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법원, 아랍계 정당·의원 총선 출마 자격 박탈 심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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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대법원 건물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이스라엘 대법원이 아랍계 정당 발라드의 사미 아부 셰하데 대표에게 총선 후보직 자진 사퇴를 권고했다. 대법원은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출마 자격 박탈 결정에 대한 항소심을 잇달아 열었다. 심리 대상은 아부 셰하데 대표, 오페르 카시프 하다시 의원, 아랍계 정당 연합 공동명단, 통합아랍명단(라암)이다.

대법관 9명으로 구성된 확대 재판부는 오는 4일까지 판결을 내려야 한다. 선거일 23일 전이다. 재판부에는 이츠하크 아미트 대법원장을 비롯해 △다프나 바라크에레즈 △다비드 민츠 △야엘 빌네르 △오페르 그로스코프 △알렉스 슈타인 △길라 카나피슈타이니츠 △할레드 카부브 △예히엘 카셰르 대법관이 참여했다.

현직 대법관 11명 가운데 9명이 심리에 나선 셈이다. 노암 솔베르그 부대법원장은 중앙선관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선관위원장은 관례상 이 같은 심리에 참여하지 않는다.

아미트 대법원장은 심리 시작에 앞서 후보 자격 박탈 권한이 “양날의 칼”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당사자에게 절제와 상호 존중을 당부했다.

’10월 8일 기고문’ 쟁점

첫 심리는 선관위가 자격 박탈을 승인한 아부 셰하데 대표 건이었다. 핵심 쟁점은 그가 2023년 10월 8일 게재한 기고문이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다음 날이다. 청구인 측은 이 글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투쟁 지지를 드러냈다고 본다.

아부 셰하데 대표는 민간인 공격에 반대하고 휴전을 촉구해 왔다고 반박했다. 그의 변호인 하산 자바린 변호사는 10월 7일을 “역사적·전략적 사건”으로 표현한 것이 무장투쟁 지지는 아니라고 말했다.

갈리 바하라브미아라 법무장관과 아미트 아이스만 검찰청장은 자격 박탈 유지를 요청했다. 그의 발언이 무장투쟁 지지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슈타인 대법관은 “카셰르 대법관과 나는 기고문을 읽고 그가 테러를 지지한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사후에 내놓은 해명은 이른바 “값싼 말(cheap talk)”이라고 지적했다.

바라크에레즈 대법관은 법무장관 측 요나탄 베르만 변호사에게 법리적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기고문이 10월 7일 참사에 대한 인간적 공감이 결여된 충격적인 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를 엄격한 후보 자격 박탈 기준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법적 쟁점이라고 짚었다.

슈타인 대법관은 아부 셰하데 대표에게 직접 물었다. “영어로 쓴 많은 글 가운데 하마스를 테러 조직이라고 쓴 글을 하나라도 보여달라.” 아부 셰하데 대표는 “그런 글은 없다”고 답했다.

대법원장 “자진 사퇴하면 판결문 안 낸다”

아미트 대법원장은 심리 말미에 재판부 동의를 얻어 자진 사퇴를 제안했다. 아부 셰하데 대표가 후보직을 내려놓으면 자격 박탈을 확정하는 판결 이유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대법원은 그에게 2일 오전까지 답변하라고 했다.

법무장관, 나머지 3건은 ‘박탈 반대’

카시프 의원 건은 집권 리쿠드당이 청구했다. 리쿠드당은 그가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스라엘 제소를 지지했다고 문제 삼았다. 정착촌에 대한 국제 제재 촉구 등도 근거로 들었다. 카시프 의원은 정부 정책 반대가 무장투쟁 지지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법무장관실은 자격 박탈에 반대했다.

공동명단도 리쿠드당 청구로 자격을 잃었다. 리쿠드당은 소속 인사들의 유대민족국가법 반대와 ‘민주적·평등한 국가’ 주장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공동명단은 증거 상당수가 오래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정강도 박탈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무장관실은 이 건도 박탈에 반대했다.

마지막 심리 대상은 라암이다. 리쿠드당과 극우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 시민단체 ‘삶을 선택하라 포럼’이 청구했다. 청구인 측은 라암이 테러 단체를 도운 조직들과 연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라암은 이미 검토를 거쳐 기각된 사안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법무장관실은 이 건 역시 박탈에 반대했다.

법원 밖 맞불 시위

법원 밖에서는 공동명단 지지자들과 ‘삶을 선택하라’ 활동가들이 맞불 시위를 벌였다. 일부 충돌도 있었다. 아부 셰하데 대표 심리를 방청한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과 시위대 간 언쟁도 벌어졌다.

요세프 자바린 공동명단 대표는 국제의회연맹(IPU)에 국제적 개입을 요청했다. 대법원은 4일까지 4건에 대한 판단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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