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휴전안 거부…중간선거 뒤 공습 재개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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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회의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터 헤그세스 미국방장관 (사진=미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골자로 한 이란의 휴전 제안을 거부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한 보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면 이란 공습을 다시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참모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전투 재개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전했다. 그의 판단이 바뀔 수 있고,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일지 사적으로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공습 재개 가능성이 높다고 참모들에게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란은 뉴욕에서 열린 제81차 유엔(UN) 총회 기간 외교 공세를 펼치며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중동 전쟁을 끝내자고 제안했다. 이란은 이 제안을 카타르 중재단을 통해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26일까지 미국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2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와 회담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25일 유엔 총회장에서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면 해협은 재개방되고 7일 안에 정상적인 해상 통행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동의하면 양측이 ‘상호 합의한 의제’를 놓고 더 폭넓은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제에는 이란 핵 프로그램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제안에는 △최소 12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해외 동결자산 해제 △이란산 원유 제재 해제 △미국의 이란 해상봉쇄 중단 등이 담겼다. 호세인 모헤비 이란 혁명수비대 대변인은 22일 프랑스 AFP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예멘 내 적대행위 중단도 이란의 요구 사항이라고 밝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수용하는 바로 그날부터 휴전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앞서 파키스탄에서 서명한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합의에 이른 바 있다”며 “미국이 그 방식대로 진행하는 데 동의한다면 모든 것이 이전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언급한 양해각서는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전쟁 종식과 해협 재개방, 이란 핵 협상 개시를 목표로 체결한 문서다. 그러나 이 합의는 얼마 지나지 않아 깨졌다. 이란이 승인된 항로를 벗어났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들에 발포했기 때문이다.

이란은 안보와 주권을 이유로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사전 승인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를 거부한 선박은 수시로 공격을 받는다. 미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해안 지역을 간헐적으로 폭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공급의 핵심 통로로, 미·이란 갈등의 중심에 있다.

핵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는 여전히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절대 핵폭탄을 갖지 못하게 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반면 한 이란 고위 당국자는 영국 로이터통신에 미국이 평화안을 받아들이더라도 핵 프로그램에서는 어떤 유연성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우라늄 농축이나 고농축 우라늄의 국외 반출 등 이란의 권리에 대해 양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 핵 프로그램 저지는 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미국과 함께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핵심 목표였다. 앞서 한 미국 당국자는 익명을 전제로 중재자를 통한 논의가 “긍정적이고 건설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호르무즈 해협에 동그라미를 치고 ‘트럼프 해협(Trump Strait)’이라고 표기한 지도 이미지를 올리기도 했다.

전쟁은 그동안 여러 차례 외교적 시도에도 끝나지 않았다. 교전 중단과 공습 재개가 반복되면서 이란의 재래식 전력이 약화했고, 이미 어려웠던 이란 경제도 타격을 입었다. 이란과 친이란 세력은 전선을 중동 전역으로 넓히며 맞섰다. 오만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을 끼고 있는 이란은 걸프 지역의 미국 동맹국들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했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는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했고,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는 송유관을 공격해 사우디산 원유 공급을 일시 차질을 빚게 한 배후로 지목됐다.

이란은 사우디와도 해협 문제를 논의했다. 이란 외무부는 27일 새벽 아라그치 장관이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에게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항로에 관한 이란-오만 간 양해 내용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사우디가 지원하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예멘 정부는 후티의 공세에 시달리고 있으며, 후티의 미사일은 사우디 영토 안까지 떨어지고 있다. 전쟁 피해가 확대되자 사우디의 우방국들도 사우디 방어 강화를 위해 결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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