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27일 제26대 크네세트(의회) 총선 투표 시간을 연장해달라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했으나 거부됐다. 리쿠드당은 전국 투표소의 혼잡과 긴 대기 줄을 이유로 들었지만, 선관위는 투표소를 예정대로 오후 10시에 닫기로 했다.
리쿠드당은 노암 솔베르그 중앙선관위원장(대법관)에게 서한을 보내, 선거일 내내 전국 투표소에서 이례적인 혼잡과 긴 대기 줄이 이어지고 있다며 투표 시간 연장을 요청했다. 투표 시간을 늘리면 유권자가 분산돼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였다. 투표 시간 연장 여부는 위원장만 결정할 수 있다.
연정 정당들도 잇따라 가세했다. 극우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는 투표소 혼잡과 긴 대기 시간을 이유로 리쿠드당의 요청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초정통파(하레디) 정당 샤스는 투표 시간을 1시간 연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오페르 빈터가 이끄는 암 이스라엘도 연장 요청에 합류했다.
이번 요청은 투표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가운데 나왔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오후 6시 기준 투표율은 66.7%로, 같은 시간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후 8시 투표율은 74.3%로, 2022년 총선 최종 투표율을 이미 넘어섰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는 2022년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일부 대도시의 투표율이 전국 평균에 못 미친다고 보도했다. 반면 투표율 상승세는 아랍계 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저녁 요청을 논의한 끝에 현 상황에서 투표 시간을 연장할 근거가 없다고 결정했다. 선관위는 “모든 계층에서 나타난 높은 투표율은 민주적 절차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며 연장 필요성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오후 10시까지 투표소에 도착한 유권자는 줄이 길더라도 투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최대 경쟁자인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이끄는 야샤르는 연장 요청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야샤르는 요청을 정당화할 만한 특이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번 요청은 선거의 공정성을 문제 삼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비판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아침부터 퍼뜨려온 거짓말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아랍계와 좌파 진영을 지목하며 이들이 선거를 훔치려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안지구 헤브론에서는 정전으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다. 이스라엘 법상 유권자가 350명 미만인 소규모 투표소는 통상 오후 8시에 문을 닫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