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그림자 선단 지원 로펌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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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미국 재무부가 21일 이란의 그림자 선단을 지원한 로펌을 제재했다. 제재 대상은 파나마·그리스 기반 법률사무소 카르나키스 앤드 카르나키스(Karnakis and Karnakis)다. 재무부는 싱가포르·아랍에미리트(UAE) 선박 대리점 2곳과 화물선 7척도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 로펌이 수년간 이란의 불법 해운 활동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런 활동이 이란의 군사·무기·핵 프로그램 자금 조달을 간접적으로 도왔다는 설명이다. 그림자 선단은 이란이 기존 제재를 피하려고 운영하는 선박망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불법 석유 해상 환적을 하든 로펌 사무실에 앉아 있든, 이란 정권을 지원한다면 우리는 당신을 찾아내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의 조력자들이 “우리 편이거나 반대편이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당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으며 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이 로펌은 수년간 법률 업무를 활용해 해운사를 등록했다. 이들 해운사는 그림자 선단 선박을 소유했다. 선박들은 이란산 철강·석유·석유화학제품을 수억 달러어치 실어 날랐다. 로펌 직원들은 등록 회사의 이사와 임원을 맡아 실소유주를 가렸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이 로펌은 스키로스 해운·무역(Skyros Maritime and Trading), 코르푸 해운·무역(Corfu Maritime and Trading), 엘리아스 해운·무역그룹(Elias Shipping and Trading Group) 등을 설립했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들 회사가 이란산 석유 거래 선박을 소유했다며 앞서 제재했다. 이 가운데 엘리아스는 시리아 업체 알카티르지(Al-Qatirji)의 위장회사 역할을 했다. 재무부는 알카티르지가 이란산 석유 수백만 배럴을 팔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과 예멘 후티 반군에 이익을 안겼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로펌 설립자이자 소유주인 소피아노스 카르나키스 코스마스와 콘스탄티노스 카르나키스 코스마스도 제재했다. 두 사람은 파나마·그리스 이중국적자다. 로펌 직원인 이오아니스 카르나키스 코스마스, 페드로 오르테가 존스, 로베르토 오르테가 존스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재무부는 이들이 로펌을 대리해 활동했다고 판단했다.

재무부는 록세트 해운·무역(Roxette Maritime Shipping and Trading)도 제재했다. 카르나키스 앤드 카르나키스가 이 회사의 기업 대리인을 맡고 있다. 록세트는 파나마 선적 화물선 7척을 운영·관리한다. 7척은 △아네모스호 △글로리스호 △프라이드호 △데스티니호 △플라밍고1호 △하모니호 △프린스호다. 이 가운데 아네모스호·글로리스호·프라이드호는 지난 1년간 이란산 석유화학제품과 철강제품을 운송했다.

재무부는 선박 대리점도 그림자 선단 운영의 핵심 고리라고 설명했다. 대리점은 항구를 거치는 이란산 석유 등 화물의 이동을 돕는다. 싱가포르 업체 아미고즈 싱가포르(Amigoz Singapore)는 항만 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업체는 이란 그림자 선단 선박에 연료 공급 서비스도 했다. 두바이 업체 웨일스 시핑 라인(Whales Shipping Line)은 제재 대상인 두바이 위장회사 스패로 트레이딩(Sparrow Trading)의 대리인으로 일했다. 스패로 트레이딩은 수천만 달러어치 이란산 석유화학제품 구매를 조율했다. 웨일스는 UAE 선적 소형 지원선 2척의 등록 소유주이기도 하다.

이번 제재는 이란의 석유·석유화학 분야를 겨냥한 행정명령 13902호에 따라 이뤄졌다. 재무부는 지정 대상이 미국 내에 둔 자산과 미국인이 관리하는 자산이 동결된다고 밝혔다. 지정 대상이 지분 50% 이상을 가진 업체도 동결 대상이다. 지정 대상과 중요 거래를 하는 외국 금융기관은 2차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재무부는 경고했다.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도 이날 조치에 가세했다. FinCEN은 그리스 은행의 이란 및 대리 세력 연계 가능성을 조사하려고 행정 소환장을 발부했다. 은행비밀법 5318(k)조에 따른 첫 발부라고 재무부는 밝혔다. 로이터는 21일 재무부 성명을 인용해 재무부가 해당 은행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FinCEN이 유럽 은행 6곳에도 이란 금융기관과의 관계에 관한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가 ‘이코노믹 아웃캐스트’ 작전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이 지난 8월 24일 발표한 이 작전은 이란 정권을 떠받치는 남은 경제적 생명줄을 끊는 것이 목표다. 재무부는 유럽 등 각국 당국과 공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이란과 거래하는 비미국인의 제재 위험을 키우고 집행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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