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란 정권 붕괴 공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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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내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8일 예루살렘 총리실에서 이스라엘 기자들을 상대로 안보 브리핑을 열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주도 공격 이후 처음 열린 대면 안보 브리핑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겠다고 공언했다. 서안지구 정착민 폭력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비판은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18일 브리핑이 약 2시간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일부 주요 언론사는 네타냐후 총리가 자국 언론과 접촉을 제한해 왔다는 오랜 비판 속에 이번 브리핑을 보이콧했다. 슈무엘 벤 에즈라 국가안보회의 의장 등 고위 참모와 대변인들이 배석했다. 이번 행사는 10월 7일 이전 안보 실패 책임론과 초정통파 병역 문제, 전쟁 수행과 서안지구 정책을 둘러싼 국제관계 악화 비판 속에 열렸다.

27일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선거를 존망이 걸린 선거라고 여러 차례 규정해 왔다. 그는 선거 결과에 따라 이스라엘이 군사 목표를 완수할 수도, 과거의 실패한 안보 정책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가의 미래가 걱정된다고도 밝혔다. 반대 세력이 승리하면 여러 세대에 걸친 비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제시한 새 국가안보 독트린의 핵심은 위협 억제보다 선제 공격을 우선하는 것이다. 그는 10월 7일 공격이 이런 전환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란과 역내 대리세력을 상대로 벌인 군사작전이 공세적 접근의 효과를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중동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를 바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정권의 핵 야망이 여전히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목했다. 정권 교체가 핵심 전략 목표라는 입장도 유지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025년과 2026년 이란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벌였지만 정권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정권은 반드시 무너져야 하고 내가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과거 작전이 정권 제거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향후 대응의 차이를 묻자 네타냐후 총리는 정권의 폭력적 탄압이 봉기를 막고 있다고 답했다. 이란 국민이 거리로 나서지 않는 것은 살해당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란 경제 악화가 대중의 압력과 새로운 시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든 보안기관에 정권 붕괴를 위한 포괄적이고 단호한 계획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적을 무너뜨리는 데 필요한 작업의 90%가 이미 끝났다고 주장했다. 다만 남은 과제의 완수를 자신의 재집권과 거듭 연결하며 이번 선거의 시험대는 누가 이 일을 끝내느냐라고 말했다. 미국의 지지 없이 대이란 목표를 추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스라엘의 안보 필요가 미국의 승인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필요하면 단독으로 행동하겠다며 이미 그렇게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안지구에서는 16일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17일에는 유럽 외교관들이 극단주의 정착민에게 공격받아 국제사회의 반발이 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유대인 폭도들이 법을 어기고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 문제에 처음으로 신베트(국내 보안기관)를 투입했다고 거듭 밝혔다. 다만 국제사회의 관심과 비난 규모는 엄청난 과장이라고 평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이 문제를 둘러싼 대규모 선전전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젊은 폭도가 이스라엘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으며 추가 조치로 이런 현상을 완전히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선전전이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서안지구 정착촌 확장과 정착민 폭력은 이스라엘과 일부 동맹국 사이의 주요 마찰 요인이 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유럽의 제재 등 징벌적 조치를 거부했다. 그런 조치를 취한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자치정부의 이른바 ‘살인 대가 지급’ 정책에는 관대하다고 주장했다. 이 정책은 테러 수감자와 가족에게 급여를 주는 제도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자치정부가 이 제도를 필요 기반 복지제도로 대체했지만 이전 제도가 실제로 해체됐는지는 의문이 남는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국제적 위상 악화가 심각한 전략적 위협이라는 경고도 일축했다. 지속적인 선전전의 표적일 뿐이며 군사력과 경제력이 커질수록 외교적 입지도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자지구에 대해서는 하마스를 무장해제하고 비무장화하기 전에는 재건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재확인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20개항 가자 계획을 진전시키려 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이스라엘이 안보구역 일부에 제한적인 ‘에미리트 버블’을 허용했고 관련 기반시설 공사도 승인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하마스를 무장해제할 병력을 제공하지 못하면 이스라엘이 직접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추가 안보 회담을 앞두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레바논 문제를 묻자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군에 시범 2개 지역에서 헤즈볼라 시설을 제거할 기회를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레바논군이 아직 충분한 역량을 보여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레바논군이 헤즈볼라 위협을 제거하지 못하면 이스라엘이 직접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헤즈볼라를 해체하면 레바논과의 평화 합의의 문이 열릴 수 있다고 시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 아래 이스라엘이 목표를 추진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돼 있다고 경고했다. 2년 뒤 이스라엘에 매우 적대적인 인물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기간 이스라엘은 역내외에서 많은 동맹을 구축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재 파트너로는 인도와 우경화한 중남미 국가들을 꼽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유럽 국가들이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을 비난하면서도 애로 요격미사일을 요청해 온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의 커지는 힘 때문에 아랍과 유럽 정부가 공개 비판과 달리 접근해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후티 반군에 맞서는 데 이스라엘이 도왔다는 보도에 관한 질문에는 협력의 세부 내용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다만 다수의 역내 국가가 조용히 이스라엘에 접근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총리는 국제무대에서 활동할 줄 아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입장 차이가 있음도 인정했다. 튀르키예가 시리아에서 군사 주둔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막는 노력을 설명했다. 직접 충돌에 이르지 않기를 바란다며 여러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러시아의 이란 협력을 둘러싼 이견에도 필요에 따라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질의응답에서 안보 질문을 여러 차례 정치적 경쟁자 공격으로 연결했다. 정권이 바뀌면 이스라엘의 군사적 성과가 무효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의 정당을 향후 연정에서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보 관련 부처는 자신이 이끄는 리쿠드가 계속 맡도록 하겠지만 현 연정 파트너들이 잘 협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야당과의 통합정부 구성 가능성은 일축했다. 그는 광범위한 국민 정부를 구성하겠다며 좌파 지도자들이 유권자보다 훨씬 극단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념 차이가 안보의 중대한 시기에 의사결정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초정통파 병역 문제에 대해서는 선거 뒤 징집 확대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전 연정의 병역 법안이 한 표 차로 통과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초정통파 의원 대부분이 법안을 지지할 의향이 있었다고도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질의응답에 앞서 약 1시간 동안 수정된 국가안보 개념을 설명했다. 2018년 제시한 독트린에서 상당 부분 달라졌다고 밝혔다. 새 개념은 선제 조치와 공세적 주도권을 억제보다 앞세우는 것이 특징이다. △국경 방어 강화 △군사적 우위 △정보 역량 △기술 혁신 △외국 무기 공급국에 대한 의존 축소 등도 포함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하 시설을 포함한 자국 내 무기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안보 투자 규모는 약 4500억셰켈(1450억달러, 원화 약 193조원)에 이른다고 했다. 이스라엘이 보여 준 힘의 직접적 결과로 예루살렘이 많은 국가와 새 동맹을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국가는 이란의 발사 기지가 될 것이라며 수립되지 않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그는 정밀유도미사일과 드론, 무인 해상체계, 사이버전, 인공지능, 양자기술을 새로운 위협으로 꼽았다. 이란이 이끄는 시아파 축과 튀르키예가 이끄는 무슬림형제단 축을 역내 주요 도전으로 지목했다. 가까운 동맹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독자 행동 능력을 유지하면서 지역·국제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앞으로 오랜 기간 칼에 의지해 살아야 하며 그 칼이 날카로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총선은 27일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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