 단체를 이끄는 라위야 한다클루 대표는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에 “아랍인에게 이번 선거는 생존 자체를 위한 싸움”이라며 “안전과 평등, 미래가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그동안 선거를 거부해온 이들도 투표소로 향했다. 북부 마즈드알크룸의 약사 사이드 카바트는 와이넷에 “늘 선거를 보이콧했지만 이번에는 투표하겠다”며 “투표하지 않는 것은 스모트리치와 벤그비르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랍 지역에서는 ‘우리의 부재가 큰 대가를 치르게 했다’, ‘분노를 풀고 투표하러 가라’ 같은 구호를 내건 투표 독려 캠페인이 지역 단체장들의 지지 속에 펼쳐졌다.
아랍 정당 간 협력도 투표 열기를 끌어올렸다. 경쟁 관계였던 보수 이슬람 정당 라암과 아랍 정당 연합 조인트리스트는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잉여표 협정을 맺었다. 잉여표 협정은 의석 배분 후 남는 표를 상대 정당에 몰아주기로 한 약속이다.
아랍계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18%인 약 130만 명이다. 마클라데 대표는 아랍계 표의 85%가 아랍 정당에 갈 것으로 내다봤으며, 아랍 정당이 15석을 얻을 경우 조인트리스트가 9석, 라암이 6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다. 칼칼리스트는 아랍 정당의 의석이 늘수록 야권을 이끄는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아랍 정당의 지지 없이 정부를 구성하기는 더 어려워진다고 짚었다.
투표율 상승은 군소 정당에도 부담이다. 전체 유효표가 늘면 의회 진입 기준선인 득표율 3.25%를 넘기는 데 필요한 표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기준선 부근을 오가는 우파 군소 정당들이 특히 위험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파 진영은 아랍계 투표율을 앞세워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벤그비르 장관은 이날 아랍 도시 카프르카셈 입구에서 “아랍 지역 투표율이 전례 없이 치솟고 있다”며 “그들이 이기게 놔두지 말라”고 호소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리쿠드 지지자들에게 “비상 호출”이라며 “우리 선거를 훔치려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