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예루살렘 신학교(Jerusalem Seminary)와 홀리랜드대학교(University of the Holy Land·UHL)가 통합 이후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지난 7월 9일 열린 이번 졸업식은 두 학교의 교수진과 행정 조직이 하나로 운영되기 시작한 이후 처음 열린 행사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의미를 담았다. 졸업생은 모두 5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3명이 한국인 유학생이었다.
같은 비전으로 하나 된 두 학교
예루살렘 신학교는 2020년 설립됐다. 성경 본문을 말씀의 배경이 된 땅과 연결해 이해하도록 돕고, 성서 히브리어와 1세기 유대 사회의 역사·문화적 배경을 함께 연구하는 교육을 이어오고 있다. 유대교적 해석이 아닌 히브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성경을 이해하고, 구약에 담긴 예수 그리스도를 유대인들에게 전하는 것도 학교가 추구하는 중요한 사명 가운데 하나다.
특히 학교가 강조하는 ‘히브리적 사고’란, 성경 기록 당시의 언어와 역사, 지리, 삶의 정황 속에서 하나님의 관점에 초점을 맞춰 성경을 이해하는 관점을 말한다. 이처럼 학교는 후대 유대교의 율법주의적 해석에 갇히지 않으면서도 성경 본연의 히브리적 배경을 바탕으로 말씀을 깊이 파고든다. 나아가 구약에 약속된 예수 그리스도를 유대인들에게 전하는 사명과, 열방의 기독교인들이 성경의 본래 맥락을 올바르게 깨닫도록 돕는 독창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UHL는 1986년 설립돼 올해 개교 40주년을 맞았다. 성경을 지리적·역사적·문헌적 배경 속에서 연구하는 교육으로 출발해, 2011년 목회학 석사(M.Div) 과정을 개설하며 본격적인 신학교로 자리 잡았다. 성경과 복음이 태어난 땅에서 언어와 문화, 지리적 배경을 함께 배우며 성경을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학교의 핵심 목표다.
두 학교는 성경을 현장에서 배우고 연구해야 한다는 공통된 교육 철학과 비전을 바탕으로 통합했다. UHL를 이끌어온 스티브 총장과 판 총장이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 잇따라 별세하면서 학교는 새로운 운영 체제를 모색하게 됐고, 같은 비전을 공유해 온 예루살렘 신학교가 행정과 경영을 맡기로 했다. 이에 UHL의 교명과 석사(MA)·박사(PhD) 학위 과정은 그대로 유지하고, 교수진과 직원은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바룩 크바스니카 예루살렘 신학교 학장은 “성경을 근간으로 삼고 예수님과 성령의 능력을 중심에 두면서 건강한 히브리적 관점을 더하는 것이 학교의 특별한 점”이라며 “이 네 가지 요소 가운데 어느 하나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교육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정연호 UHL 부총장은 “새로운 학교의 학장이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교수진과 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며 “두 학교가 하나의 비전을 더욱 효과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쟁도 겪었던 지난 한 학기
학교는 올해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해 실제 전쟁의 위협을 겪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 파편이 학교 건물 지붕에 떨어져 사무실 바로 위쪽이 파손됐다. 파편은 지붕을 뚫고 들어와 박혔지만 사무실 천장까지 관통하지 않아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학교는 전쟁 기간에도 이스라엘의 다른 교육기관들과 마찬가지로 대면 수업과 온라인 강의를 병행하며 지난 학기를 정상적으로 운영했다.

성경의 땅에서 배운 것을 세상으로
이번 졸업식에서는 한국인 학생들의 성과도 눈길을 끌었다.
유정현 씨는 구약학을 전공해 ‘제2 이사야의 언약의 특징’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신학 지식 없이 이스라엘에 왔지만 현장 답사와 신학 공부를 병행하며 유대인과 기독교인의 역사적 관계를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영란 씨는 목회학 석사(M.Div) 과정을 졸업했다. 그는 이스라엘에 오기 전까지 교회에서 배운 이스라엘과 유대 민족에 대한 이해가 실제와 다르다는 점을 학교 수업을 통해 깨달았다고 전했다. 특히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신앙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새롭게 인식했다고 밝혔다. 졸업 후에도 학업을 이어가며 이스라엘과 유대 민족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사역을 하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크바스니카 학장은 졸업생들에게 “성경의 땅을 알리는 대사가 되어 이곳에서 배운 것을 세상에 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사랑과 지식, 그리고 현장 체험을 통한 배움이 한국과 중국,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