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절 앞두고 다시 채워지지 못한 ‘빈 의자’

트럼프 “이스라엘이 악의 축을 꺾었다”… 인질 귀환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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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월절 예식을 위해 차려진 식탁  © 위키미디어 커먼즈

 

이스라엘은 유월절을 앞두고 인질로 남겨진 가족들을 향한 그리움 속에서 또 한 번의 ‘빈 의자’ 절기를 맞이하고 있다. 유월절은 고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탈출해 자유를 되찾은 성서 속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지만, 하마스에 의해 인질로 잡혀간 가족들을 기다리는 이들에게는 자유보다 상실의 의미가 더욱 짙게 다가오고 있다.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 기습 공격을 감행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가자지구로 납치한 지 18개월이 지났다. 현재까지 59명이 여전히 인질로 남아 있는 가운데, 올해 유월절도 인질 가족들에게는 ‘자유의 축제’라기보다 ‘부재의 증명’에 가깝다.

 

기브츠 나할 오즈 출신인 옴리 미란의 가족은 올해도 그가 없는 식탁을 준비했다. 부인 리샤이 미란 라비는 “2023년 유월절에는 네 식구가 함께였지만, 이제는 ‘아빠 옴리’ 없이 남은 자리만이 더욱 존재를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침입 당시 가족 전체를 이웃집으로 몰아넣고, 거기서 아버지들과 딸을 인질로 납치했다. 동료 인질이었던 차히 이단은 지난 2월 시신으로 귀환했지만, 옴리는 아직 생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딸은 매일 아버지에게 인사를 전하고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다. 막내 알마는 여전히 아버지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사진 속 인물을 ‘아빠 옴리’라고 부른다.

 

또 다른 인질 가족인 비키 코헨은 아들 님로드가 납치된 이후 한 번도 명절을 제대로 보낸 적이 없다. “가족이 모이는 순간마다 그가 없는 현실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한 그녀는 올해 유월절을 맞아 인질들의 존재를 잊지 않기 위한 특별한 방법을 선택했다. 그녀는 아이들을 위한 하가다(유월절 의식서)를 직접 제작해, 인질들과 관련된 상징들을 곳곳에 담아냈다. 사막을 사랑한 오하드 야할로미를 상징하는 전갈, 루빅스 큐브를 남기고 납치된 님로드를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 등이다.

 

코헨은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우리에겐 시간의 흐름이 고통일 뿐”이라며, 세계 각국 유월절 식탁에서 인질 한 명을 상징적으로 ‘입양’해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인질 석방을 위한 행동을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부 인질 가족은 올해 유월절을 함께 맞이하게 됐다. 로미 고넨은 15개월의 억류 끝에 지난 1월에 귀환했으며, 어머니 메이라브 레셈 고넨은 “지난해는 딸의 빈자리가 너무 커서 식탁에 앉을 수조차 없었다”고 회상했다. 올해는 가족이 다시 모였지만, 전쟁으로 희생되거나 부상당한 수천 명의 다른 가정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유월절 메시지에서 “수많은 이들이 ‘빈 의자’와 함께 명절을 보낸다”며, “우리는 구속의 세대를 넘어 부활과 승리의 세대다. 함께 인질을 되찾고, 적을 물리치며, 부상자를 안고, 희생자를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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