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이스라엘을 위로하는 한인 음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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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니엘 씨가 속해있는 예루살렘 윈드 오케스트라가 2024년 9월 독일에서 열린 Aue-Bad Schlema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6개 악기 독학, 세 개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김다니엘 씨

2021년 가족과 함께 이스라엘로 이주한 김다니엘 씨는 현지인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오케스트라 활동을 시작했다. 플룻, 알토색소폰, 테너색소폰, 베이스기타, 어쿠스틱 기타, 트럼펫 등 6개 악기를 독학으로 익힐 정도로 음악을 사랑하는 그는 현재 이스라엘에서 세 개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음악으로 연결된 오케스트라 공동체

다니엘 씨가 처음 합류한 ‘노쉬페이 하가이’ 오케스트라는 약 40명 규모의 클래식 단체다. 예루살렘의 한 콘서바토리에서 음악 디렉터를 우연히 만나 인연이 시작됐고, 입단 시험을 통과해 알토색소폰 파트로 활동 중이다. 히브리어 클래식 곡을 주로 연주하는 이 팀은 요양원, 병원, 정신지체 환자 시설 등을 찾아 위로공연을 펼치며, 연 8회 정도 이스라엘 전역에서 순회공연을 한다.

2022년에는 재즈 빅밴드 ‘아빌 레네슈파’에 합류했다. 약 20명으로 구성된 이 팀에서도 알토색소폰을 맡고 있다. 다니엘 씨는 “재즈는 처음이었지만 즉흥성과 에너지가 주는 즐거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 팀은 월 1~2회 병원이나 요양원 등에서 공연하며, 병원이나 요양원 공연에서는 관객들이 손뼉을 치거나 함께 노래를 부르는 등, 클래식 공연보다 훨씬 활기찬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같은 해 예루살렘 시청이 후원하는 ‘예루살렘 윈드 오케스트라’에도 입단했다. 60명 규모의 이 팀은 대부분 프로 연주자 수준으로, 자파 광장, 브엘셰바 대형병원, 대형홀 등에서 세계 명곡과 이스라엘 클래식을 연주한다. 2024년에는 독일 국제음악축제에 이스라엘 대표로 초청돼 13개국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 다니엘 씨가 속한 ‘예루살렘 윈드 오케스트라’가 대형홀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Bring Them Home’ – 이스라엘을 하나로 묶은 연주

다니엘 씨가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꼽은 것은 가이사랴 원형극장에서 열린 대규모 프로젝트 ‘Bring Them Home’이었다. 이 곡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약 1,000명의 뮤지션이 참여해 드럼만 35세트, 색소폰 70대가 동시에 울려 퍼진 장면은 장관이었다.

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단 한 곡을 위해 촬영했고, 방송 후 많은 이스라엘인이 눈물을 흘렸다”고 회상했다. 이 곡은 전쟁의 고통 속에서도 국민을 하나로 묶어주는 상징이 되었고, 이스라엘의 정체성과 애국심을 다시 일깨운 곡으로 평가받고 있다.

▲ 다니엘 씨를 포함한 천여 명의 뮤지션들이 인질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이사랴 원형극장에서 ‘Bring Them Home’이라는 곡을 연주해 전 세계를 감동시켰다.

음악으로 전하는 치유와 평안

다니엘 씨가 음악 활동 중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공연 중 관객이 눈물로 감사 인사를 전할 때”라고 말한다.

그는 요양원과 병원 환자들에게 평안을 전하며 “청력을 잃은 환자조차 음악의 진동으로 위로받는 것을 본다”고 전했다.

예루살렘 대형 병원에서는 단원들과 함께 매주 100여 개 병실을 순회하며 위문공연을 이어간다. 중환자실 공연까지 허가받은 팀은 드물다.

▲ 다니엘 씨가 정통 유대인 단원들과 함께 병원 위문 공연을 마치고 함께 찍은 사진.

전쟁 속에서 음악이 하는 역할

다니엘 씨는 “이스라엘에서 음악은 단순한 예술이 아니라 ‘삶의 기초’”라고 표현했다. “이 나라는 전쟁과 반유대주의 속에서도 음악을 통해 생명을 유지합니다. 모든 나라에서 음악은 중요하지만, 이스라엘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국가 ‘하티크바’가 보여주듯 음악은 감정의 통로이자 민족의 정체성”이라며 “어떤 장르든 음악이 나오면 모두가 춤추고 노래하는 나라”라고 설명했다. 결혼식, 장례식, 국립묘지 추모식까지 모든 순간에 음악이 함께하며, “장례식조차 노래로 감정을 표현한다”고 덧붙였다.

공동체 속에서 배운 애국심

세 팀에서 유일한 동양인 단원이지만, 다니엘 씨는 “진짜 가족 같은 공동체 속에 있다”고 말한다.

이스라엘은 가족 중심 문화가 강해, 안식일마다 단원들의 집에 초대받기도 한다. 그는 “이들의 삶에는 감사와 여유가 있다. 음악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하루를 즐기는 법을 배운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그를 감동시킨 것은 단원들의 애국심이었다. 많은 이들이 이미 전역한 상태였지만, 전쟁이 터지자 자발적으로 예비군에 복귀했다. 50대 후반의 한 단원은 중령으로 전역 후에도 다시 복무를 자원했다고 한다. “그들의 헌신을 보며 진심 어린 애국심을 느꼈습니다”

음악으로 화해와 화합의 다리를

다니엘 씨는 “전쟁이 계속되더라도 음악으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다”며 “고통받는 이들에게 회복과 희망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을 “상처 입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언어이자, 서로의 벽을 허무는 다리”라고 정의했다. “아랍인들조차 음악을 통해 왜곡된 시선이 녹아내리고, 진실과 화해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이스라엘과 세계를 잇는 선율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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