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커비 미국대사 “이란, 47년 만에 최약체…정권 교체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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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가 이란이 47년 6개월 만에 가장 약한 상태에 놓였다며 정권 교체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허커비 대사는 17일 예루살렘에서 미국 매체 미디어라인(The Media Line)과 인터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 내용은 19일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에 실렸다.

이번 인터뷰는 이란이 큰 타격을 입고도 핵 능력 확보에 나서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은 가운데 진행됐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가 홍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다음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허커비 대사는 이란의 현재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함께 나선 덕분에 이란은 47년 6개월 만에 가장 약한 지점에 있다”며 “군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약해졌고 달마다 더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1979년 현 이란 체제가 들어선 이후 가장 약한 상태라는 취지다.

정권 교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그렇게 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란 문제가 이스라엘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허커비 대사는 미국인 중에는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며 “궁극적인 표적은 언제나 미국이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미국과 전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허커비 대사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우라늄을 농축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의 뱃길을 통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허커비 대사는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지만 효과가 나고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란 국민이 다시 봉기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는 정부에 맞서려는 이란인들이 대부분 무장하지 않았다는 근본적 약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언젠가 또 한 번 봉기가 일어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다음에는 국민이 “더 잘 준비하고 무장해 진정으로 저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바논 문제와 관련해서는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 철수가 논의되고 있다. 레바논군이 남부까지 국가 권력을 확대하고 안보 공백을 막으면서 헤즈볼라에도 맞설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허커비 대사는 레바논군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점진적으로 가능할 것이며 스위치를 켜듯 되지는 않는다”며 “유일한 군대이자 유일한 안보 조직이라는 역할에 맞게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큰 타격을 입고도 여전히 활동하며 재건을 시도하고 있다고 허커비 대사는 설명했다. 이란이 자금과 무기를 계속 대는 한 헤즈볼라는 위협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UNIFIL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허커비 대사는 “UNIFIL은 문을 닫게 될 것이며 진작 그랬어야 했다”며 “전혀 효과가 없는 조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UNIFIL이 레바논을 더 자유롭고 나아지게 하는 데 기여한 구체적 사례를 하나도 꼽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철수 시점을 묻자 몇 달이 아니라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답했다.

레바논 협상을 위해 예루살렘과 워싱턴을 오가며 큰 진전을 확인했다고도 말했다. 가장 중요한 변화로는 레바논 측이 이스라엘의 영토 야욕이 없다는 점을 인식하게 된 것을 꼽았다. 허커비 대사는 “이스라엘은 레바논 땅을 1m도 병합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그곳에 있고 싶지 않고 집에 돌아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예비군이 지쳐 있고 가족 품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이스라엘이 북부 지역 주민을 로켓·미사일·드론 공격에 다시 노출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레바논군이 지역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며 “이스라엘인은 집으로 돌아가고, 레바논인은 집에 있게 되고, 헤즈볼라는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파키스탄이 체결한 공동방위협정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협정은 한 나라에 대한 무력 공격을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도록 했다. 허커비 대사는 이를 미국의 우방 3개국이 독자적 집단안보 체제를 만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들 3개국은 자국 이익에 맞는 합의를 할 수 있는 주권국가이며, 모두 이란을 우려할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후티 등 무장세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목적일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워싱턴에서 이 협정을 두고 불안해하는 분위기는 보지 못했다며 “‘이런, 끔찍한 일’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우디가 공격받으면 이스라엘이 돕겠느냐는 질문에는 “솔직한 답은 모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커비 대사는 이스라엘이 사우디와 안보협정을 체결하고 사우디가 아브라함 합의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브라함 합의는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이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한 합의다. 이스라엘과 사우디 사이에 이미 군사·정보 분야 교류가 있다고도 했다.

관계 정상화의 성과를 보여주는 사례로는 아랍에미리트(UAE)를 들었다. 그는 UAE가 “모범이자 표준”이라며 관광·여행·무역·기술 협력에서 성과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도 이웃을 보고 에미리트가 꽤 잘하고 있으니 같은 길을 가볼까 하고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안지구 문제도 언급했다. 허커비 대사는 서안지구에 사는 이스라엘 정착민을 강하게 옹호해왔다. 그러나 최근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공격을 규탄하며 가해자를 테러범으로 규정했다.

이스라엘이 충분히 대응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스라엘이 이 문제를 매우 강력하게 다뤄야 한다는 점을 갈수록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테러라는 표현도 철회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을 죽이지 않더라도 집 밖에 나서거나 장을 보거나 예배 장소에 가기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행위는 테러라며 “누가 하든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가해자는 서안지구 이스라엘 주민 가운데 극히 일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을 “아주 작은 일부”라고 부르며 상당수는 서안지구에 살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허커비 대사는 서안지구를 성경식 표현인 ‘유대·사마리아’로 불렀다. 그는 “유대·사마리아에는 50만명의 이스라엘인이 평화롭게 살고 있다”며 “그들은 올리브나무를 태우거나 모스크에 불을 지르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무엇을 더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수사와 체포에 실질적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모스크 방화, 가축 절도, 남의 집 점거 같은 범죄를 지적했다. 상습범에 대해서는 “체포돼야 하고 며칠, 몇 주, 어쩌면 몇 달은 감옥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내 이스라엘 논쟁으로 화제를 옮긴 대화에서는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진행자가 거론됐다. 허커비 대사는 최근 벤구리온 공항에서 칼슨과 마주쳐 이스라엘에 관한 그의 주장 여러 개를 반박했다. 칼슨은 이후 이스라엘이 자국의 지역 이익을 위해 이란과의 전쟁을 끌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미국의 이익이 희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치의 좌우 양 끝에서 비슷한 이스라엘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한 우려를 묻자 허커비 대사는 “매우 우려한다. 근본적으로 사실이 아닌 내용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칼슨의 이스라엘 관련 주장은 빗나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집단학살과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를 저지른다는 주장과 기독교인에게 안전하지도 공정하지도 않은 나라라는 주장도 부인했다. 그는 “이스라엘에 사는 기독교인으로서 이런 주장은 몹시 모욕적이고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허커비 대사는 칼슨과 오랜 인연이 있다며 무엇이 달라졌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알던 사람, 함께 일했던 사람과 같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중동 정세가 유권자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국내 문제보다 작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어 미국 민주사회주의자(DSA)를 거론하며 미국 좌파 일부가 급진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보 성향 논객으로 알려진 빌 마허도 이 조직을 비판한 인물이라고 예로 들었다. 허커비 대사는 “민주당은 역사적으로 공화당과 달랐지만 미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사회주의로 미국 경제체제를 바꾸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실패한 체제로 바꾸자는 것이어서 일반적인 정치적 견해차를 넘어선다고 비판했다.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위험성을 경고했다. 허커비 대사는 “AI는 불과 같다. 음식을 익히고 집을 데워주지만 집을 태우고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며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허커비 대사는 위험이 이론에 그치지 않는다며 자신이 메타(Meta)를 상대로 오랫동안 이어온 소송을 예로 들었다. 미국에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시절 AI로 만든 콘텐츠 탓에 직업적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그는 “AI가 인식과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이름과 이미지, 초상을 오남용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봤다”며 “일정한 수준의 책임 아래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규제에 대해서는 신중했다. 그는 “정부는 대체로 손대는 것마다 망쳐놓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데 늘 주저하게 된다”고 밝혔다. 대안으로 AI 기업들이 스스로 윤리 규범을 정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다른 직업군이 정부 규제 없이 자체 기준을 만들어온 것처럼 하자는 것이다. 그는 “자율 규제라는 정신이 있었다. 그게 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기념일을 앞두고 기독교·유대교 단체가 마련한 행사에 목사 1000명 이상이 이스라엘을 찾을 예정이다. 반유대주의는 줄지 않고 오히려 커졌다. 허커비 대사는 이런 방문이 당시 사건의 규모를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해를 돕기 위해 미국의 상황에 빗대 설명했다.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미국 샌디에이고로 공격이 벌어져 인구 비례로 하루 만에 미국인 4만명이 숨지고 1만명이 인질로 끌려가는 상황을 상상해보라는 것이다. 그는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2001년 9·11 테러도 언급했다. 약 3000명이 숨진 이 사건 이후 미국 사회가 크게 바뀐 점을 짚었다. 그는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일로 미국의 세계 전체가 바뀌었다”며 “그 규모를 10배 넘게 키우면 대응이 어땠을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진실을 주제로 한 질문으로 마무리됐다. 허커비 대사는 “진실은 객관적이고, 인식은 주관적”이라며 길모퉁이에서 사고를 목격한 세 사람이 각기 다르게 보더라도 실제로 벌어진 일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진실은 내가 생각하는 것도, 느끼는 것도, 믿는 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견과 사실의 구분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대에 특히 젊은 세대가 이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각도에서 봐도 똑같은 객관적 진실이 없다면 우리는 큰 곤경에 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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