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27일 치러지는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38개 정당의 후보자 명단 등록이 7일 밤 10시 마감과 함께 모두 마무리됐다.
이날 명단을 제출한 정당은 집권 리쿠드당부터 원내 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중도 성향의 블루앤화이트, 초정통파(하레디) 정당인 샤스와 토라유대주의연합(UTJ), 극우 성향의 종교시온주의당, 그리고 아랍계 3개 정당이 결집한 공동명부까지 다양했다.
막판까지 여러 정당 간 통합설이 무성했지만, 이번 주 이어진 후보 등록 과정에서 극적인 합당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선거 구도는 네타냐후 총리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으로 갈린 기존 대치 구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됐다.
이번 등록에서 가장 눈에 띈 대목은 오히려 ‘누가 빠졌는가’였다. 리쿠드당은 실제 원내 진입 가능성이 있는 상위 30명 후보 중 여성이 단 4명에 그쳤다. 샤스와 토라유대주의연합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여성 후보가 한 명도 없었다. 최대 6석 확보가 예상되는 종교시온주의당은 상위 6명 중 여성이 1명뿐이었고, 7~9석이 예상되는 아랍계 공동명부도 여성 최상위 후보가 8번째 순번에 배치됐다.
이는 전날인 6일 명단을 낸 야권 성향 정당들과는 대조적이다. 반네타냐후 성향의 야시르, 브야하드, 민주당(데모크라츠)은 모두 남성이 대표를 맡고 있지만, 상위 10명 중 여성이 각각 5명씩 포함됐다. 친네타냐후 성향의 ‘이스라엘 국민’ 정당도 상위 5명 중 여성이 3명이었다.
샤스당은 아리에 데리 대표가 1번을 지켰다. 눈에 띄는 변화는 하이파종교위원회 위원장인 예비역 소령 드로르 아모스가 6번에 이름을 올린 점이다. 그동안 하레디 남성의 병역 의무화에 강하게 반대해온 샤스당이 예비역 출신 후보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어서 주목된다. 2번은 직전 총선 명단에서 7번이었던 요논 아줄라이 의원으로 승격됐다. 나머지 명단은 전 종교서비스부 장관 미하엘 말키엘리, 요아브 벤추르 의원, 하임 비톤 의원 등 기존 중진들이 채웠고, 11번에는 부하라계 유대인 사회를 대표하는 요세프 엘나타노프가 새로 이름을 올렸다. 여론조사에서 샤스당은 현재 11석에서 7~8석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4번에 이름을 올린 벤추르 의원의 경우, 데리 대표가 명단에서 빼려 했으나 야코브 요세프 전 최고랍비가 이끄는 샤스당 토라현인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이스라엘 매체 하아레츠가 보도했다. 하아레츠는 이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는 데리 대표에게 타격”이라고 전했다. 데리 대표와 요세프 전 최고랍비는 지난달 화해 회동을 가진 바 있다. 앞서 요세프 전 최고랍비가 제자들에게 샤스당에 투표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우파 연정의 붕괴를 촉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었는데, 이후 요세프 전 최고랍비가 당 의사결정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갖기로 하는 합의가 이뤄졌다.
토라유대주의연합(UTJ)은 산하 데겔하토라 계파에서 큰 폭의 물갈이가 있었다. 하레디 남성에 대한 포괄적 병역 면제 법안 처리에 실패한 데 대한 책임론 속에 모셰 가프니, 우리 마클레브 등 중진 의원들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신 야코브 아셰르 의원이 가프니 의원을 대신해 데겔하토라 대표를 맡아 통합명부를 이끌게 됐다. 아슈케나지 하레디 연합의 또 다른 계파인 아구다트이스라엘(주택부 장관 이츠하크 골드크노프프 대표)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UTJ는 8석 안팎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 원내 진입 문턱을 오가던 극우 성향 종교시온주의당은 최근 극우 성향 전직 의원 모셰 파이글린 측과 합당을 발표하면서 지지율이 5~6석 수준까지 올라섰다. 다른 극우 정당들과의 추가 통합 시도는 성사되지 못했다. 명단은 베잘렐 스모트리흐 재무장관(당 대표)이 1번, 오리트 스트록 정착촌·국가과제부 장관이 2번, 크네세트 헌법·법률·사법위원장인 심하 로트만 의원이 3번을 맡았다. 인질 가족 모임인 ‘티크바포럼’ 전 대표 츠비카 모르가 4번, 예비군 여단장 출신으로 예비군 활동단체 공동설립자인 이타마르 에이탐이 5번에 올랐다. 현역 의원인 츠비 수코트는 6번으로 밀려나 원내 진입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그는 이스라엘군 동행 아래 서안지구 마다마 마을을 방문했다가 팔레스타인 추모 기념물을 파손해 논란을 빚은 인물로, 이번 순위 하락이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에 공개된 명단에는 파이글린 측 자당인 즈후트당 후보는 포함되지 않았는데, 합당 합의에 따라 파이글린은 통합명부 2번을 받고 그의 당 몫 후보들은 명단 하단에 배치될 예정이다.
베니 간츠 전 국방장관이 이끄는 중도 성향 블루앤화이트당은 시한을 며칠 앞두고 잇단 이탈 사태를 겪은 끝에 대폭 개편된 명단을 제출했다. 간츠 대표가 1번을 유지했고, 현역 프니나 타마노샤타 의원, 전 베이트셰메시 시장 알리자 블로흐, 예비역 지휘관 출신 정치 참모 로이 콘콜, 예비군 권익 활동가 로템 아비다르 찰릭, 현역 알론 슈스터 의원이 뒤를 이었다. 블로흐는 전날인 6일 극적으로 블루앤화이트에 합류했는데, 그전에는 지난주 저조한 지지율로 선거를 포기한 전 리쿠드 장관 길라드 에르단·율리 에델스타인이 이끌던 ‘유니티’당에 잠시 이름을 올렸던 인물이다. 현 크네세트에서 8석이던 블루앤화이트 의석은 잇단 이탈로 3석까지 줄었으며, 일부 전직 의원은 가디 에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이 이끄는 야시르로, 에이탄 긴즈부르크 의원은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가 이끄는 브야하드로 옮겨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원내 진입에 필요한 봉쇄조항(3.25%)을 한 번도 넘기지 못해, 이번에도 원내 진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다시, 타알, 발라드 등 아랍계 3개 정당은 이번에 통합명부를 다시 제출하며 수년 만에 아랍계 공동명부(조인트리스트)를 부활시켰다. 하다시 대표 유세프 자바린이 1번, 타알을 오랫동안 이끌어온 아흐마드 티비 의원이 2번, 발라드 대표 사미 아부 샤하데가 3번을 맡았다. 하다시 소속 파텐 가타스가 4번, 발라드 소속 바크르 아와우데가 5번, 하다시 소속 오페르 카시프 의원이 6번, 전 하다시 의원 유세프 아타우나가 7번에 이름을 올렸다. 8번은 벤구리온대 교수인 마하 카르카비 사바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조인트리스트는 7~9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명단은 등록 마감 직전 막판 변동을 겪기도 했다. 하다시는 4번에 있던 자파르 파라흐를 가타스로 교체했는데, 이는 파라흐가 여러 여성으로부터 성희롱 의혹을 받은 데 대한 당 내부 조사에 따른 조치였다. 가타스는 오랜 기간 당 활동가로 일해온 인물로, 이스라엘암협회 고위 관계자이기도 하다. 세 정당은 지난달 타알 몫 배분을 둘러싼 수주간의 협상 끝에 재결합하기로 합의했으며, 그 결과 상위 10명 중 하다시가 5석, 발라드가 3석, 타알이 2석을 배분받았고 하다시와 타알은 6번과 9번 순번을 교대로 맡기로 했다. 이번 통합은 발라드가 2022년 총선을 앞두고 하다시·타알에서 분리해 나갔다가 원내 진입에 실패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재결집이다. 이슬람 계열의 라암당(대표 만수르 아바스)은 유대인 후보 요아브 세갈로비치를 포함한 별도 명단을 제출했고, 신생 유대·아랍 연합정당 ‘모두를 위한 자리’는 지지율 저조로 등록 마감 직전 선거를 포기했다.
이 밖에도 원내 진입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군소 정당들의 등록도 이어졌다. 전직 의원들이 이끄는 계파 이탈 정당들과 함께, 스스로를 메시아적 유대인이라 밝힌 인물이 이끄는 것으로 알려진 ‘에덴동산’당, 그리고 등록 당일 왕관과 로브 차림으로 나타나 자신을 왕이라 소개한 인물이 대표를 맡은 ‘샤르샤르’당도 명단을 냈다.
이로써 리쿠드당, 블루앤화이트, 샤스, 토라유대주의연합, 종교시온주의-즈후트, 조인트리스트, 야시르, 브야하드, 라암 등 모두 38개 정당이 10월 27일 총선을 향한 공식 레이스에 돌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