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셰켈화 두 달 만에 최저…달러당 3.07셰켈 넘어

Share

다양한 이스라엘 지폐들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이스라엘 통화 셰켈화의 가치가 미국 달러 대비 두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인 이스라엘은행은 28일 셰켈-달러 대표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1.088% 오른 달러당 3.066셰켈로 고시했다. 대표환율은 이스라엘은행이 은행 간 거래를 바탕으로 매일 발표하는 기준환율이다.

셰켈화는 이날 오후 은행 간 거래에서도 약세를 이어갔다. 결국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3.07셰켈 선을 넘어섰다. 1달러를 사는 데 더 많은 셰켈이 필요해졌다는 뜻으로, 그만큼 셰켈화 가치가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이스라엘 경제지 글로브스는 28일 셰켈화 약세의 배경으로 △미국과의 금리 격차 △채권 금리 상승 △중동 지역 긴장 △세계적인 달러 강세를 꼽았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흐름이 단기 조정에 그칠지, 셰켈화 약세 장기화의 신호탄이 될지에 쏠리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미국의 통화 긴축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달 기준금리를 연 4%로 올렸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미국 간 금리 격차가 달러에 유리한 방향으로 벌어졌고,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일란 길딘 카르니 패밀리오피스 파트너 겸 헤지펀드 매니저는 27일 낸 분석에서 셰켈화 약세가 통화정책 요인과 지정학 요인이 겹친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2주 전 연준의 금리 인상과 추가 긴축을 반영한 시장 흐름이 달러 쪽으로 금리 격차를 벌렸고, 환헤지 비용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길딘 박사는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이 계속되고 이란과의 분쟁 확대 우려가 커지면서 역내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무장세력이다. 위험 프리미엄은 투자자가 불안한 지역의 자산을 보유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수익을 뜻한다. 길딘 박사는 “세계적으로도 달러는 최근 높은 미국 채권 금리와 추가 금리 인상 기대의 수혜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요시 메나셰 알트슐러 샤함 금융서비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전 시장 흐름을 두고, 중동 정세의 여파가 에너지 시장을 넘어 채권·외환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금요일에는 미·이란 협상에 대한 낙관론으로 유가와 금리가 내렸지만, 협상이 합의 없이 끝나면서 오늘 아침 흐름이 뒤집혔다”며 “유가는 약 1.8% 올랐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다시 5.21%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메나셰 CEO는 “에너지 가격은 인플레이션 전망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연준에 중요한 변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준 고위 인사들의 최근 발언은 여전히 매파적”이라며 “유가 강세가 오래가면 추가 긴축 기대가 크게 꺾이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매파적이라는 표현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등 긴축을 선호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그는 미국의 재정적자와 대규모 국채 발행도 에너지 가격과 별개로 장기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셰켈화 약세와 별개로 달러 자체도 강세다. 유로화 등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101선까지 올라 두 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 흐름도 셰켈화의 향방을 가늠하는 전통적인 지표로 꼽힌다. 이날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하락을 예고했다. 이는 이스라엘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방식과 관련이 깊다. 이들은 자산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 투자하지만 외화 노출은 제한적으로 유지한다. 그래서 그 차이만큼 환헤지를 해야 한다.

미국 증시가 오르면 기관들의 해외 자산 가치가 커지고, 달러 노출도 함께 늘어난다. 기관들은 목표 노출 수준을 맞추기 위해 달러를 팔고 셰켈을 사들인다. 결국 해외 증시가 오르면 셰켈화는 강세를, 내리면 약세를 보인다.

길딘 박사는 단기적으로 환율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스라엘의 경상수지 흑자와 이스라엘은행의 막대한 외환보유액이 셰켈화 약세 폭을 제한할 것으로 봤다. 반대로 걸프 지역의 긴장이 누그러지면 셰켈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