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국방당국이 이란 정권의 내부 붕괴 가능성에 대비해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나 대체 지도부 구축, 영향력 공작, 지상작전 등 3대 전략을 제시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해 이스라엘의 ‘라이징라이온 작전’에 이어 올해 초 후속 군사작전인 ‘로어링라이온 작전’을 거치며 최고지도자가 교체됐다. 당시 공습으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사망했고, 그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직을 승계했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로어링라이온 작전 직후만 해도 이스라엘과 미국은 추가 작전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2월 이란 정권이 반정부 시위대를 상대로 대대적인 보복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워싱턴과 예루살렘 당국이 수집한 보고서에는 체포와 가혹한 고문, 그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시민들에 대한 광범위한 사례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은 무차별적 학살 정황이 드러나자 이스라엘 국방당국은 비공개 회의에서 “다음 작전의 순간은 반드시 온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스라엘의 이런 움직임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위협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탄도미사일 수천 기 생산 결정 때문만은 아니라고 매체는 짚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대량 학살을 방관해선 안 된다는 도의적 책임과 함께, 정권 붕괴로 이어질 과정을 진전시킬 전략적 기회를 동시에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비공개 회담에서 정권 전복에 대한 명시적 약속은 없었지만, 한 당국자는 “우리는 정권교체를 위한 여건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 대표단은 대체 지도부 마련, 표적 영향력 공작, 지상작전이라는 3대 축을 제시했다. 공습만으로는 정권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스라엘 안보 당국은 로어링라이온 작전 이후 6개월이 지난 현재, 이란 정권이 주변국에 대한 공세적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서서히 붕괴 경로를 밟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 과정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릴 수 있지만, 강도 높은 경제 제재와 국제사회의 공조가 이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이란 정권은 거리와 시장의 소요 사태, 치솟는 실업률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원유 수출은 사실상 전면 중단됐고 경제 상황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군사적 측면에서는 그간의 정보전·작전상 성과가 유지되고 있다는 게 이스라엘 당국의 평가다. 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재개하지 않았고 원심분리기도 이전하지 않았으며, 관련 시설 대부분은 여전히 지하 깊숙이 매몰된 상태다. 한 고위 안보 당국자는 “그들이 희석 작업 등 여러 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아무것도 옮기지는 않았다”며 “이란의 방위산업은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지하 핵심시설인 ‘곡갱이 산'(Pickaxe Mountain) 시설의 경우 이를 파괴할 만한 공중 폭탄이 없어 손상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상황은 일종의 ‘시계 게임’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게 매체의 진단이다. 미국 쪽 시계는 유가와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으로, 이란 쪽 시계는 날로 다급해지는 내부 사정으로 각각 측정된다는 것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정부 내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리가 아직 두 발로 서 있을 때” 외교적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란은 아직 양보안을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경제적 압박을 견뎌낼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의 전방위 제재 방침으로 테헤란이 받는 압박은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워싱턴은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와 중국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두 나라가 암시장에서 이란산 원유를 사들이며 테헤란의 주요 경제적 생명줄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가 이란의 제재 회피를 돕지 못하도록 설득하는 게 목표다.
이스라엘 국방당국 내부에서는 이란이 예상 밖의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제적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해 제한적 협상을 강제하고 새로운 타협안을 끌어내려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스라엘이 테헤란 측에 전달한 메시지는 명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공격에 나설 경우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붕괴 위기에 놓인 정권이 재건할 수 없을 정도로 핵심 국가 기반시설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 관리들 역시 또 다른 기습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테헤란 고위층의 긴장감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