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리, 아부다비 극비 방문…아랍에미리트 대통령과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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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빈 자에드 UAE 대통령(오른쪽)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7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를 비밀리에 방문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이스라엘 채널12와 국제 통신사 로이터가 보도했다. 채널12는 익명의 소식통 2명을, 로이터는 익명의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를 인용했다.

채널12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정오를 조금 넘겨 전용기를 타고 이스라엘을 떠났다. 오후 3시 10분 아부다비에 착륙한 뒤 약 4시간 동안 아랍에미리트에 머물렀다.

이스라엘 총리실과 주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대사관, 아랍에미리트 외교부는 이번 방문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이번 방문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직전에 네타냐후 총리에게 경고를 보냈다는 의혹으로 이스라엘 정치권이 들끓는 가운데 이뤄졌다. 10월 7일 공격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인접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한 사건이다. 이 공격으로 약 1200명이 숨지고 250여명이 인질로 끌려갔으며, 이후 가자 전쟁이 시작됐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는 이달 초 무함마드 대통령이 공격 약 열흘 전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겨냥한 대규모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네타냐후 총리에게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하아레츠는 이 경고가 이스라엘 정보기관이나 군에 전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보도를 부인하며 하아레츠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크네세트(의회)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는 힘겨운 재선 레이스를 치르고 있다. 야권 지도자들은 10월 7일 공격에 앞선 안보 실패의 책임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있다고 비판해왔다.

아랍에미리트는 하아레츠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2020년 수교 이후 양국이 “개방적이고 직접적인 소통 채널”을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한 아랍에미리트 소식통은 앞서 로이터에 아랍에미리트가 여러 나라와 안보 문제를 논의할 때는 “관련 기관”을 통하며, “국가 정상 차원”에서 다루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아랍에미리트 비밀 방문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지난 5월 네타냐후 총리가 아랍에미리트를 “비밀리에 방문”해 무함마드 대통령과 만났다고 발표했지만, 아랍에미리트는 회담 사실을 부인했다. 당시 회담 사정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두 정상이 3월 26일 오만과 국경을 맞댄 아부다비의 오아시스 도시 알아인에서 만났다고 전했다.

채널12는 당시 아랍에미리트 측이 회담을 비공개로 해달라고 분명히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공개하자 아랍에미리트 당국자들이 크게 반발했고, 우호적이던 양국 관계에 외교 갈등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채널12는 네타냐후 총리가 국내 정치적 계산 때문에 회담 사실을 공개했다고도 전했다. 이번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맞붙는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가 바로 다음 날 아랍에미리트를 찾아 무함마드 대통령 등 고위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서둘러 공개했다는 설명이다.

아랍에미리트는 이란 전쟁 중 공격을 받은 이후 미국,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강화해왔다. 이스라엘과는 2020년 미국 중재로 맺은 아브라함 협정을 계기로 국교를 수립했다. 아랍에미리트에 이스라엘과의 관계는 역내 영향력을 키우는 지렛대이자 미국 정부로 통하는 독자적인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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