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유대계 4당 “즉각 연정협상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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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당 대표, 야이르 골란 민주당 대표, 나프탈리 베네트 베야하드당 대표,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베이테누당 대표가 26일 텔아비브의 라피드 전 총리 자택에서 회동 장면 (사진=본인 측 제공)

이스라엘 야권의 유대계 정당 4곳 대표가 3일 헤르츨리야에서 회동하고 즉각 연립정부 구성 협상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다음 주 새 크네세트(의회) 의원 선서를 앞두고 의회 전략도 조율하기로 했다.

다만 이들은 아랍계 정당 없이 어떻게 정부를 구성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야권 유대계 정당 대부분은 아랍계 정당을 연정 파트너에서 배제한 상태다. 지난달 27일 총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진영은 과반 의석을 잃었다. 하지만 야권 유대계 정당의 의석은 48석으로 네타냐후 진영의 53석에 못 미친다. 아랍계 정당 2곳의 19석이 더해져야 과반이 된다.

회동 직후 4개 정당 대표는 공동성명을 냈다. 참석자는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 대표 △나프탈리 베네트 베야하드 대표 △야이르 골란 민주당 대표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베이테누 대표다. 이들은 아이젠코트 대표가 제시한 원칙에 따라 네타냐후 정부를 ‘시온주의’ 정부로 신속히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원칙은 모두 4가지다. △이스라엘이 유대 국가이자 민주 국가임을 인정 △독립선언문의 가치 준수 △전 국민 의무복무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군사력 해체와 가자지구 통치 종식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성명은 “정당 대표들은 단합했으며 10월 7일 정부를 국가비상정부로 교체하기 위해 즉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회동에는 베야하드 2인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도 참석했다. 라피드 전 총리는 임기가 끝나는 크네세트의 야당 대표다.

야권이 의회에서 가장 먼저 추진할 안건은 크네세트 의장 교체다. 현 의장은 리쿠드 소속 아미르 오하나 의원이다. 의장이 바뀌면 네타냐후 총리가 막아 온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공격에 대한 국가조사위원회 설치다.

12채널은 이날 회동에서 오하나 의장 교체가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후임으로 라피드 전 총리를 지지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4당 대표는 다음 주 월요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4당 대표는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에게 아이젠코트 대표가 먼저 조각 기회를 얻도록 추천하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각 당 협상팀은 즉시 연정 합의서와 정책 지침 초안 작성에 들어간다.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와 리쿠드가 벌이는 “위험하고 이성을 잃은 캠페인”도 규탄했다. 리쿠드는 카타르 등 외국 세력이 아랍계 투표율을 높이려 비밀리에 자금을 댔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입증되지 않았다. 리쿠드는 선거 결과의 공식 확정 연기를 추진하고 있다. 선거를 관할하는 노암 솔베르그 대법관은 이 요구를 거부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연정을 이뤘던 4개 정당 중 3곳은 3일 총리 추천 의사를 확인했다. 히브리어 매체에 따르면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샤스의 토라현인회의는 네타냐후 총리 지지를 결정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초정통파 신학생의 병역 면제 지위를 보장하겠다고 “명확하고 분명하게” 약속했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이를 입법하지 못했다. 샤스는 야권을 향해 초정통파 사회에 대한 “전례 없는 비방·명예훼손·박해 캠페인”을 벌인다고 비난했다.

베잘렐 스모트리치 대표가 이끄는 극우 종교시오니즘당도 네타냐후 총리를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이 정당은 4일 대통령 관저에서 헤르조그 대통령을 만난다. 종교시오니즘당은 야권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보이콧”을 접고 그의 지도 아래 광범위한 유대계 정부를 구성하자고 촉구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최대 정당과 최대 블록을 이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대표의 극우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도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 연정 정당인 초정통파 연합토라유대당(United Torah Judaism)은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 병역 면제 법안이 진전을 보이지 않아 불만이 큰 상태다. 히브리어 매체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3일 오전 야코브 아셰르 연합토라유대당 대표와 통화했다. 이 정당이 아이젠코트 대표가 이끄는 정부를 지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네트 대표는 회동 뒤 성명에서 아이젠코트 대표의 조각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베야하드 전원이 아이젠코트 대표가 최대한 빨리 정부를 구성하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매우 긴급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네트 대표는 야권에 신속한 의장 교체도 촉구했다. 그는 ‘복무하는 이들을 위한 혁명’을 이끌 “국가 재건의 시온주의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라피드 전 총리는 회동에 들어서기 전 “선거 결과를 훼손하려는 중대하고 위험한 시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며 “최근 며칠의 행태는 네타냐후 총리를 총리실에서 몰아내야 한다는 점을 다시 일깨운다”고 밝혔다.

한편 골란 대표는 회동에 앞서 아랍계 연합 공동명단의 유세프 자바린, 아흐마드 티비 대표를 만났다. 총선 이후 처음이다. 민주당은 성명에서 세 사람이 정당 간 조율과 의석 다수를 활용해 네타냐후 정부를 교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아랍계 사회의 주요 현안과 실질적 해법도 다뤘다. 민주당은 “다음 정치 행보를 앞두고 계속 조율하기로 했다”며 “’변화 정부’ 구성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골란 대표는 아랍계 정당과의 협력을 공개 지지해 왔다. 야권 유대계 4당 중 이 방식을 공개 지지하는 인물은 그가 유일하다. 다른 야권 대표들은 아랍계 정당과 함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리베르만 대표는 아랍계 정당에 의존하는 소수 정부도 거부했다.

리베르만 대표는 3일 엑스(X)에 올린 성명에서 “또 한 번의 선거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치 상황에서 기동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라암과 공동명단 없이도 안정적이고 제대로 기능하는 정부를 빠르게 세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리베르만 대표는 2일 아이젠코트 대표가 조각을 맡도록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초정통파 정당이나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정부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혀 왔다. 2일 기자 브리핑에서는 초정통파 참여에 대한 반대를 되풀이하지 않았다. 초정통파의 병역 면제를 강하게 비판해 온 그가 초정통파 연정 참여에 문을 열었을 가능성이 있다.

리쿠드는 3일 성명을 내고 야권을 비판했다. 성명은 “네타냐후 총리가 광범위한 국가정부를 세우자며 손을 내밀었지만 이들은 테러 지지 세력에 의존하는 위험한 정부를 구성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리쿠드는 가자지구, 레바논, 이란과의 분쟁을 어떻게 다룰지도 따졌다. 공동명단과 라암 등 핵심 구성원이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테러조직으로 부르려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네타냐후 총리는 초정통파 협력 가능성을 두고 야권이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야권은 전 국민 징집을 공약하면서도 초정통파 정당과 협력할 가능성을 열어 뒀다는 것이다. 야권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공격의 실패 책임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깊은 불신 속에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합 정부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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