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요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잇달아 만난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이란과 우크라이나 두 전쟁이 모두 중대 국면에 놓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두 정상의 관계도 뚜렷하게 달라진 상태에서 이뤄지는 회동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수행단에는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대사와 이도 노르덴 비서실장, 총리실 군사보좌관인 기 마르케자노 소장, 그리고 오피르 팔크·캐럴라인 글릭 보좌관 등이 포함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는 그동안 부침을 겪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 무장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레바논 내 표적을 공격하려는 네타냐후 총리를 여러 차례 제지해야 했다.
지난 6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완전히 미쳤다”는 취지의 격한 표현을 쓴 통화 내용이 언론에 먼저 유출됐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이를 공개적으로 확인하면서 두 정상 간 갈등이 그대로 드러난 바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오는 10월 27일 총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얻어내려 한다고 전했다. 여론조사에서 고전하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 입장에서는 양국 정상 간 전통적인 친분 관계를 부각하는 이번 회동이 국내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에 앞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핵 프로그램과 연계된 지하 요새 시설 ‘픽액스 마운틴’ 관련 작업에 대해 자신에게 이야기할 것이라는 보도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비가 나에게 그런 얘기를 할 필요는 없다. 그가 그렇게 말하는 건 내가 계속 관여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해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바레인·모로코·수단 간 국교 정상화를 이끌어낸 아브라함 협정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이 협정에 추가로 끌어들이길 원하며, 지난주 사우디와의 민간 원자력 협력 협정 체결 조건으로 협정 참여를 내걸었다. 그러나 리야드 측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으로 가는 경로가 마련되지 않는 한 협정 참여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진격을 저지하는 성과를 내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관계는 최근 온기를 되찾고 있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분쟁을 둘러싼 포괄적 해결 진전이 더디다는 데 대한 백악관의 불만, 그리고 미국의 중동 개입 확대에 반대하는 일부 트럼프 지지층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워싱턴을 찾았다.
두 정상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위해 워싱턴에서 목소리를 대변해 온 매파 공화당 인사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추모식 참석차 워싱턴에 머물고 있다.
앞서 워싱턴에 도착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사일 방어 체계와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이 트럼프 대통령 및 그의 참모진과의 회동에서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평화를 더 가까이 끌어와야 한다”고 적었다.
이란 전쟁은 휴전이 붕괴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에 다시 기회를 주겠다며 미군의 공습을 중단한 상태이며,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최근 우크라이나가 성과를 내고는 있지만 두 전쟁 모두 종식 시점은 보이지 않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 여러 차례 충돌했던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석유 산업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등 전황에서 성과를 내면서 최근 몇 달간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시급한 방공 전력 지원과 미국과의 무인기(드론) 협정 마무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약속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 라이선스 부여 문제도 논의할 전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주 스티브 위트코프·재러드 쿠슈너 미국 특사와 대러 평화협상 재개 전망에 대해 통화했으며, 우크라이나와 미국 당국자들이 조만간 미국에서 만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 회동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연방의회를 찾아 상원의원 100명 전원과 만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