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대법원이 1일 아랍계 정당 발라드의 사미 아부셰하데 대표에게 이달 27일 총선 출마를 포기하라고 권고했다. 이츠하크 아미트 대법원장은 심리에서 9인 재판부 다수가 중앙선거위원회의 자격 박탈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미트 대법원장은 아부셰하데 대표에게 “당신의 자격 박탈에 다수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부셰하데 대표가 출마를 철회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벤그비르 “사퇴 기회 주지 말고 판결하라”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재판부 제안이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비판했다. 그가 이끄는 극우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는 아부셰하데 대표의 자격 박탈을 청구한 당사자다.
벤그비르 장관은 “그에게 사퇴 기회를 줘선 안 된다”며 “판결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 법복을 입고 법정에 나와 직접 변론했다. 당 서열 2위인 탈리 고틀리브 의원도 변호사 자격으로 함께 출석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아부셰하데 대표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주도 기습 공격을 지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테러 지지자가 있을 곳은 의회가 아니라 감옥”이라고 말했다.
아랍계 정당 4곳 줄줄이 심리
대법원은 이날 오전 9인 확대 재판부로 아랍계 정당·후보 자격 박탈 사건 심리를 시작했다. 중앙선거위원회는 지난주 △아부셰하데 대표 △오페르 카시프 하다시 의원 △만수르 아바스가 이끄는 라암당 △조인트리스트의 출마 자격을 박탈했다. 조인트리스트는 발라드·하다시·타알 3개 정당의 연합체다.
재판부는 아부셰하데 대표 사건을 먼저 다뤘다. 이어 카시프 의원, 조인트리스트, 라암당 순으로 심리했다.
갈리 바하라브미아라 검찰총장도 아부셰하데 대표의 자격 박탈을 지지했다. 그가 10월 7일 기습 이튿날 쓴 기고문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투쟁 지지를 담았다는 이유다. 노암 솔베르그 중앙선거위원장 겸 대법관과 시오니즘 계열 야당들도 같은 입장을 냈다.
아부셰하데 대표는 폭력이나 테러를 지지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해당 기고문은 자격 박탈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법정 밖 시위…”파시즘 물리칠 것”
예루살렘 대법원 앞에서는 자격 박탈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카시프 의원은 심리에 앞서 시위대 앞에서 연설했다.
그는 자신의 정당이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 유대인과 아랍인 모든 아이에게 정의·평화·번영의 미래를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이어 “파시즘을 물리쳐 역사의 쓰레기통에 던져 넣겠다”고 했다.
법정 복도서 막말 공방
심리 도중 법정 밖에서는 양측 정치인 간 설전이 벌어졌다. 벤그비르 장관은 아흐마드 티비 타알 대표, 카시프 의원, 유세프 자바린 조인트리스트 대표를 향해 “너희는 의회 안 테러의 최전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을 의회에서 쫓아내겠다고 했다.
티비 대표는 아랍어로 “누구에게나 잘나가는 때는 있다”고 맞받았다. 자바린 대표와 카시프 의원은 벤그비르 장관을 “나치”라고 불렀다.
고틀리브 의원은 티비 대표에게 다가가 유대 국가를 인정하는지 소리쳐 따졌다. 티비 대표는 “당신에게 정신과 의사가 필요하다는 건 인정한다”고 응수했다.
정치권 주도 선관위…대법원이 최종 판단
이스라엘 중앙선거위원회는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는다. 다만 위원 대부분은 의회 각 정파 대표로 구성된다. 현재는 집권 연정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개별 후보의 자격 박탈은 대법원 승인을 거쳐야 확정된다. 정당 명부 전체에 대한 출마 금지는 대법원에 불복할 수 있다. 대법원은 과거 이 같은 결정을 여러 차례 뒤집었다.
대법원은 이날 심리한 아랍계 정당·후보 4건에 대해 총선 전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